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5일 부산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PK 지역의 축이 되겠다고 밝혔다. (사진=박중석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PK(부·울·경) 지역의 축이 되겠다고 자처하고 나서면서 총선을 앞두고 이 지역 보수 야권의 구심점 부재가 공공연히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은 3선의 김영춘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 PK지역 무게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5일 부산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고향인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며 PK의 정서를 모으는 축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22년 정권 교체를 위해서는 PK 정서가 중요한데, 현재 보수 야권에서는 그 구심점 역할을 할만한 인물이 없다고 지적했다.
부산지역 한국당 안팎에서는 이 같은 홍 전 대표의 발언을 다소 탐탁지 않게 여기면서도 마땅히 반론을 내놓지 못하는 모양새다.
김무성 전 대표가 총선 불출마 등 일선에서 물러날 뜻을 나타낸 뒤로 무게감이 실리는 중심 인물이 없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출마한 한 한국당 예비후보는 "홍 전 대표가 PK의 축이 되겠다고 하는 것이 반갑지만은 않다"며 "하지만, 지역 보수를 맨 앞에서 이끌어 줄 사람이 없는 것도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살아남는 인물을 중심으로 PK 지역의 구심점이 새롭게 만들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의원은 부울경 메가시티 비전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다. (사진=박중석 기자)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3선의 김영춘 의원을 중심으로 PK 세력이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앞서, 지방선거 당시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선거를 주도했다면 이번 총선에서는 김 의원이 본격적으로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이 전 수석이 유재수 전 부산시경제부시장 임명 등에 관여되어 있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도 영향이 있지만, 김 의원의 안정된 리더십이 지역에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분위기가 이를 뒷받침한다.
지역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영춘 의원이 부산에서 수 년동안 지역 민주당을 위해 애써왔다는 것을 이제는 당원들이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이번 총선에서 역할과 그 결과에 따라 무게감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 의원은 PK지역 현역 의원들이 참여한 부·울·경 메가시티 위원회의 상임위원장을 맡으며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중앙당이나 지역에서 역할을 맡아달라고 하면 기꺼이 총대를 맬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