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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 진화하는 '이재명 띄우기'… "총선·재판, 두마리 토끼잡기?"

사회 일반

    양정철, 진화하는 '이재명 띄우기'… "총선·재판, 두마리 토끼잡기?"

    양 원장, 이 지사와의 만남·· 주기는 줄이고 횟수는 늘고·수위는 높아져
    6월 비공개 술자리→ 10월 술자리 사진공개→ 11월 동영상 대화 내용 공개
    양 원장 "내가 이 지사 보호자"→ 이 지사 "보호 없이 살아남기 어려워"
    이 지사 "내가 왜 '비문' 됐나"→ 양 원장 "당에 비문 없다"
    양 원장, 이 지사의 도정부각→ "탄원 내용과 일맥 상통" 분석

    '친문' 대표격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이른바 '이재명 경기도지사 띄우기'를 통해 '비문'·'친문'간 갈등 지우기 작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양 원장은 이 지사와의 만남 주기(週期)는 줄이고 횟수는 늘리는데 이어, 공개 수위는 높이고 있다.

    이같은 행보에 대해 정치권은 총선을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견고한 계획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지층 결집을 위해 '원팀' 이미지를 부각하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것.

    정치권의 한 인사는 "양 원장과 이 지사의 만남이 지속된다는 것은 정치적 복선이 깔린 것으로 보는게 맞다"며 "선거, 재판 등 민감한 상황과 맞물려 있어 대중의 관심이 높은 것도 한 몫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사진=민주연구원 유튜브채널 '의사소통TV' 캡처)

     

    ◇ 양 원장 "내가 이 지사에게 대선 경선에 무조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양 원장은 지난 6월 경기도청을 방문해 이 지사를 만났다. 이날 경기도와 연구원의 공동연구협약 등 공식 일정을 제외하고는 사적 만남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양 원장과 이 지사는 협약식 후 저녁에 술자리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 속내를 털어놓는 등 두 사람만이 공유할 수 있는 정치적으로 유의미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양 원장은 4개월여 후인 지난달 28일 역시 경기도 수원 모처에서 이번에는 '친문' 핵심인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동행하고 이 지사를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지난 6월 비공개 술자리와 달리 이번에는 세명이 손깍지를 끼고, 어깨동무를 하는 등 화기애애한 장면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12일 만인 지난 10일 수원의 이 지사 공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전해철 의원과 이 지사의 술자리가 이뤄진 것도 양 원장이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전 의원과 '친문' 인사인 박광온 의원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공개하기도 했다.

    양 원장은 21일 이 지사와의 만남을 또 다시 공개했다. 이번에는 사진에 머문 것이아닌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서다.

    이 지사와의 나눈 대화는 동영상을 통해 34분간 공개됐다. 두명의 만남 주기도 4개월만에서 20여일만으로 대폭 줄었다.

    이날 민주연구원 유튜브채널 '의사소통TV'에 출연한 양 원장은 시종일관 '이 지사 띄우기'에 전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는 자신을 이 지사의 '보호자' 라는 표현을 서슴치 않았고, 이 지사도 "내가 보호를 받지 않고는 살아남기가 어려워서" 라고 의미심장한 맞장구를 쳤다.

    양 원장은 또 이 지사를 'VIP 거물' 이라고 추켜 세우며 "에스코트 하러 출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이 지사와 (나는) 내력이 깊다"면서 2017년 대통령 선거 경선 때 이 지사를 만났던 것을 회상했다.

    "대선 경선 앞두고 이재명 당시 시장과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 경선 출마 준비할 때인데 경남에서 이 시장과 술을 한잔 심하게 했다. 이 시장이 대선 출마문제를 사적으로 상의해서 내가 '무조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우리당이 이기려면 멋진 선수들이 많이 나와 그중에서 이기는 분이 그만큼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문재인, 안희정 세명이 마지막까지 각축을 벌였다. 세명이 각각 정치적 무기, 컨셉, 컬러가 조금씩 달라 상승효과가 있었다. 그런걸 기대하고 '꼭 나가라. 좋은 상대가 될 것' 이라고 (이 지사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도 양 원장과의 친밀도를 과시하며 적극 호응했다.

