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귀빈석 앞줄 맨마지막인 전해철 의원(사진 오른쪽 끝)과 인사를 하고 돌아선 모습. 그 때서야 비로소 김정숙 여사는 이재명 경기도 지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사진 왼쪽 끝) 김 여사는 이재명 지사의 두 자리 오른쪽 옆에 있던 박원순 서울시장(사진 속 김 여사 머리 위쪽)과도 악수를 하지 못했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김정숙 여사가 황교안 대표와 악수를 하지 않은 것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KBS 기자 출신인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이 장면을 놓고 "유시민의 지령에 따른 행동이다"는 프레임을 씌워 이슈화에 성공한 뒤에 불거진 일이다.
민 대변인은 1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정숙 영부인이 황교안 대표와 악수를 하지 않은 것이 쳐다보지도, 말을 섞지도, 악수도 하지 말라던 유시민의 지령에 따른 행동이었다"고 주장했다.
민 대변인의 이 같은 주장은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지난 12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 문화재 토크 콘서트에서 발언한 내용을 겨냥한 것이다.
이날 유 이사장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39주기 기념식에 참석하려는 것은 지역감정을 조장하려는 의도"라며 "황 대표가 오시면, 이렇게 해 달라. 첫째, 절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둘째, 절대 말을 붙이지 않는다. 셋째, 절대 악수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김정숙 여사가 유 이사장의 발언에 따라 황 대표와의 악수를 의도적으로 회피했을까?
논란이 계속되자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문 대통령과 함께 입장하는 중이었고, 문 대통령의 속도에 맞춰서 걷다 보니 악수를 하지 않고 지나가게 된 것"이라며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그렇게 된 것일 뿐, 일부러 황 대표와의 악수를 건너뛴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이날 방송중계 영상을 보면 김 여사는 문 대통령보다 한 참 뒤를 따라가면서 귀빈석 맨 앞줄에 앉아있던 사람들과 악수하는 장면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맨 앞줄 마지막에 앉아 있던 전해철 민주당 의원과 악수를 한 뒤 유턴할 무렵 김 여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마지막으로 악수를 하고서는 문 대통령을 뒤 따라 나선다.
따라서 김 여사는 이재명 지사 '이후'에 앉아 있던 7명의 귀빈과는 악수를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 재명 지사 '이전'에 앉아있던 박원순 서울시장 등과도 악수를 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20일 아침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출연해 "(김 여사가) 급하니까 대통령하고 거리가 벌어지니까 다다다닥 건너뛰면서 갑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 박원순 시장도 건너뛰고 이렇게 몇 분을 건너뛰게 됩니다. 그리고 건너뛴 분들이 많아요, 생각보다"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특히 이 부분을 민 대변인이 '지령'이라는 단어를 골라 문제 삼은 부분에 대해서도 "지령이라는 단어가 보통은 북한에서 쓰는 단어"라면서 "이것은 너무 좀 나간 거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