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캡처)
대구 신천지 교인들 사이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신천지 대구(다대오)지파에서 이에 대한 조직적 은폐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내 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는 신천지 대구교회에 출석한 61세 여성 A씨로, 19일 이 환자와 접촉한 11명이 새롭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10명이 31번째 확진자와 동일하게 신천지 대구교회 출석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교통사고를 당한 A씨는 이튿날부터 수성구 범어동 새노란 한방병원에 입원했으나 17일까지 2차례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A씨가 예배를 본 지난 9일과 16일 오전8~9시 사이 참석자 명단을 확인한 결과 1000명이 조금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오늘부터 이 명단을 토대로 전수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대구 현지에 역학조사 인력을 긴급 충원해 31번째 확진자 A씨의 동선과 접촉자를 정밀 조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10여명 외에도 조금 더 광범위한 지역사회 전파가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신천지 전문 상담사인 윤재덕 전도사는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코로나19를 확산시키는 신천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윤 전도사는 이 영상에서 신천지 대구지파가 31번째 확진자 발생 이후 텔레그램에서 교인들에게 전한 공지를 공개했다.
공지에 따르면 신천지 대구지파 섭외부 측은 "현재 대구 코로나 확진자 관련으로 S얘기가 많이 나오면서 가족들이 S노출 및 핍박자들에게 S에 대해서 언급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섭외부는 신천지 내 교인의 탈퇴를 막는 부서이고, 'S'는 신천지가 스스로를 칭하는 은어다. 신천지를 반대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은 통칭 '핍박자'라고 부른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섭외부가 상황별로 소개한 '대처 방향'은 다음과 같다.
'S가 오픈된' 교인들은 부정적 인식이 없다면 '그 날은 예배 안 갔다. 내가 친구랑 놀러간 날 그 사람(31번째 확진자)이 예배드린 것 같더라' 혹은 '거기 말고 난 다른데서 예배드렸다'라고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S에 가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교인들에게는 '부모님 덕분에 내 건강을 지키게 됐다며 감사함을 표하고, 나와 S는 전혀 관계가 없음을 확실하게 표시하라'고 지시했다.
'S임을 의심받는' 교인은 'S에 코로나가 있는 게 나랑 무슨 관계냐. 내가 코로나에 걸렸으면 좋겠냐'라고 대응하도록 설명했다.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전날 신천지는 여론을 의식한 듯 공식 홈페이지에 대구교회 폐쇄 및 방역조치와 전국 모든 교회 예배 취소를 공지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교인들에게 이 같은 공지를 내리면서 31번째 확진자와의 접촉 자체를 숨기거나 접촉자 규모를 축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 전도사는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텔레그램 공지는 개인적으로 확보한 자료이고 사실"이라며 "저 공지를 섭외부에서 올린 건 신천지가 코로나19로 인한 이탈자를 막기 위해 나섰다는 뜻이다. 사실 위기 상황에서 신천지의 저런 방향성은 너무 익숙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CBS노컷뉴스는 이에 대해 신천지 대구교회 측 이야기를 듣고자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