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매운동으로 판매량이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한 닛산은 '알티마 2.5 모델' 8,600여 대에 대해서도 리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촉발된 불매운동 영향으로 판매량이 급감한 일본 자동차 업계가 대규모 리콜 악재를 맞았다.
닛산의 주력 모델인 알티마가 배출가스 관련 부품 결함으로 수천 대 규모의 리콜을 준비하고 있다.
혼다는 배출가스 결함 관련 원인분석 보고서를 지연 제출해 환경부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 불매운동 직격탄 닛산… 이번엔 핵심모델 '리콜'
13일 환경부가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닛산의 '5세대 알티마 2.5'에서 부품 결함으로 인한 엔진 경고등 점등, 배출가스 문제가 발견돼 대규모 리콜이 진행될 예정이다.
닛산은 지난달 알티마 2.5 차량의 산소센서에 대한 '결함시정계획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다. 환경부가 검토를 거쳐 시정계획을 승인하면 리콜이 진행된다.
우선 발견된 결함은 산소센서 이상으로 주변 온도가 상승해 산소센서의 반응 속도가 늦어지는 현상이다. 배기가스가 나오는 배기 매니폴드와 연결돼 있는 산소센서의 결함은 곧장 배출가스 문제로 이어진다.
닛산이 보고한 리콜 대상 차량은 '2015년 6월 3일부터 2017년 8월 16일까지 생산된 알티마 2.5 차량', 총 8642대다.
알티마 산소센서 결함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제기된 문제였다. 많은 고객이 산소센서 문제로 엔진 경고등 점등, 불안정한 주행감 증상 등을 호소해왔다.
닛산 관계자는 "한국에서 리콜이 진행되는 알티마 차량은 2.5L 가솔린 엔진과 그릴 셔터가 장착된 미국산 모델"이라며 "이번 결함은 안전상 위험성이 없고 무상으로 차량 엔진 컨트롤 모듈을 다시 프로그래밍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판매량이 두 자릿수 이상 급감한 닛산이 자사의 핵심모델에서 결함 문제까지 불거지며 부담이 한층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닛산은 지난 7월 판매량이 6월 판매량과 비교해 19.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 역시 6월보다 판매량이 25.1% 줄었다.
◇ 환경부, 혼다에 '과태료'… 설상가상 일본車
닛산에 이어 혼다는 결함시정 원인 분석 보고서를 지연 제출해 환경부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결함시정 원인 분석 보고서를 지연 제출한 혼다코리아에 대해 과태료 200만 원을 처분할 계획이다. 현재 이의신청 기간으로 혼다 측의 이의가 없을 경우 예정대로 과태료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환경부는 혼다의 2013년식 어코드 2.4 차량 2천여 대에 대한 결함시정 원인 분석 보고서 제출을 요구했지만 혼다가 지연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혼다 관계자는 "현재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영훈 의원은 "미세먼지 농도가 줄지 않는 상황에서 교통수단의 배출가스와 미세먼지 농도 배출 허용기준에 대한 엄정한 잣대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국회는 다양하고 효과적인 저감 대책을 고안해 국민이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불매운동으로 직접적 타격을 받고 있는 일본차 업계가 리콜과 과징금 처분까지 받으며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습이다.
닛산에 이어 혼다 역시도 지난 7월 판매량이 6월과 비교해 두 자릿수 이상 급감하는 등 부진했다. 특히 혼다는 6월과 비교해 7월 판매량이 41.6%나 감소해 일본차 브랜드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같은 기간 독일차의 판매량은 0.4% 줄었고 미국 브랜드는 1%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일본차 판매량 하락은 불매운동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업계는 자동차 상품의 특성상 8월에 불매운동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는 구매 계약과 차량 인도 사이에 시간 차이가 존재하는 상품 특성이 있어 7월 판매량의 상당수가 불매운동 이전인 6월에 계약을 마친 고객들이라는 것이다.
'월(月) 자동차 판매량'은 일반적으로 해당 달에 신규 등록된 차량 대수로 집계된다. 즉, 6월에 차를 계약해도 7월에 인도받으면 '7월 판매량'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