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도경수(왼쪽)와 그가 연기한 영화 '언더독' 뭉치(사진=SM엔터테인먼트·오돌또기)
도경수는 배우로서 좋은 목소리를 지녔다. 중저음 보이스는 연기에 신뢰감을 더하고 또렷한 발성은 대사 의미를 전달하는 데 강점으로 작용한다.
그런 그가 애니메이션 더빙에 도전했다. 전작 '마당을 나온 암탉'(2011)으로 토종 애니메이션 도약의 새 지평을 연 오성윤·이춘백 감독 신작 '언더독'에서다.
다음달 16일 개봉하는 '언더독'은 하루아침에 운명이 바뀐 강아지 뭉치가 개성 강한 견공들과 함께 자유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그렸다. 도경수는 순수하고 강단 있는 신참 뭉치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21일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이 영화 제작보고회에 함께한 도경수는 "목소리 연기를 처음 하다 보니 힘든 점이 있었다"며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오히려 갇히지 않고 편한 대로 할 수 있어서 재밌었다"고 전했다.
극중 뭉치는 커다란 눈망울 등이 도경수와 닮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에 도경수 역시 "나도 놀랐다. 뭉치 외모가 (나와) 조금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뭉치는 호기심도 많고 도전하는 캐릭터인데 그런 점이 (나와) 많이 닮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첫 목소리 연기에 대해서는 "내가 더 많이 꾸밀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강점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후시 녹음할 때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는데, 생각이 많이 나더라"며 "강아지들의 소중함과 사랑스러움을 많이 느끼면서 녹음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언더독'은 나에게 용기를 주는 아주 행복한 애니메이션"이라고 도경수는 강조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오성윤 감독은 "TV 프로그램에서 여러 마리 개들이 갇혀 있는 유기견보호소를 보면서 순식간에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조사해 보니 10일 안에 입양되지 못하면 이 아이들은 죽을 운명이더라. 그래서 열흘 안에 탈출한 아이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공간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결말을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춘백 감독 역시 "사람에게 무한 애정을 주는 존재인 개들이 주인에게 버림받았을 때 그 자리에서 무제한 기다리는 모습이 안타깝더라"며 "그들이 의존적이지 않고 주체적으로 자기 행복을 새롭게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주체적인 삶을 살기 힘든 소시민들의 욕망을 개에게 투시한, 결국 사람들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