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광일 (CBS 보도국 기자, 부다페스트 현지)
‘헝가리에서 부디 좋은 소식이 주말 지나고 나면 들려왔으면 좋겠다.’ 우리가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금요일 방송을 마쳤는데 여전히 좋은 소식은 없습니다. 그리고 5일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7명 사망, 7명 구조, 19명 실종. 왜 이렇게 수색 작업이 더딘 걸까요? 정부에서 신속 대응팀을 47명이나 파견했고요. 헝가리 정부도 구조 인력을 투입한 상태인데 왜 상황에 진척이 이렇게 없는 건지 좀 답답하죠. 헝가리 부다페스트 사고 현장에 나가 있는 CBS 보도국 김광일 기자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김광일 기자.
◆ 김광일> 네, 부다페스트 현지에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정확히 현지 어디쯤 계시는 거예요?
◆ 김광일> 유람선이 침몰한 게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바로 앞인데요. 저는 바로 앞 강변에서 현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100m 정도 떨어졌는데 사흘 전 뉴스쇼 연결했을 때랑 같은 곳에 있습니다.
◇ 김현정> 바로 거기를 바라보고 계세요. 지금 날씨는 어때요?
◆ 김광일> 사고 다음 날까지 날이 흐리고 좀 쌀쌀했는데 주말부터 날이 풀리고 기온이 좀 올랐습니다. 지금이 현지 시각 새벽 0시 35분인데요. 영상 21도거든요. 한국의 여름밤이랑 좀 비슷한 기온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기상 상황은 좀 나아졌다는 얘기인데. 어제 하루 동안 수색 작업에는 별 성과가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 김광일> 안타깝게도 특별한 성과, 없었습니다. 지금 잠수는 이제 아예 불가능하고요. 그래서 우리 긴급 구조팀과 헝가리 측이 고속 단정, 보트나 헬기를 타고 하류 쪽 50km 지점까지 수색을 벌였습니다. 수상 수색입니다, 수상 수색. 그러니까 물 위에 떠오르거나 걸린 건 없나 확인하는 정도 수준인데요. 추가 생존자나 사망자는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14km쯤 떨어진 곳에 모자, 슬리퍼 등 유실물 6개가 발견됐다고 해서 좀 기대를 모았는데요. 1차 감식을 해 본 결과 유람선 탑승객의 물품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김현정> ‘모자에 머리카락이 끼어 있다. 그래서 그걸 분석해 보면 신원을 알 수 있다’라고 했었는데 결국 유람선에서 나온 거 아닌 거예요?
◆ 김광일> 머리카락의 경우에는 조금 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참 이게 뭐 유실물뿐 아니라 어떤 실종자도 지금 발견이 되지 않고 있어서 너무 안타까운데 심지어 50km까지 해역을 넓혔는데도, 수색 지역을 넓혔는데도 왜 진척이 없는 겁니까?
◆ 김광일> 일단 지금 제가 있는 이 사고 현장 주변은 최근에 물살이 눈에 띄게 빨라졌습니다. 시속 4.3km라고 하는데요. 물론 처음에 헝가리 측이 발표한 시속 10-15km보다는 느려졌지만 잠수부를 투입하기에는 아직까지 부적절한 것으로 양국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고 현장은 강 사이에 놓인 머르기트섬이랑 근접해서 물길이 좁아지는 부분이고 특히 급류가 생기는 다리 기둥과 접해 있어서 평소에도 물살이 거센 곳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여기에 또 최근에 내린 폭우로 수심이 불어난 것도 구조에 장애가 되고 있고요. 평소에 3m쯤 되는데 지금은 7.6m, 2배가 넘습니다. 아울러 물이 흐려서 잠수를 하더라도 눈앞이 캄캄한 상황이라고 하네요.
◇ 김현정> 그러니까 상황이 지금 금요일 하고 나아진 게 하나도 없어요. 시야가 여전히 막혀 있고 그래서 잠수부 투입 어렵고 유속도 빠르고. 그런데 우리나라 구조팀하고 헝가리 구조팀하고 입장 차가 좀 있다는 얘기도 들려요.
◆ 김광일> 일단 책임도 권한도 다 헝가리 측에 있습니다. 여기가 헝가리 관할에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아무래도 헝가리 측이 좀 더 신중한 모습인데요. 헝가리 정부는 ‘잠수보다는 서둘러서 인양하는 게 좋겠다.’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안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서요. 하지만 우리 측은 혹시라도 인양을 서둘렀다가 배 안에 있는 시신이 유실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우선 잠수부터 해야 된다. 우리 실력 있는 잠수부들 있으니까 이 사람들 투입할 테니까 허가해 달라.’ 이렇게 말을 해서 일단은 설득해낸 상황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면 앞으로의 수색 계획 일정은 어떻게 잡혀 있는 겁니까?
◆ 김광일> 이제 이곳 시간으로 아침 7시에 헝가리 정부의 최종 승인이 떨어지면 우리 긴급 대응팀으로서는 첫 잠수. 그러니까 수중 수색에 나설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일단 수중 수색 결과를 좀 기대해 볼 수가 있겠고요.
◇ 김현정> 7시간 뒤, 거기 시각으로 아침이 되면 처음으로 우리 잠수부가 투입될 수 있다, 허가가 난다?
