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코호트격리가 해제된 부산 해운대나눔과행복병원의 한 수간호사가 2주간의 격리로 시어머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은 아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코호트격리가 해제된 부산 해운대나눔과행복병원의 한 수간호사가 2주간의 격리로 시어머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습니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시어머님을 이제 만나러 가려고 합니다."
11일 코호트격리가 해제된 해운대나눔과행복병원의 배연정(44‧여) 간호사를 전화 통화로 만났다.
배 간호사는 지난달 26일 자신이 근무 중인 병원이 코호트격리에 들어가면서 2주일 넘게 두 딸과 남편을 만나지 못했다.
집에 가지 못한 배 간호사는 그동안 병원 진료실 매트에서 쪽잠을 자가며 환자들의 보살핌을 이어갔다.
두 딸이 집에서 밥은 잘 챙겨 먹고 있는지 걱정은 됐지만, 연락할 틈도 없이 병원이 돌아갔다.
수간호사로 한 병동의 총책임자인 배 씨는 수시로 병동을 점검해야 했고, 환자 케어 뿐만 아니라 동료, 후배들도 챙겨야 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29일 오후 11시 비보가 날아왔다.
암 투병 중인 시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것.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3남1녀 집안의 막내며느리로 시집간 배 씨는 그동안 부산에서 시누이와 함께 시어머님의 병간호를 맡아왔다.
임종을 지키지 못한 죄송스러움과 장례식도 함께 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그래도 병원 업무는 묵묵히 이어갔다.
병원의 코호트격리가 해제될 때까지 배 씨를 비롯해 나눔과행복병원 의료진과 환자들은 외부인과 일절 접촉하지 않았다.
2주간의 코호트격리가 해제된 11일에도 배간호사는 업무를 하고 있다.
배 씨는 "아직 딸들과 남편을 보지 못했어요. 어머님 보러 납골당에 가고 싶다"면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코호트격리 중에도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한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면서 "이러한 경험을 다시 해서는 안 되겠지만,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 병원은 지난달 물리치료사 1명과 간호조무사 1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아 5~6층 병동이 코호트격리 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