KIA 양현종이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회말 마운드에서 물러나며 유격수 황윤호에게 격려를 보내고 있다 (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그야말로 '악몽의 5회'였다.
천신만고 끝에 정규리그 5위를 차지한 KIA 타이거즈는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회초 0의 균형을 깨고 먼저 2점을 뽑았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KIA는 5회말에 실책 3개를 범하며 흔들렸다. 역대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실책 타이기록. 와일드카드 결정전 기준으로는 신기록이다. 이 때문에 대거 5점을 내줬다. 수비에서의 잘못된 판단이 있었고 불운도 있었다.
넥센 임병욱은 5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전안타를 때렸다. 이어 김혜성이 KIA 포수 김민식의 타격 방해로 출루했다. 김혜성이 돌린 방망이가 공을 잡기 위해 앞으로 뻗은 포수 글러브에 닿은 것이다.
최근 LA 다저스의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이 밀워키와의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 도중 범한 실수와 비슷했다.
다음 타자 김재현이 때린 타구는 유격수를 향해 굴러갔다. KIA 유격수는 김선빈이 아니라 황윤호였다. 김선빈은 5회초 무사 1루에서 번트를 시도하다 넥센 선발 브리검이 던진 몸쪽 공에 맞아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다쳐 교체됐다.
황윤호의 빠른 송구에도 김재현의 발이 더 빨랐다. 넥센이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정후가 때린 공이 포수와 3루수 사이 부근으로 높게 떴다. 이정후는 고개를 숙이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김민식과 이범호가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지만 서로 미루다 잡지 못했다. 김민식은 공이 땅에 떨어진 뒤 굴절돼 파울선 밖으로 나간 뒤에야 포구했다.
2루심이 이미 '인필드플라이 이프 페어(Infield Fly If Fair)'를 선언한 뒤였다.
인필드플라이는 무사 또는 1사에 주자 1,2루 또는 만루일 때 타자기 친 공이 플라이볼이 돼 내야수가 평범한 수비로 포구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심판은 타구가 명백히 인필드플라이라고 판단했을 때 고의낙구로부터 주자를 보호하기 위해 곧바로 '인필드플라이'를 선언해야 한다. 이때는 야수가 플라이볼을 잡지 않더라도 아웃이 선언된다.
그런데 타구가 1,3루 베이스라인 부근으로 떠올랐을 때는 '인필드플라이 이프 페어'가 선언된다.
야구 규칙에 따르면 '인필드플라이 이프 페어' 상황에서 타구가 내야에 떨어진 후 아무에게도 닿지 않은 가운데 바운드를 일으켜 파울 볼이 됐다면 인필드 플라이가 성립되지 않는다.
KIA 내야진이 가만히 두고본 공은 내야를 맞고 파울선 밖으로 나갔기 때문에 인필드플라이로 성립되지 않았고 파울이 선언된 것이다.
뼈아픈 실수였다. 이정후는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려 1점을 만회했다.
KIA의 실수는 계속 됐다. 양현종의 폭투로 계속된 1사 2,3루에서 서건창이 유격수 땅볼을 때렸다. 황윤호가 1루 악송구를 범했다. 2대2 동점이 됐다.
KIA는 투수를 임창용으로 바꿨다. 샌즈가 때린 강한 타구는 유격수를 향해 빠르게 흘러갔다. 공은 몸을 날린 황윤호의 글러브를 맞고 멀리 튀었다. 그 사이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김하성의 적시 2루타가 더해지면서 스코어가 5대2로 벌어졌다.
한편, 김선빈은 5회초 교체된 후 곧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정밀 검사를 받았다. 진단 결과 단순 타박상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