◆ 김광일> 이제 7시간 뒤면 물살이 조금 약해지고 수심이 좀 내려갈 것으로 기대가 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여기 시간으로 아침 7시. 그러니까 한국 시간으로 오후 2시쯤 되겠네요. 그때 한국 측과 헝가리 측이 최종적으로 회의를 해서 여기서 헝가리 측의 승인이 떨어지면 우리 긴급 대응팀이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우리 잠수부가 들어가면 뭔가 좀 세월호의 경험도 있고 이런 잠수부들이 들어가면 노련한 팀들이 들어가면 뭔가 조금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지지 않을까 기대를 해 보고요. 만약 잠수를 했는데도 별 성과가 없다면 시야가 너무 흐리다든지 성과가 없으면 그다음에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김광일> 그렇게 되면 헝가리 정부의 제안대로 유람선을 통째로 인양하는 방안으로 선회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인양 시도는 수심이 목요일쯤이면 더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인양 시도는 목요일쯤에 이뤄질 전망입니다.
◇ 김현정> 김광일 기자, 사고 후에도 사고 현장에 유람선 운항이 불야성이다. 제가 이런 얘기를 들었는데. 지금 현장 보고 계시잖아요. 물론 지금은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고는 하지만 상황이 어떤 거예요?
◆ 김광일> 유람선 침몰 현장 주변에서는 이 시간에는 좀 시간이 늦어서 그렇지 않은데요. 오늘 저녁만 해도 상당수의 유람선이 이곳 주변을 드나드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 이곳에 왔던 날. 그러니까 사고 발생 다음 날까지만 해도 운행이 전면 중지됐었는데요. 바로 그다음 날, 토요일이죠? 바로 그다음 날부터 영업이 시작됐습니다.
◇ 김현정> 그럼 그대로 한 수십 척의 배가 떠서 불야성을 이루면서 거기서 디너파티도 하고 관광객들을 그냥 그대로 응대하고 있는 거거든요?
◆ 김광일> 그래서 저희가 그 유람선을 한 4시간 전에 직접 한번 타봤습니다.
◇ 김현정> 타보셨어요, 김광일 기자가?
◆ 김광일> 그 표를 구하는 것도 상당히 어려웠는데요. 오늘 출발하기 7시간 전, 그러니까 여기 시간으로 오후 제가 1시쯤에 표를 구하려고 매표소에 갔는데 150석짜리 배였거든요. 그 배에 저희가 마지막 자리로 매표를 했을 정도로 지금 상당히 유람선은 성업 중인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 얘기는 한 며칠 동안 사고 때문에 운행을 못 했기 때문에 밀려 있던 관광객들이 일제히 몰려든 모양이죠?
◆ 김광일> 그렇게도 볼 수가 있을 수 있고요. 그런데 사실 오늘만 운행을 한 게 아니라 어제 그저께도 운행이 계속되어 왔었거든요.
◇ 김현정> 그런데도?
◆ 김광일> 그런데도 계속해서 인원들이 상당히 많이 참여를 하고 있는 것 같고. 저희가 탔을 때 여기 현지에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이 강에 지금 떠 있는 유람선들이 몇 척이나 있나 검색을 해 봤는데 이곳 시간으로 오후 9시 기준으로 28대가 동시에 운행하고 있던 것을 제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김현정> 지금 이제 수상에서도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고 아까 김 기자가 전해 줬는데요. 그런 상황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유람선들이 그 위에서 운행을 하고 있다는 게 수색 작업에 방해가 되지는 않는 건가. 이런 생각도 좀 들어요.
◆ 김광일> 업체 측은 이제 침몰 지점 800m까지는, 그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그 밖으로만 돈다고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이들에게는 섭섭하지 않을 수가 없겠죠.
◇ 김현정> 김광일 기자가 직접 타보니 유람선 안의 안전 문제라든지 내부가 어떻던가요?
◆ 김광일> 지적할 만한 부분이 몇 가지 있는데요. 출발 직전에 직원이 2분 정도 안내 멘트를 공지를 해 줬습니다. 속사포로 빠르게 읊어대더라고요. 그런데 형식적으로 말하는 것 같기는 했는데 파도 소리까지 겹치면서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전혀 없었습니다. 한국말을 한 것도 아니고 영어나 헝가리어를 할 때에도...
◇ 김현정> 너무 빨라요?
◆ 김광일> 짧은 기간에 랩 하듯이 말을 해서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침몰 현장과 가까운 국회의사당, 여기서는 야경이 빼어나다고 명소로 불리는 국회의사당 앞을 지날 때는요. 갑판 위에 있던 승객 대부분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셀카 찍기에 여념이 없었는데요. 그러는 동안 우리가 정말 관심 있었던 구명조끼, 그 구명조끼는 승객들이 접근하지 않는 저 구석에 겨우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 김현정> 있기는 있는데? 있기는 있는데 구석에 잘 안 보이는 곳에 있었어요?
◆ 김광일> 일단 일반적인 승객들은 찾아볼 수가 없는 곳이고요. 저희는 찾으려고 노력을 해서, 노력을 해서 찾다 보니 저 구석에서 잠금 장치를 힘으로 밀어 올려야만 볼 수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뭐 그 정도 되면 장식품이네요,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김광일 기자가 유람선까지 한번 타고 상황들 체크를 해 줬습니다. 김광일 기자, 조금 더 고생하셔야겠네요. 현장을 지키면서 또 새로운 소식이 들어오면 바로 뉴스쇼로 전해 주십시오.
◆ 김광일>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부다페스트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 김현정>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사고 현장 앞에 나가 있는 CBS 김광일 기자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