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양국 외교갈등이 극화된 가운데 여권에서 '친일' 관련 발언이 잇따르자 야권이 일제히 반발에 나섰다. 친일 프레임으로 내부갈등을 부추기는 게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면 친일파로 불러야 한다"고 쓴 것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신(新) 친일'을 언급한 사례가 대표적으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2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와 생각이 조금이라도 다르면 죄다 친일파라고 딱지를 붙이는 게 옳은 태도냐"면서 "온 국민이 힘을 합쳐서 대응해도 모자랄 판에 친일, 반일 편가르기 하는 게 과연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냐"고 성토했다.
이어 "기업들은 당장 생존을 염려해야 하는 처지인데 '쫄지 말라'라고 말만 하면 기업 경쟁력이 살아나는 것이냐"며 "이러니 문재인 정권이 사태를 해결할 생각이 없고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고 한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 정부의 대응을 '구한말 쇄국정책'에 비유하며 "한미동맹이 튼튼하고 국제적 지지를 받는다면 일본 아베 정권이 이렇게 폭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시장 반기업 정책으로 우리 경제를 무너뜨리지 않았다면 경제 보복에 훨씬 당당하게 맞설 수 있었을 것"이라며 "내부의 경쟁력과 외부의 외교력을 모두 망가뜨려 놓고 아직도 야당 탓 기업 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 정부는 국난을 극복할 의지가 없고 오로지 총선만 있어 보인다. 2년 내내 '북한팔이' 하던 정권이 이제는 '일본팔이'로 무능과 무책임을 덮으려고 하고 있다"며 공세에 힘을 보탰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나아가 차기 법무부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조 수석의 입각을 반대하고 나섰다. "내각은 분열을 조정해 국민 화합으로 가야 하는데 (조 수석은) 국론 분열 조장만 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가 밝힌 이유다.
손 대표는 또 "내 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사고로 무엇을 획책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양극단 대결정치 극복이 우리 정치의 과제인 만큼 선거 승리만을 꾀하는 정치가 판을 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경제보복에 편승해 반일감정 부추기며 국회파행을 재현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야당을 설득해 민생법안, 추경안, 자존심이 걸린 일본 규탄 결의안을 통과시킬 생각을 해야지 '기다리겠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전날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한국당이 정쟁에서 벗어나 추경을 처리할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며 "우린 한국당이 추경을 처리하겠다고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