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박형철 긴 침묵 의미? 조국과 윤석열 인연에 낀 '키맨'

사건/사고

    박형철 긴 침묵 의미? 조국과 윤석열 인연에 낀 '키맨'

    • 2019-11-24 05:00

    당시 청와대 민정라인서 조국-청와대 특감반 징검다리 역할
    檢, 유재수 비위 수사 후 靑'감찰 무마' 의혹 향해지만 '침묵' 일관
    윤석열과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팀장-부팀장 호흡 맞춘 인연도 주목

    금융위원회 재직 시절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22일 새벽 조사를 마치고 서울 동부지검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검찰 수사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유착 의혹을 넘어 '감찰 무마' 의혹이 제기된 조국 전 법무장관 등 청와대 민정라인으로 확대될 전망이지만 정작 의혹의 핵심인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원들이 입수한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첩보가 보고된 뒤, 돌연 감찰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국 조 전 장관과 특감반 사이 '징검다리' 역할을 해온 박 비서관에 대한 검찰 조사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지난 21일 유 전 부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약 17시간 동안 조사를 벌였다.

    최근 한 달 동안 유착 의혹이 불거진 업체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고 관계자 조사를 해온 검찰이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직접 조사에 나선 것은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상당수 수집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의 자택에 대해 영장을 청구할 때 수뢰액이 3천만원 이상인 경우 적용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죄를 혐의를 적시하기도 했다.

    이제부터는 검찰 수사가 의혹의 본류인 청와대 민정라인의 감찰 무마로 뻗어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박형철 비서관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당시 특감반은 유 전 부시장이 2017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으로 근무하던 시기를 전후해 여러 업체 관계자들로부터 항공권과 골프 접대 등 금품 및 향응을 수수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감찰에 나섰다.

    하지만 감찰은 돌연 중단됐고 유 전 부시장은 별다른 징계 조치 없이 금융위에 사표를 내고 나와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을 거쳐 부산시 부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같은 석연치 않은 정황은 올해 초 김태우 전 검찰수 사관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김 전 수사관은 조 전 장관, 박 비서관, 이인걸 당시 특감반장 등 청와대 민정라인 윗선이 사건을 덮었다며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민정수석실 보고라인은 김 전 수사관 등 특감반→이인걸 특감반장→박형철 반부패
    비서관→조국 민정수석 순이었다. 박 비서관은 이 라인에서 조 전 장관과 특감반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이다.

    박 비서관은 처음에 첩보를 받을 당시 감찰을 실시해 비위가 확인되면 수사 의뢰를 해야한다는 원칙적인 의견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윗선'의 입김을 받아서인지 감찰은 중단됐다.

    검찰은 감찰 중단이 이 전 특감반장 선에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으로 보고 최소 박 비서관 윗선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도 지난달 7일 국정감사에서 '당시 조국 민정수석에게 유 전 부시장 비위 보고가 이뤄진 이후 감찰이 중단됐다'는 취지의 전직 특감반원 진술을 공개했다.

    결국 조 전 장관의 직속 보고라인이자 처음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박 비서관이 '유재수 감찰중단'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해소해 줄 '키맨'으로 보이지만 그는 철저히 외부와의 접촉을 꺼리며 침묵중이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은 여러차례 박 비서관에게 입장 표명을 요청했지만 답변은 오지 않았다.

    청와대에 재직하며 조 전 장관과도 2년 넘게 손발을 맞춰 온 박 비서관은 공교롭게도 조 전 장관에게 칼을 겨누게 된 윤석열 검찰총장과도 인연이 깊다.

    박 비서관은 2013년 박근혜 정권 초기에 '2012년 대선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의 부팀장을 맡았다. 수사팀장은 여주지청장이었던 윤 총장이었다. 두 사람은 운명 공동체로 정권에 민감한 수사를 밀어붙였지만 채동욱 검찰총장이 사퇴하고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갈등을 빚은 뒤 좌천성 인사로 핍박을 받았다.

    검찰에 끝까지 남아있었던 윤 총장과는 달리 박 비서관은 2016년 1월에 사표를 내고 조직을 나왔지만 정권이 바뀐 뒤 청와대로 입성해 중책을 맡고 있다. 실제로 윤 총장도 임명 전 국회에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서를 제출하며 청와대의 친분 있는 인사로 박 비서관을 꼽기도 했다.

    조국 전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두터운 인연 속에서 '유재수 감찰 무마'의 키맨으로 부각된 박 비서관에 대한 조사가 이번 검찰 수사의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