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과 정보위원,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3선‧서울 서초갑) 의원은 24일 서훈 국정원장이 한일군사정보공유협정(지소미아‧GSOMIA) 폐기에 따른 이해득실에 대해 다른 정보기관과 상충된 보고를 했다며, "걱정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있었던 국가정보원의 비공개 보고 내용 중 일부를 간담회 형식으로 공개했다.
그는 "오늘 좀 놀라운 얘기를 하시더라"며 운을 뗐다. 서 원장의 '놀라운 얘기'에 대해 "지소미아 관련, 지구의 곡면 때문에 (북한 미사일에 대한) 우리나라의 레이더 포착보다 일본에서 포착하는 것이 시차가 있기 때문에 일본이 아쉬운 측면이 있다는 취지의 말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번 정보위 산하에 있는 다른 정찰정보 기관에서 들은 정보와는 전형 상충되는 얘기"라며 "그때 보고로는 일본은 정찰위성이 5대 있고 우리는 1대도 없기 때문에 레이더로 탐지하는 경우에도 우리에겐 (북한 미사일의 궤적이) 발사대를 떠난 뒤 1~2초 후에 잡히는데, (일본) 정찰위성은 즉각 탐지가 가능해서 일본이 더 빨리 탐지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종합하면 국정원이 지소미아 파기의 파급 효과를 다른 정보기관과 전혀 다른 취지로 분석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국정원은 지소미아 파기로 일본이 아쉬워졌다고 보는 반면, 다른 정보기관들은 우리나라가 손해라고 보는 셈이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국정원 외에 복수의 정보기관에서 보고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의 표면이 둥근 곡면이라는 현상은 레이더 탐지에 있어서 불리한 환경이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의 상승 단계이든, 하강 단계이든 일본의 정보가 더 정확하다는 것이 국정원을 제외한 군-정보기관의 분석이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국정원과 다른 기관들이 엇갈린 분석을 낸 이유에 대해 "지소미아 파기로 인해 우리가 감수해야 할 비용과 손실이 없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한 것 아닐까 한다"며 "지소미아 파기 전과 후에 다른 얘기가 들리는 것은 걱정되는 일"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담에 참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정보위 보고에 있었다는 전언에 "그런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일축했다.
앞서 정보위 한국당 간사인 이은재 의원은 "(서훈 국정원장이) 비핵화 협상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김정은) 부산에 오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말했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서훈 원장의 답변 취지는 '비핵화 협상이 잘 돼야지 방한 문제를 얘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서 원장이 오히려 김정은 방한 문제에 대해 '지금은 말할 게재가 못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