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일본 나고야시 아이치 문화 예술 센터 12층에서 열린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展)·그 후' 토크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최원철 기자)
“관람객이 줄서고 사인하면서 30여명씩 보는것, 어떠한 작품도 이런 대접을 받지 못했는데...”
9일 오후 일본 나고야시 아이치 문화 예술 센터 12층에서 열린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展)·그 후' 토크이벤트회장에 웃음소리가 들렸다.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 김서경 부부 작가는 아이치 트리엔날레 운영위가 마련한 토크이벤트에 참석해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스토리와 소녀상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하며 관람객들의 질문에 차분히 답했다.
정치와 국제 이슈로 부상한 ‘소녀상’ 주제에 대한 다양한 소식들이 미디어를 통해 전달돼 궁금증을 가득 담고 토크이벤트 회장에 참석한 일본 관람객들은 질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저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8일 ‘표현의 부자유전’ 전시 재개 소식이 전해지자 1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렸지만 추첨으로 60명만 관람을 할 수 있었고 9일에도 다소 늘어난 200명대 인원이 관람을 했지만 대다수의 낙첨된 관람객들은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날 경쟁률은 첫날 23:1보다 떨어진 약 7:1 수준이었다.
운영위는 관람객들의 ‘표현의 부자유전’에 대한 관심에 부응하듯 9일 오전에 토크이벤트 소식을 공식홈페이지에 공지했고 관람객 150명(선착순), 취재진과 함께 소녀상의 제작자인 김운성, 김서경 부부를 초청해 소녀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9일 오후 일본 나고야시 아이치 문화 예술 센터 12층에서 열린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展)·그 후' 토크이벤트 회장에서 김서경(가운데 맨 왼쪽)·김운성(가운데 왼쪽에서 세번째) 작가 부부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사진=최원철 기자)
일본 현지 반응은 뜨거웠다. 관람객들은 저마다 폰으로, 카메라로 소녀상을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을 메모하고 사진을 찍으며 경청했고 나눠받은 질문지를 통해 소녀상과 ‘표현의 부자유전’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김운성 작가는 작품에 대한 비판과 전시가 취소된 계기에 대해“(작품을)보는 사람은 비판할 자유가 있다. 하지만 정치인이 예술을 억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서경 작가는 전시 재개를 하더라도 관람인원 수를 제한하는 형태에 대한 불만에 “추첨으로 관람객을 선발하는 공개적인 방법은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관람객과 작품에 미안하다”고 말했다.
오카모토 유카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실행위원은 “테러위협으로 안전을 위해 취해진 조치라서... 불편하지만 8일에는 60명이었지만 9일에는 200명 이상의 관객이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전시를 볼 수 있었다. 더 많은 관객들이 접할 수 있도록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재차 관람객 증가를 시사했다.
9일 오후 일본 나고야시 아이치 문화 예술 센터 12층에서 열린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展)·그 후' 토크이벤트가 끝나고 한 할머니가 공감을 표시하는 모습.(사진=최원철 기자)
토크이벤트에 끝까지 참석한 한 할머니는 이벤트가 끝나고 김운성, 김서경 부부에게 공감하는 소감을 남기며 울먹이기도 했다.
한편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는 오는 14일 아이치 트리엔날레 종료일까지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