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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봉은 북한이 버린 사람…왜 독립유공자 반대하나"

정치 일반

    "김원봉은 북한이 버린 사람…왜 독립유공자 반대하나"

    김원봉 서훈 모범상 아닌 우수상 주자는 것
    유공자 선정으로 대한민국 정통성 바로 세워야
    정태옥, 김원봉과 김일성 동일 평가? 北 편드나?
    한반도 합법 정부로서 김원봉 단장 재평가해야
    국가유공자, 감투 주는 것도 아닌데 왜 남남갈등?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2월 8일 (금요일) 
    ■ 진 행 : 박재홍(CBS 아나운서)
    ■ 출 연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 박재홍> 의열단 단장으로 항일 무장 투쟁을 주도했던 약산 김원봉 단장, 영화 암살, 밀정 등을 통해 많이 익숙해진 이름이죠. 독립을 위해 투자한 건 사실이지만 이후에 북한 정권의 고위직을 지낸 이력 때문에 그동안 평가가 엇갈려왔던 인물입니다. 그런데 이 김원봉 단장을 이번 3. 1절 100주년을 맞아서 독립유공자로 지정할 것이냐를 두고 찬반논란이 있습니다.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원봉 단장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을 권고한 국민중심 보훈혁신위원회 위원으로 계신 분입니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을 연결합니다. 국장님, 안녕하세요. 

    ◆ 오창익>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일단 김원봉 단장 아는 분도 계시겠습니다마는 어떤 인물인지 간략히 소개를 해 주시면. 

    ◆ 오창익> 경남 밀양 출신으로 영화 보신 분들은 기억하실 텐데. 밀정에서는 이병헌이 연기한 분이고요. 암살에서는 조승우가 연기했던 분입니다. 대표적인 독립운동가고요. 흔히 전해지는 얘기에 따르면 김원봉 선생에 대한 현상금이 백범 김구 선생보다 높았다. 일본 제국주의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분이고요. 의열단을 1919년에 조직했고 나중에 광복군 부사령관도 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요직도 지낸 분입니다. 해방된 다음에 이제 귀국해서 이남에서 살았는데 고초를 많이 겪었어요. 그중의 대표적인 게 노덕술이라는 통일악질의 경찰이 있는데 그 사람에게 뺨을 맞는 등 고문을 당하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48년에 김구 선생이 평양에 가서 남북 협상을 한 일이 있습니다, 4자회담이라고 하는데. 그때 함께 갔다가 북한에 남았고요. 그다음에는 김일성 정권에서 숙청당해서 1958년쯤에 돌아가신 걸로 알려지고 있는 분입니다. 

    ◇ 박재홍> 지금 이제 사무국장님 계신 국민중심 보훈혁신위원회에서 김원봉 단장을 독립유공자로 포상하자. 이런 공고를 내셨는데. 혁신위원회에서 가장 크게 선정해야 된다고 말하시는 이유는 뭡니까? 
    독립운동 시절 김원봉 (사진=연합뉴스 제공)

     



    ◆ 오창익>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에 대해서 우리가 그분들이 국가공통체 또 민족공동체를 위해서 헌신했다, 희생했다라고만 말하는 것도 굉장히 부족하죠. 왜냐하면 혼자서 고생하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자녀들이 불행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게 뻔히 예정되어 있고 자신은 물론 가족의 목숨까지 건 투쟁의 길이었기 때문에 그런 거죠. 그래서 국가가 독립하고 난 다음에 독립유공자들을 제대로 모시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남북이 분단되면서 상당한 정도의 왜곡이 있었어요. 북한은 어땠냐면 김일성만 독립운동한 사람이고 나머지는 전부 중요하지 않은 사람으로 취급해버렸습니다. 이른바 백두혈통, 김일성 패밀리만 중요하게 된 거고요. 우리는 또 어땠냐면 남북 분단 과정에서 사회주의 계열에서 독립운동을 했었던 분들을 홀대하기 시작하거나 아예 그냥 거론조차 안 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여태까지는 그랬다 하더라도 역사를 제대로 살린다는 의미에서 앞으로도 그럴 거냐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거고. 그래서 저희가 정한 대원칙은 1945년 8월 15일 해방되던 날이죠. 그날 그분이 어떤 분이었냐를 가지고 평가하자. 왜냐하면 독립유공자이기 때문에 독립 이후의 행적이 아니라 독립까지 45년 광복절까지의 행적. 그때 독립운동을 했었던 분이면 독립운동가고 그전에 독립운동을 하더라도 변절해서 친일을 했으면 친일파라고 우리가 역사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1945년 8월 15일의 시점이 그 독립운동가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 기준이어야 한다 이게 저희 입장입니다. 

