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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도 건드는 일본, '혐한'은 흥행보증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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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도 건드는 일본, '혐한'은 흥행보증수표

    [노컷 딥이슈] 한일 양국 갈등 심화되자 '혐한' 콘텐츠들 활개
    아마존재팬 외교·국제관계 랭킹 15위 안에 '혐한' 서적만 3분의 1
    2005년부터 10년 간 205권 출판…"돈 되니까 너도나도 한국 욕"
    "일본 내 '혐한'은 포퓰리즘 우려…사회 분노 가진 계층 소비 확률 높아"

    아마존재팬 외교·국제관계 서적 랭킹 15위 안에 든 혐한 서적들. (사진=아마존 재팬 캡처)

     

    "혐한책만 쓰면 무조건 어느 정도 판매부수가 보장이 되고 있거든요." (유튜브 채널 '롯본기 김교수' 동영상 中)

    한일 양국 갈등과 맞물려 일본 내 '혐한' 콘텐츠들이 또 한 번 전성기를 맞았다. 일본 극우 보수 언론들은 연일 '한국 정부 때리기'에 나섰고, 해당 언론들과 연계된 시사프로그램들도 한국 정치와 산업을 비하·왜곡하는 강경한 어조를 고수하고 있다.

    일찍이 '혐한' 열풍이 불어닥친 일본 출판업계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국내에 대표적으로 알려진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의 '문재인 재액'(문재인이라는 재앙)은 물론이고 다수 '혐한' 서적들이 아마존재팬 랭킹 상위권을 차지했다.

    24일 오후 6시 현재 '문재인 재액'은 사회·정치-외교·국제관계 카테고리에서 5위를 차지했고, '중국·한국의 정체, 이민족이 만든 역사의 진실', ' 일본인이 알아야 할 동아시아 지정학 ~2025년 한국은 없다~', '한미 동맹 소멸' 등은 1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유명 혐한 작가 신시아 리의 '지금,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반일 비판"의 내막에 다가서다'는 내달 2일 출간 예정임에도 15위를 기록했다.

    유명 서점에 '혐한'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로 일본 내 혐한은 이미 무시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2017년 발표된 '일본 출판 미디어의 혐한의 현황과 비판적 고찰' 보고서에 따르면 '혐한' 붐이 일기 시작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0년 간 일본 출판업계에는 205권의 혐한 단행본이 출판됐다.

    출판계 '혐한' 붐은 2014년에 절정에 이르러 연간 논픽션 분야 베스트셀러 1위가 '매한론'(呆韓論), 7위가 '한국인이 쓴 치한론'(恥韓論)이었다.

    연구팀은 이 보고서를 통해 "팔리기만 하면 어떤 내용이든 상관없다는 풍조가 만연한 출판계의 불황이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출판편집자들의 인식 저변에는 한국이 그렇게 싫지는 않으면서 팔리니까 혐한 관련 책을 낸다"고 '혐한' 서적의 꾸준한 출판 이유를 밝혔다.

    스스로 도쿄에 거주하는 경영학과 교수라고 밝힌 유튜브 채널 '롯본기 김교수'의 김교수 역시 일본 전역의 '혐한' 콘텐츠 확산이 높은 수익과 무관하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방송에는 연예인들까지 나와 한국 역사를 왜곡하고, 일본 내 거주하는 미국인들이 빚을 갚기 위해서 혹은 막대한 수익을 얻기 위해서 혐한 서적을 집필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한국인이나 재일교포가 썼다고 알려진 '혐한' 서적들에는 가상인물 조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교수는 "지금 일본은 돈을 벌려면 누구나 반한, 혐한책을 써야 하는 시대다. 일본의 사회 분위기가 그렇다"며 "일반인들까지도 한국에 대해 조금 안다, 경험을 해봤다는 사람들은 책을 내려고 난리들이다. 한국을 욕하고 까는 책만 쓰면 판매부수가 어느 정도 보장이 된다. 그래서 출판사들도 혐한책을 쓰려고 혈안이 돼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혐한' 콘텐츠들이 '톱다운 방식'으로 일본 사회에 존재하는 현상에 있다. 일본 사회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극우파 정치인들이 '혐한'을 조성·활용·확산시키는 주체라는 분석이다.

    김용찬 동아시아국제정치학회 학회장은 "한국 시민들의 일본 불매운동은 자발적인 반면에 일본 내 '혐한'은 포퓰리즘에 가까운 부추김과 여론몰이로 구성돼있다. 이것이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결정권한이 강한 엘리트 중심으로 '혐한'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혐한'은 조직화된 엘리트층과 우익의 연계성 속에서 진행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10년 넘게 '혐한' 콘텐츠에 호응하는 두터운 소비층은 누구일까. 유럽, 미국 등의 사례처럼 정치·사회적으로 분노를 가진 '뒤에 남겨진 자들'(Left behind)일 가능성이 높다.

    김 학회장은 "'혐한' 소비층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일정 부분 꾸준히 확산돼 왔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백인이지만 저소득층인 이들이 포퓰리즘에 대거 동원된다. 일본 내에도 국제 상황과 내부 문제에 따른 정치 사회적 분노가 있고, 이것이 한국에 표출되는 것일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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