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신도들이 518 민주광장을 불법 점거하고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박요진 기자)
이단 신천지가 광주시의 '5·18 민주광장' 사용승인 취소에도 불구하고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만국회의라는 불법집회를 강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18일 광주 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신천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만국회의' 행사를 5·18 민주광장에서 강행하고 있다.
무대 앞에 설치된 의자에 앉은 신천지 신도들은 한반도 모양의 손팻말을 들고 내리며 '조국 통일', '세계 평화'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16일 광주시가 5·18 민주광장 사용 승인을 취소한다는 입장을 통보했는데도 신천지는 17일부터 5·18 민주광장을 무단 점거하고 무대 등을 설치해왔다.
광주 동구청도 17일 5·18 민주광장에서 신천지 관계자들을 만나 행사 불허 사실을 재차 통보했지만 신천지는 행사 부스 20여 개와 음향장비, 무대 등을 불법으로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행사 진행을 반대하는 5월 어머니회 소속 회원들과 신천지 회원들 사이에서 고성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가 신천지가 518 민주광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만국회의를 불허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사진=광주시 제공)
앞서 5·18 민주광장에서 신천지 행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한 5월 단체 관계자들은 "5·18 민주광장은 5·18 당시 시민군들의 집결지이자 아픔이 깃든 장소로 이단 신천지가 행사를 추진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밖에 광주시가 5·18 민주광장 사용승인을 취소했다는 소식을 들은 신천지 신도 500여 명은 지난 17일 오후 광주시청 민원실을 찾아 '5·18 민주광장 사용을 허가해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잇따라 제기해 민원실 업무가 마비되기도 했다.
광주시는 당초에는 5·18 민주광장 사용을 승인했지만 '신천지 행사가 5·18 민주광장 조성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등의 이유를 들어 사용 승인을 취소했다.
이후 광주시는 신천지 측에 불법 시설물을 자진 철거하도록 요청했으나 신천지 측이 행사를 강행함에 따라 고발 조치 등의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집회 신고가 이뤄진 상황에서 집회를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2개 중대 100여 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5월 단체와 신천지 피해자 등과의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