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추석 민심을 '정쟁의 악순환을 멈추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조국 후폭풍' 국면을 검찰개혁과 민생, 한반도 평화정책 등을 내세워 국면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가 돌아본 민심은 무엇보다 정쟁을 멈추고 민생에 올인하라는 명령"이었다며 "'조국 블랙홀'을 넘어서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추석 민심을 평가했다.
이어 "그동안 너무 많은 이유를 달고 정쟁을 반복해왔다"며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모든 야당들과 함께 정쟁을 몸추고 민생을 돌보란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조국 블랙홀'로 입은 상처를 검찰개혁과 경제, 한반도 평화 등 세 분야에서 성과를 만들어 만회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조 장관에 대해 일부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일각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 장관 임명은 권력기관 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는 조치"라며 "법무행정을 총괄하고 검찰개혁을 이끄는 데 있어 분명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당장 사법개혁과 관련한 당정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오는 18일쯤으로 열릴 것으로 보이는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조 장관 등이 참석하고,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도 참석하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
경제 분야와 관련해서는 자영업자와 청년에 대한 지원과 일본 경제보복의 대응 일환인 장비·소재·부품 산업 육성 방안 등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문제와 조국 장관 임명 문제 등으로 반발하는 자영업자들과 2030세대들을 달랠 방안을 강구하고, 일본 경제보복에는 강하게 맞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민심을 달래겠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얼어붙은 국회 상황이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인데, 모두 국회의 입법 절차가 핵심이다. 국회 협조 없이는 사실상 검찰개혁이 불가능한 셈이다.
자영업자·2030세대 지원 등에 관한 부분들도 대부분 예산이나 법 개정 등이 수반되기 때문에 국회의 도움이 절실하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간 긴장관계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조국 후폭풍'으로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여야 협상은 '가시밭길'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특히 조 후보자 임명이 강행되면서 야권에서 보수통합 움직임이 태동하면서 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들을 처리할 '패스트트랙 연대'가 흔들릴 변수가 생겼다.
패스트트랙 연대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을 말하는데, 바른미래당이 점차 한국당과의 소통과 협상의 면을 늘려가는 상황이다. 검찰개혁이나 선거제 개혁과 관련해 입장이 변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역에서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고 조 장관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1인 시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보수통합 기류와 관련해 "우리는 기본적으로 통합을 통해 문재인 정권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민주당이 승부수를 띄울 수 있는 부분은 한반도 평화정책이다. 야권의 도움 없이도 성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북미 관계는 이달 안에 실무협상을 재개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면서 교착국면도 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대북 강경파인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했고, 이달말 미국 뉴욕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점 등은 북미관계에 청신호라는 분석이 많다.
PK(부산.경남) 지역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은 "현재는 민심이 사납긴 하지만, 여당은 국민들에게 성과로서 실력을 입증하면 된다"며 "특히 한반도 평화 문제는 올말쯤에는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20대 마지막 정기국회는 오는 17일부터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시작으로 본격화된다.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 간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이어 23일부터 26일까지는 대정부질문이 진행된다. 대정부질문 관련 분야별로는 23일 정치, 24일 외교.통일.안보, 25일 경제, 26일 사회.문화 순서다.
국정감사는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하기로 했고, 10월 22일에는 202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에 대한 정부 시정연설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