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돼지고기를 고르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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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가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결국 국내 돼지들의 '절멸'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정훈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24일 자신의 SNS에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관련기사를 올리고 심각성을 알리는 장문의 글을 작성했다.
문 교수는 북한이 지난 5월 발생한 돼지열병 방역에 실패했다고 진단하면서 "한반도 북쪽에서는 몇 달 내로 돼지가 거의 멸종 상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쪽도 이제 지옥문이 활짝 열렸다. 지금 방역 방식으로는 남쪽에서도 돼지는 절멸 상태로 들어갈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사료, 분뇨, 돼지이동 등 차량 동선에 걸린 돼지들을 폐사시키는 선제적, 공격적 방역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미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돼지고기 수급에 문제를 겪고 있는 중국의 경우를 예시로 들기도 했다. 국내산 돼지고기가 없다면 수입해서 먹는다지만 이 역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파주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생한 직후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당 4403원에서 5828원으로 32.4% 상승했다.
문 교수는 "돼지를 수입해서 먹는 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옆나라 중국에서도 방역에 실패하면서 (올해 부족분 1천만톤에 달하는) 돼지고기가 중국으로 향해 전세계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병을 국가적 재난 상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전시에 준하는 국가적 자원 투입이 필요하다. 대한민국에서 돼지고기 위치는 우리가 생산하는 모든 식품 중에서 생산액 기준 가장 크고 중요한 품목"이라며 "돼지고기가 현대 한국인의 주식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다. 이 먹거리가 통째로 절멸하게 생겼는데 국가적 재난 상황이 아니라 할 수 있겠나. 상황이 공포스럽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