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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 세대 잇는 '뉴트로' 르네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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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헤미안 랩소디' 세대 잇는 '뉴트로' 르네상스

    중장년층 아닌 청년세대 장기흥행 견인
    복고(Retro)+동시대성=뉴트로(Newtro)
    "상업영화서 집단관객 티켓파워 확인"
    "루저도 존중받는 세상 향한 퀸의 호소"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스틸컷(사진=이십세기폭스 코리아 제공)

     

    한 시대를 풍미한 록밴드 퀸을 다룬 음악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중장년층과 청년층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른바 '뉴트로'(Newtro)다. 복고(Retro)에 동시대성을 담아 새롭게(New) 해석하려는 르네상스적 현상을 일컫는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는 전날 12만 9761명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관객수는 340만 3404명. 앞서 19일 정상 자리를 탈환한 데 이은 수성이다.

    개봉 4주차 영화가 새로 개봉한 작품을 밀어내고 정상을 되찾는 일은 이례적이다. 보다 흥미로운 점은 '보헤미안 랩소디' 주 관객층이 퀸과 같은 시대를 산 중장년 세대가 아니라는 데 있다.

    같은 날 멀티플렉스 CGV에서 집계한 '보헤미안 랩소디' 연령별 예매 분포를 보면 20대(35.6%)가 가장 높고 30대(29.6%), 40대(23.5%), 50대(9.6%), 10대(1.7%)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롯데시네마의 연령별 선호도를 봐도 20대(36.8%)와 30대(34.2%)가 71%를 합작했다. 결국 청년 세대가 '보헤미안 랩소디' 흥행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CGV 관계자는 "'보헤미안 랩소디'는 초반에 퀸을 경험한 40대, 50대 팬들에게 어필하다가 점차 젊은 세대로까지 확대됐다"며 "지난 18일까지 이 영화의 재관람률은 6.2%로 같은 기간 다른 영화보다 2배 이상 높다"고 전했다.

    음악영화에 300만 관객 이상이 들었다는 데서도 다양한 연령대 관객을 휘어잡은 '보헤미안 랩소디'의 확장성을 엿볼 수 있다.

    영화시장 분석가 김형호는 "음악·뮤지컬 영화는 기본적으로 40대, 50대 관람률이 높은데 '보헤미안 랩소디'는 그렇지 않다. 그 핵심에는 집단관객, 이른바 팬덤이 있다"며 "300만 관객 이상이 든 것은 단순 추억영화를 넘어 사람들이 이 영화 자체를 좋아한다는 의미다. 팬덤을 만들어내는 힘이 있기에 재관람률도 높은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싱어롱 상영, 높은 재관람률, 장기 흥행 등 집단관객이 이 영화 흥행을 이끌고 있다"며 "그동안 집단관객은 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 등에서 힘을 발휘해 왔는데, 상업영화에서도 팬덤의 티켓파워를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봤다.

    ◇ "'루저' 감수성에 발 딛은 퀸…'보헤미안 랩소디' 뉴트로 현상 주목해야"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포스터(사진=이십세기폭스 코리아 제공)

     

    세대를 아우르는 '보헤미안 랩소디'의 동력은 과거 록밴드 퀸이 보여준 혁명적인 행보와, 그것을 현재로 소환해내 시대정신을 더한 영화적 동시대성에서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화평론가 김성수는 "이 영화를 본 사람들 사이에서 '위로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실제 퀸 역시 많은 이들에게 굉장한 힘과 위로를 주는 음악을 추구했다"며 "퀸은 록을 바탕으로 디스코 리듬, 키보드 사운드, 기계음과 같은 동시대 다양한 장르를 접목시키면서 '조화' '화해'라는 정체성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김성수는 "퀸은 음악을 통해 끊임없이 '네가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네가 잘못해서가 아니다' '부적응자인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은 서로 사랑하는 길'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며 "이 점에서 퀸의 음악적 정체성은 '루저'(loser·패배자)에 발을 딛고 있는데, 그러한 '다름'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호소였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러한 메시지는 촛불 이후에도 여전히 소수 엘리트 권력이 판치는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해 보인다"며 '보헤미안 랩소디'가 빚어내는 뉴트로 현상에 주목했다.

    "복고의 유행은 암담한 시대 현실을 반증한다. 과거를 소환해 동시대성을 지닌 새로운 결과물로 만들어내려는 시도는 늘 있어 왔다. 지금은 그것에 뉴트로라는 이름이 붙었을 뿐이다. 혁명적인 기운이 함께했던 르네상스 시대가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김성수는 "뉴트로를 피상적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현실의 획일성에 일정한 반기를 드는, 단순히 과거를 소환하는 가진 자들의 취향'으로 치부해 버린다"고 지적하면서 "뉴트로는 과거와 현재를 소통시키는 방법이다. 사회가 격변하는 시기에 그러한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주장했다.

    결국 "뉴트로는 격변기의 상징으로 볼 수 있는데, 세상을 바꿔 보려는 사람들이 그것에 열광한다. 과거에 늘 있었던 법칙들을 발견하고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현재 자신의 선택에 합리성을 부여하는 작업"이라는 것이 김성수의 지론이다.

    그는 "역사적인 이해에 바탕을 둔 뉴트로를 단지 색다른 취향이 아니라 지금 사회의 징조를 읽는 방법으로 여겨야 한다"며 "퀸은 혁명적인 음악적 기조를 지키고자 했던, 역사성과 동시대성을 지닌 몇 안 되는 밴드였던 만큼 '보헤미안 랩소디'를 통한 뉴트로는 타당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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