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 사람에서 열린 후원금 논란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정의기억연대가 12일 공식 입장을 내고 기부금 집행 투명성 논란부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법인존치 논란까지 각종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의연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실체 없는 의혹 제기를 바로잡고자 구체적인 사업 내용과 재정지출 등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해드렸지만, 일부 언론은 정의연에 심각한 도덕적 문제가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은 30년 운동의 회환이 담긴 피해자의 '말'을 의도적으로 악용해 '진실공방'으로 사태의 본질을 호도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의연과 위안부 피해자들의 30년 운동을 무력화하는 셈"라고 비판했다.
먼저 정의연은 회계 투명성 논란에 대해 다시 한번 해명했다.
현재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 자료에 따르면 정의연의 2018년 '기부금품의 모집 및 지출 명세서'에는 기부금 수혜 인원이 '99명' '999명' 등 임의의 숫자로 기재돼 있다.
이에 정의연은 "기부금품의 지출명세서 구분 코드는 수혜자에 지출하는 장학, 학술, 사회복지, 문화, 기타와 각종경비로 지출되는 인건비, 임대료 기타로 구분된다"며 "수혜 인원을 9999명으로 기재한 것은 정의연의 사업 중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기타' 사업비용을 입력할 때 사용되는 통상적인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정의연이 맥주 체인점 '옥토버훼스트'를 운영하는 디오브루잉주식회사에 2018년 3339만 8305원을 지출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정의연이 국세청에 작성해 제출하는 기부금품 지출명세서란에는 대표 지급처 한 곳만을 작성하게 되어 있다"며 "보도에 나온 3300만 원은 50개 지급처에 지급된 모금사업비 지출 총액이고 사업비 지출액이 가장 큰 후원의 밤 지급처인 디오브루잉주식회사를 대표 지급처로 적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22억의 공시가 누락됐다는 지적에 대해서 정의연은 "회계처리의 오류가 아니라, 회계감사를 마친 회계자료를 국세청 공시에 입력하는 과정에서 누락이 발생한 것"이라며 "국세청의 재공시 명령에 따라 이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의연의 2018년도 '기부금품 모집 및 지출명세서'에는 22억 7300만 원의 기부금 수익을 2019년도로 이월한다고 명시됐지만, 2019년도 '기부금품 모집 및 지출 명세서'에는 이월된 잔액이 '0원'으로 표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시 누락'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정의연은 정대협의 법인이 남아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정의연은 "2018년 7월 정대협과 정의기억재단이 통합해 출범했지만, 정대협의 법적 해산에 대한 행정조치를 진행하는 과정이 지체됐다"라며 "2019년 정대협의 부설기관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기로 했고, 박물관 운영법인 기능으로 정관변경을 외교부에 제출해 승인받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정의연은 2015년 한·일 합의 당시 외교부 관료들을 인용한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한일 합의 당시 '의례적인 방문'과 '진전 없다'는 성의 없는 답변밖에 듣지 못했던 정부의 의견수렴 과정 생략에 항의하고자 요청했던 정의연의 면담을 '15회에 걸친 피해자 의견수렴'으로 호도하며 윤미향 전 정의연 대표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