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초저금리 코로나 대출을 4월 1일부터 시작한다고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됐지만, 직접 기업은행 가보니 6일부터 받는다고 합니다. 간단한 상담이랑 안내문만 줍니다... 기대했던 내가 바보죠."
1일부터 새롭게 바뀐 '코로나 대출'이 본격화됐지만, 대출 상담 문의가 잇따르면서 통화 자체가 안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시스템 구축이 안 된 곳도 있어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 중신용자 대출 해주는 기업은행에 대출 상담 몰려, 전화 통화 안되는 은행도금융당국은 지난 달 31일 소상공인진흥공단과 기업은행에 이어 시중은행도 이번달 1일부터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에게 초저금리 대출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연 매출 5억원 이하 신용등급 1~3등급의 영세 소상공인 가운데 고신용자들이다. 최대 3천만원 한도로 1.5% 금리의 <시중은행 이차보전=""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4~6등급의 저신용자들은 기업은행의 대출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농협은행은 5등급까지 중신용자들이 이용 가능하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이날 오전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용보증기금 유동화보증센터, 신한은행 서소문지점, 우리은행 남대문지점, 기업은행 남대문 지점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소상공인들이 주로 오전 늦게 가게 문을 연 뒤 오후에 오기 때문에 당시에 고객이 많지는 않았다.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이차보전 대출이나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에 관한 문의는 아침부터 많이 받고 있다"고 금융위원장에게 말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소위 '세팅'된 금융위원장의 방문 현장과 실제 지원 대상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이 체감한 현장 상황은 달랐다.
농협은행에 직접 전화를 걸어 문의한 자영업자 A씨는 "1년 이후엔 무조건 갚아야 하는지 연장되는지, 기존 신청 건이랑 중복되는지 물어보려고 전화했더니 전화 통화 자체가 되지 않았다"면서 "스피커폰으로 계속 걸었더니 그나마 연결이 됐는데 대출 담당자가 아니라 정확한 내용은 모른다고 하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소상공인들이 많은 남대문시장이나 동대문쪽의 시중은행 지점에 특히 문의가 폭주했다. 대출 상담을 하기 위해 직접 지점으로 찾아오는 고객들도 많지만, 전화 문의도 많다. 하지만 대출 상담 인력은 제한된 탓에 전화 연결도 어려운 상황이다.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 자영업자 신용지원 실시 1일부터 대대적 홍보 했지만, 시스템 구축은 6일부터네일샵을 운영하는 B씨는 초저금리 코로나 대출 기사를 지난 달 31일 읽고 기업은행에 문의를 했지만 "그런 대출을 모른다"는 답변만 들었다. B씨는 "정부의 대출 지원도 한도가 있을 것 같아 1일 새벽 4시에 소상공인 지원센터에 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B씨는 "매달 임대료와 공과금은 그대로인데 수입은 기존의 20% 수준으로 급감했다"면서 "1일날 시행되는 것이어서 기사를 보고 바로 물어봤는데도 직원이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각 지점에 지침은 다 내려갔고, 현재는 접수만 하고 있다. 심사가 6일부터 가능하기 때문"이라면서 "간편보증 시스템이라고 해서 보증 재단 방문 없이 기업은행에서 원스톱 대출 받는 시스템 구축이 그때부터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코로나19로 쓰러져 가는 자영업자를 위해 신용 지원을 한다고 대대적 홍보를 했지만, 구체적 과정 등을 알리는데는 미비해 실제 이용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형 소상공인이 지역 신보 방문 없이 바로 기업은행에 대출을 신청하면 대출을 해주는 시스템이 그때 갖춰진다"면서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현장 지원과 어려움 해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주요 시중은행의 초저금리 대출 상품은 다른 초저금리 대출 상품과 중복 신청할 수 없다. KB국민·우리은행은 만기 연장은 가능하지만, 이차보전이 되지 않아 만기 연장할 때는 지금과 같은 초저금리로 대출은 할 수 없다. 신한은행은 아예 만기 연장이 불가능하다.시중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