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두 편 모두 1천만 관객을 넘긴 '신과함께' 시리즈 덕에 올해 처음으로 판타지 장르에서 한국영화가 외국영화를 앞질렀다. 이 시리즈의 흥행으로 SF와 구분되는 독립적인 판타지 시장, 그리고 한국 판타지 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영화시장 분석가 김형호씨는 "최근 수년간 판타지 장르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다. 공급만큼 수요가 따라가고 있는 셈"이라며 "올해 연말까지 판타지 영화에 500만~600만명 정도의 잠재 관객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씨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소비자 조사 보고서·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3대 체인 극장 예매 관객 비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판타지 장르(판타지 장르가 복합된 실사 영화를 판타지 장르로 규정했다. 애니메이션 제외) 선호도는 상위권이었다.
(이하 표=영화시장 분석가 김형호씨 제공)
영진위의 1순위 장르 선호도(2015~2017년 평균) 조사에서 SF·판타지·어드벤처(영진위는 3개 장르를 하나로 묶어 조사했다)는 19%로 액션(2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김씨는 "실제 흥행 성적에서도 판타지의 복합 장르가 액션·어드벤처·SF일 때 다른 장르보다 더 좋다. 사실상 판타지·어드벤처·SF는 관객에게 유사한 장르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판타지 장르 관객 비중은 애니메이션, 사극, 멜로·로맨스, 미스터리, 공포보다 더 높고 연도별로 꾸준히 증가 추세"라고 전했다.
판타지 장르 관객수는 최근 5년 평균 연간 2000만명 규모다. 지난해는 3400만명 이상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으며, 올해는 10월 22일 현재 3000만명을 넘어섰다.
김씨는 "판타지 장르는 관객이 1년에 1편은 관람하는 주 장르"라며 "500개관 이상 중대형 상영작을 분석하면, 판타지 장르 관객 수요는 영화사의 공급만큼 따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판타지 장르 관객 비중은 최근 5년 평균 9%, 지난해에는 16%, 올해는 10월 22일 현재 17%다.
김씨는 "지난해와 올해에는 '신과함께' 시리즈 특수가 작용했다. 수요가 더 많다고 해석하기보다 시장 잠재력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꾸준히 개봉하는 외국영화 판타지 장르를 기준으로 하면, 당장 수요가 공급보다 더 많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지난 5년간 연도별 흥행 톱 50편씩 총 250편을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의 예매 관객 구성비로 분석한 결과, 판타지 장르 예매 관객 구성비는 다른 장르보다 남성이 6%포인트, 30~40대가 5%포인트 더 높았다.
이에 대해 김씨는 "가족 관객 규모의 지속적인 성장이 판타지 장르 규모를 견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전망하면 연말까지 판타지 장르 잠재 관객은 500만~600만명 규모다. 영화별 만족도와 별개로 최소 관객 규모는 400만명 정도"라고 예측했다.
특히 "올해 판타지 장르 시장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신과함께' 시리즈 흥행으로 판타지 장르의 한국영화 비중이 올해 처음으로 외국영화를 앞질렀다"며 "기존 판타지 장르에서 한국영화 관객 비중은 평균 13%였으나, 지난해 25%에 이어 올해 현재 60%"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판타지 장르의 전통적인 관객층은 외국영화를 선호하는 성향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관객들이 예년보다 아직 외국 판타지 장르를 덜 소비했다. 외국영화 개봉 예정작들에게 여유가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