    ◇ 박재홍> 그런 기준을 바탕으로 이제 김원봉 단장을 서훈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신데. 반대하는 측에서는 아무리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하더라도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한 인물이기 때문에 국가유공자가 돼서는 안 된다. 이런 논리거든요. 

    ◆ 오창익> 그러니까요. 학교 다닐 때 보면 우등상을 주지 않습니까? 오로지 성적만 보고 주는 거거든요. 품행이 단정하거나 친구들하고 사이좋게 지내거나 이런 경우는 모범상을 주는 거죠. 그러니까 저희는 지금 모범상을 김원봉 단장에게 주자는 게 아니라 성적에 대한 우수상을 주자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그분의 이후 행적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또 하나는 그분이 그다음에 북한 정권에 가서 호위호식하고 잘 나갔다면 또 모르겠지만. 또는 한국전쟁에서 전범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6. 25 남침을 주도했다든지 김일성 일가의 그런 전쟁 범죄와 가까운 그런 우리로서는 결코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과오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도 아니기 때문에 김원봉 선생을 국가유공자로 모시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거고요. 

    ◇ 박재홍> 그런데 자유한국당 정태옥 의원은 독립운동한 사실이 있지만 만약에 김원봉을 서훈한다면 김일성에게도 독립훈장을 줘야 된다 이런 반대 논리를 하거든요. 

    ◆ 오창익> 전형적인 비학이고요. 김원봉 선생은 북한에서도 버림받은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대한민국이 헌법상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잖아요. 물론 국제법상 인정받는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거는 사실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랄까. 대한민국이 한반도에서 일제시대 이후에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걸 과시할 수 있는 좋은 카드이기도 합니다. 북한은 어떠냐면 김원봉 같은 사람은 숙청해 버리고 김원봉을 기억할 수 없는 정치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그게 아니라 훨씬 더 폭넓게 정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새롭게 복원하고 정통성을 바로세우겠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유한국당에서 이걸 반대한 건 글쎄요. 북한을 편들고 싶은 게 아니라면 이런 태도는 잘못된 태도라고 봅니다. 

     



    ◇ 박재홍> 그런데 또 보훈처에서 지난해 개정한 독립유공자 선정 기준 근거를 보면 북한 정권 수립에 직접 기여한 인물이 아니어야 한다 이런 조항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조항을 보면 김원봉 단장 과연 적절한 것인지 이 부분도 논쟁거리 아닙니까? 

    ◆ 오창익> 그러니까 그 기준에 대해서 보훈혁신위원회는 이제 장관자문기구인데 저희가 권고를 했던 거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6. 25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자 정도로 좀 유연해져야 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고요. 그 기준을 고치는 작업을 하고 있고 그래서 좀 더 대한민국이 정말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서의 성격을 과시한다라는 차원에서도 김원봉 선생에 대해서는 재평가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보훈처 입장은 새로 나온 게 있습니까? 3. 1절도. 

    ◆ 오창익> 아니요. 3. 1절은 저희가 권고하는 게 너무 급박해서 3. 1절에는 못했고요. 이미 다 정해졌고 나중에 8. 15도 있고 순국선열의 날도 있으니까 국민적 여론이나 중지를 모아가면서 기준을 다시 정하고 이 기준에 따라서 대한민국이 어떤 분들을 독립유공자로 모실지를 정리해 보자라는 게 보훈처의 입장입니다. 

    ◇ 박재홍> 국민의 여론을 좀 더 보겠다.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방향으로 간다라고 볼 수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 김원봉 봉과 같이 북한 정권에 숙청당한 인물을 서훈할 경우에 남남갈등이 우려된다. 혹은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남북 간에 더 긴장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해석도 하거든요. 

    ◆ 오창익> 그러니까 그런 해석이 어떻게 가능한지 그 논리적 근거를 잘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보훈이라는 게 3개 분야에 관련돼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독립 그다음에 호국, 민주인데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을 포함하는 모두 237만 명이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국가유공자를 우리가 잘 받들고 잘 모셔야 되겠지만 그렇게 어마어마한 감투를 주는 것도 아니에요. 예산이 지원되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독립될, 광복절 그 시점에 그분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우리가 객관적으로 보겠다는 거고 이것이 왜 남남갈등이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또 하나는 그분이 영화에서도 많이 나오는데 자신을 소개할 때 밀양 사람 김원봉입니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세요. 밀양을 중심으로 해서 그 지역에서는 김원봉 선생에 대해서 국가가 제대로 평가해 줘야 된다라는 요구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어떤 남남 갈등을 얘기하는 건지 잘 모르겠고요. 일종의 색깔론을 제기하는 것 같고요. 

    ◇ 박재홍> 네, 알겠습니다. 그런 부분을 다 검토를 해서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서 해야 된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네요.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창익> 고맙습니다. 

    ◇ 박재홍> 국민중심 보훈혁신위원이시죠.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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