    "김경수 지사와 양 원장의 3자 회동때 선거 이야기를 안했다. 할 필요가 없다. 안해도 우리가 식구임을 확인하는거지 말하는게 이상한거다. 그런거 얘기 하는 자체가 안친한 것이다."

    양 원장은 또 이 지사의 경기도정 얘기가 나오자 "이 지사의 강점이다. 투표로 당선되는 광역정부 수장들이 이렇게 소신있게 하기 어렵다. 주차단속도 어렵다. 저항이 엄청나다. 생활속 적폐인데도 표에 영향을 미칠까봐서다. 이 지사처럼 하는게 쉬운일은 아니다. 신념과 뚝심이 있으니 가능하다" 라며 도정에서의 이 지사의 역할·비중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싸우는) 백혈구" 라고도 했다.

    양 원장은 특히 "선거 잘해야 한다. 어떤분을 선택 하느냐에 따라, 대통령을 누구 뽑느냐에 따라 삶이 바뀌는 것이고 도지사를 시장군수를 누구를 뽑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하면서 경기도민들의 선택을 우회적으로 지지했다.

    그는 이 지사의 공격형 이미지에 대해서도 자신과 동일시 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지사가 박근혜, 이명박 정부 때 핍박도 많이 받았다. 그것에 대해 시원하게 할말을 하고 비판의 공격수 역할을 하셨다. 참여정부때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늘 어려울때 청와대에서는 제가, 내각에서는 유시민 장관이 공격수 역할을 했다. 지금도 이재명, 유시민, 양정철은 공격수고 피도 눈물도 없다고 한다. 그 이미지 쉽게 안없어진다. 아직 나도 (그런 이미지가) 따라 다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사진=민주연구원 유튜브채널 '의사소통TV' 캡처)

     

    ◇ "'비문'· '친문' 갈등, 실제보다 부풀려져 비춰지고 있다"

    이날 사실상 '친문', '비문' 으로 분류되는 대표주자 2명에게 민감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계파(系派) 갈등에 대한 얘기도 거리낌 없이 오갔다.

    이 지사는 "내가 왜 '비문'이 된거냐" 했고, 양 원장은 "우리당에 과거에는 '친노', '비노' 그런게 가능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적어도 노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문 대통령을 중심으로 '친문', '비문', '반문'은 없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양 원장은 또 "나는 우리당의 창당 이래 문재인과 이재명과 안희정의 경선만큼 아름다운 경선은 없었다고 본다. 세분이 각각의 역할을 했다. 중도통합, 오른쪽·왼쪽 확장 등 환상적 역할 분담을 했다" 면서도 당내 갈등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경선) 이후 과정에서 문 대통령, 이 지사. 안 지사를 지지하는 분들이 워낙 강렬함이 조금씩 다 있다. 특성들이 있다. 그것이 때로는 폭발적 에너지가 될 수도 있는데 각각의 특성들도 좀 다르고 소망하는바가 강한 특성들을 갖고 있어 그런것이 과도하게 나타난 경향이 있다."

    그러면서 "(갈등 양상이) 실제 보다 부풀려져 비춰진다고 본다. 문·이·안을 지지했던 다수는 조용히 응원하면서 힘을 합쳐 나라를 잘 이끌어갔으면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고 본다. 지금 갈등·분열적 요소가 없다고 보지는 않지만 그런 것이 당의 에너지가 될 수 있도록 이 지사가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는 것" 이라고 전했다.

    이날 이 자사에게 "참모를 더 늘리고 해서 좀 더 큰 자리로 가서 일하라"는 사회자의 돌발(?) 발언에 대해 양 원장은 "경기도가 인구가 제일 많다"며 자칫 대권 도전으로의 확대해석을 사전 차단키도 했다.

    이 지사도 "경기도 인구가 전국 사분의 일" 이라며 양 원장의 말에 호응하며 방송을 마무리 했다.

    민주연구원의 유튜브 방송에 대해 정치권의 한 중진은 "양 원장이 이 지사의 도정을 부각 시킨 것은 '도정중단은 안된다'는 최근 탄원 내용과 일맥 상통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에 전력해야 하는 양 원장과 재판에 정치생명이 걸린 이 지사, 양쪽 모두 친밀한 관계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는 두고볼 일" 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유튜브 방송은 이 지사의 정치적 상황 뿐 아니라 이력, 정책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루는 등 이 지사 홍보에 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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