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2019년 남북협력기금 사업비 예산이 올해보다 1385억 원이 증액된 1조 977억 원으로 책정된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지난 4일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가) 비핵화 없는 대북 경제지원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으려고 한다"며 "문 정부와 여당의 일방적 대북 퍼주기 예산"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 대표도 5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남북 관계 예산이 과도하다"고 못을 박았다. 이어 과감히 삭감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한국당의 주장대로 내년 남북관계 예산은 퍼주기 식으로 책정됐을까?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책정된 남북협력기금 사업비. 최근 10년동안 사업비가 1조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7년과 2018년 뿐이었다. (자료=통일부 제공)
이를 알아보기 위해 과거 정부의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10년 간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를 살펴보면,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는 2017년, 2018년을 제외하고 항상 1조 원대를 유지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2008년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는 1조1044억 원으로 책정됐다.
2007년(8704억 원)보다 26% 확대된 수치다. 이후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는 2009년 1조 1181억 원, 1조 1189억 원으로 매년 확대됐다.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는 북한의 천안함 피격 사건의 책임을 물어 2010년 조치한 '5.24 대북 조치'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2011년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는 2010년보다 9% 줄어든 1조 153억 원으로 유지됐다.
박근혜 정부 역시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를 늘렸다.
2012년 1조 60억 원이던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는 박근혜 정부 출범 후 2013년 1조 979억 원, 2014년 1조 1132억으로 확대됐다. 통일 대박을 강조하던 박근혜 정부는 사업비를 2015년 1조 2347억 원, 2016년 1조 2550억 원까지 올렸다.
반면 2017년에는 북한의 ICBM 도발로 남북협력기금 사업비가 9587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4월 27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2018년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를 9592억 원으로 배정한 문재인 정부는 2019년 사업비를 1조 977억 원 수준으로 높였다. 그러면서 철도·도로 연결, 산림협력, 이산가족상봉 등 남북 간 합의한 협력 사업의 실현을 이유로 들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CBS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도 1조 원 초반 대를 유지해왔지만, 현 정부와 비교해볼 때 남북 간에 교류 협력은 없었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남북과의 교류는) 거의 전무하고 오히려 대결만 있었던 분위기 아니었나"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분야별로 교류,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고 철도와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등이 진전을 보인다"며 "경제 협력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는 CBS 의뢰로 지난 2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p·응답률 6.9%)을 대상으로 남북경협 예산 편성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를 실사한 결과, '남북 관계 개선에 발맞춰 필요한 것이므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51.6%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