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관광객들이 서울 중구 명동 한 약국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지난 설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마스크 대란'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CBS노컷뉴스 취재진은 지난 7일 마스크 구입을 시도해 유통 채널별로 '주관적인' 난이도를 평가해봤습니다. [관련기사 : 마스크 구입 도전기…"폭풍터치에도 4전 3패"]
이후 온라인 쇼핑몰을 위주로 마스크 구매를 계속 시도해 봤는데요.
그 사이 정부가 강력한 매점매석 단속에 나서면서 마스크 105만개를 불법 거래한 일당이 적발되는 등 강력한 제재가 계속됐습니다.
그 때문인지 온라인 쇼핑몰에는 마스크 재고가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한 때 KF94 마스크 1개를 1만 4900원에 판매하는 업체도 사라졌습니다.
다만 △KF80 마스크 50개에 10만 4900원(1개 당 2098원) △KF94 마스크 30개에 10만 5000원(1개 당 3500원) △KF94 마스크 300개에 105만원(1개 당 3500원) 등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기에는 가격의 심리적 장벽이 너무 높았습니다.
설 연휴 전에는 KF94 마스크 1개 당 500원대에도 살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 마스크(KF)가 1개 당 1000원대인 특가 상품이 나오면 순식간에 동나는 사태는 여전했습니다.
"마스크 가격을 1원도 올리지 않았다"고 밝혀 '착한 마스크' 기업이 된 웰킵스도 마스크 물량을 내놓을 때면 온라인 쇼핑몰인 '웰킵스몰'이 마비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만큼 합리적인 가격의 마스크에 목마른 사람들이 많다는 반증일 것 입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언제 특가 상품이 공급될지 모르다 보니 틈만 나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검색해야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특가 상품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면 '품절'이라는 안내만 취재진을 반기기 일쑤였기 때문이죠.
이전에 온라인 쇼핑몰에서 특가 상품 판매 시간을 알려줘 '온 국민 수강신청'을 했다면, 이제는 판매 시간을 공지하지 않기 때문에 '온 국민 눈치게임'에 돌입한 모양새입니다.
물론 유통 채널에서 마스크 특가 상품 판매 시간을 알리지 않는 이유는 합리적입니다. 판매 시간을 알리지 않아야 마스크 확보 경쟁에서 소외되기 쉬운 취약 계층도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죠.
이렇게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여의치 않다 보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시장경제에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생활필수품이 된 마스크. 나날이 심해지는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여전히 장바구니 필수품으로 남을 것 입니다.
3000원짜리 마스크를 업무일 기준으로 20일 동안 매일 착용한다면 6만원. 마스크 한 개를 이틀 동안 사용한다고 해도 1인 당 한 달에 3만원이 필요합니다.
여성에게 또 다른 생활필수품인 생리대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1개당 500원 수준에서 팔고 있습니다. 하루에 5~6개씩 일주일을 사용한다면 2만 1000원이 듭니다.
이런 생리대도 비싸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특히 지난 2016년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신발 깔창으로 생리대를 대신 했다는 초등학생의 고백은 온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가격 부담이 큰 마스크 때문에 또 다른 비극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특히 어린이집과 학교가 개학을 앞둔 상황입니다. 물론 개학을 연기한 학교도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더 지속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개학을 무기한 연기하기 어려울 텐데요.
개학을 하면 한 교실에 마스크를 쓴 학생과 쓰지 않은 학생, 그리고 쓰지 못한 학생으로 나뉘게 될 수 있습니다. 교육 당국은 제2의 '깔창 생리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학생에 대한 세심한 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