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보건당국이 실내공간에서 에어컨을 틀더라도,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부가 오는 13일 대학입시를 앞둔 고3 학생들부터 순차적 등교를 결정하면서, 에어컨 가동 여부는 '교실 방역'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6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저희의 판단은 에어컨을 사용하더라도 수시로 창문을 통해 환기를 같이 시키면, 사용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계속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에어컨 사용 시 주의사항들을 좀 더 정교히 만들어 안내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연구에 의하면 에어컨 바람의 환류 때문에 비말(침방울)이 좀 더 확산돼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멀리 전파될 수 있지 않냐는 문제 제기가 된 상황"이라며 "아직 많은 연구나 실험이 진행된 상태는 아니고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중국 광저우 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팀은 지난 1월 한 식당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확진자 10여명에 대한 연구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에어컨 바람이 지나가는 길목에 배치된 테이블에 앉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은 "에어컨 바람이 침방울에 의한 코로나 전파를 촉발했다. 실내 공기가 어느 방향으로 흐르는지가 주요 변수"라며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을 통한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코로나19 브리핑하는 정은경 본부장.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중국의 연구도 한 식당에서의 사례를 분석한 건데, 그 식당의 특징도 에어컨은 틀었지만 창문이 없어서 환기를 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에어컨을 쓰더라도 충분히 자주 환기를 시키는 걸로 예방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방대본은 '생활방역'(생활 속 거리두기)을 위한 '핵심 5대 수칙'에도 주기적 환기와 소독을 포함시키는 등 실내 환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왔다.
한편 공기청정기 사용 적합성을 놓고는 "아무래도 필터 관리가 안 되거나 오염됐을 경우,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용을 제한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다"며 사용지침에 대해 좀 더 정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지난 3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는 순환식 공기청정기나 에어컨이 코로나 감염을 더 확산시킬 수 있다며 에어컨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이달 초부터 한낮 기온이 20도를 훌쩍 넘는 등 '초여름 날씨'에 접어든 상황에서 교실 내 에어컨을 작동하지 않는 '찜통 수업'이 가능하냐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에어컨 사용이나 마스크 착용 등 여름철에 맞는 방역 지침을 만들어 안내한다는 방침이라며 "에어컨을 가동하되 휴식 시간마다 환기를 하거나 일부 창문을 열어 놓는 등의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