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인권평화해외연대의 조현천 현상수배 포스터. (사진=4.16인권평화해외연대 제공)
촛불 시민을 상대로 간첩 사건을 기획하고, 계엄령을 준비했던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찾기에 전세계 동포들이 나섰다.
'조현천 소재, 목격 제보를 받습니다.'
미국, 캐나다, 일본, 유럽 등에 거주하는 동포들의 연대체인 ' 4.16인권평화해외연대'는 '기무사 계엄 문건의 핵심, 내란예비음모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을 시민의 힘으로 잡읍시다'는 취지하에, 미이민국 신고 링크와 현상수배 포스터가 담긴 제보 링크를 SNS에 공유하고 있다.
미씨USA, 미즈빌, 시민의날개 해외시민 참여 페이지에도 이들의 포스터가 올라와 있다. 이들은 작년 여름 세월호 7시간 진실 조작 관련자인 김규현 전 청와대 안보실 차장의 소재지를 찾아낸 적도 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공소시효가 2년도 채 남지 않자, 동포들의 마음은 급해졌다.
현재 세월호 참사 보름만에 계엄령을 조기 검토했고, 세월호 가족들을 사찰해 수사를 받다 투신한 고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은 말이 없고, 후임인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은 미국 도피 중이다.
두 기무사령관들은 박근혜 청와대에 세월호 동향을 매주 보고해왔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는 지난 4월, 검찰과 경찰, 국정원 등 공안기관 협의, 사이버대응을 활성화하고 보수언론을 활용해 정부 지지를 확산시킨다는 대응방안이 담긴 기무사 작성 문건이 발견되자 다시 확인된 바 있다.
또 지난 6월 16일, 한겨레는 기무사가 2016년~2017년 촛불집회 당시 민간인 사찰을 통해 재일조선인총연합과 연계된 '간첩사건'을 기획하였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당시 기무사가 민주주의 국민행동 대표인 함세웅 신부를 비롯한 민간인 사찰을 벌였고, 명단과 조직도를 그리고 조총련과 연계된 간첩사건을 기획하여 2017년 탄핵 정국에서 이를 발표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에 촛불시민들은 경악했다.
시카고에 사는 한 동포는 "조현천을 어디로 신고하면 되는지 경찰청 영사와 통화했는데 한국군 합동수사본부로 연락하라고 할 뿐 본인은 연락처가 없다했다"며 "안잡는 것 확실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애틀란타의 한 동포는 "인권침해자이고 여권이 없는 불체자로 ICE에 신고했다"고 알려왔다.
한편 17일과 18일 군인권센터와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수사기관이 철저한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 해 7월 조현천 전 사령관을 고발했던 군인권센터는 '촛불 시민은 간첩이었다 – 간첩 조작으로 재기를 노리는 안보사 (舊 기무사)' 성명서에서 "계엄령이 선포되었다면 기무사령관이었던 조현천은 문건 상의 계획에 따라 합동수사본부장이 되어 간첩 사건을 진두지휘했을 것이다. 우리 역사에는 매우 흡사한 대목이 있다"며, 쿠데타를 통해 바상계엄을 확대하고 5.18광주학살을 자행한 전두환과 비교했다.
군인권센터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국내 송환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통해 舊 기무사 인원에 대한 강도 높은 인적청산을 다시 추진하고, 이와 같은 불법적인 조작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보기관으로부터 대공수사권을 분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일, 민변은 "기무사는 함세웅 신부나 사회단체 관계자, 촛불 집회에 참가한 시민, 정치인 등 그 누구라도 민간인의 '동태를 파악할' 그 어떤 권한도 없다. 이는 그 자체로 범죄"라며, "기무사의 행위는 간첩조작을 통해 국가적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여 당시 박근혜 정부를 반대하는 국민들의 의사를 억누르려 한 것으로, 국군의 정치적 중립의무와 본연의 사명을 저버린 불법적 행태로서, 결단코 묵과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조현천은 미국에 있다는 이유로 기소중지되어 있으며, 조 사령관에 지급되는 군인연금 지급 관련 군인연금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속 계류 중이다. 군인연금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연금 지급을 정지하는 문제도 입법예고가 끝난 뒤 계류 중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