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영화 '인 투 더 와일드'(2007)에 등장해 유명해진 야생 속 버려진 버스가 결국 '강제 구출'됐다.
관광객들이 이 버스를 보겠다며 위험을 무릅쓰고 몰려든 탓이다.
19일(현지시간) AP통신·CNN 등에 따르면 미국 알래스카 주방위군은 지난 18일 CH-47 치누크 헬리콥터를 동원해 '페어뱅크 버스 142' 혹은 '매직 버스'로 알려진 이 버스를 하늘길을 통해 숲 밖으로 빼냈다.
이 버스는 알래스카의 가장 큰 도시 앵커리지에서 북쪽으로 402㎞ 떨어진 데날리 국립공원 보호지역에 놓여 있었다.
이 버스는 실존 탐험가 크리스토퍼 맥캔들리스의 삶을 그린 책과 영화 인 투 더 와일드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24세 청년 맥캔들리스는 미 동부에서 대학 졸업 후 안락한 삶을 버리고 서부 야생 탐험을 떠났다가 1992년 알래스카에서 이 버려진 버스를 발견하고는 114일간 버스 안에서 지냈다.
그는 집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데날리 국립공원 보호지역을 가로지르는 테크래니카 강 물이 불어나면서 길이 막히자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돼 결국 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그가 숨진 채 발견됐을 때 그의 곁에는 탐험 일지가 놓여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1996년 책이 출판됐다. 뒤이어 2007년 배우 겸 감독 숀 펜이 이를 영화로 옮겼다.
그러자 이 버스를 보겠다는 사람들이 야생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문제는 맥캔들리스의 발목을 잡았던 테크래니카 강이었다.
2010년 스위스에서 온 여성 관광객 1명, 2019년 벨라루스에서 온 여성 관광객 1명이 이 강에 빠져 익사했다.
알래스카 당국은 이들 외에도 2009년 이후 이 버스를 찾아나선 15명이 조난됐다 구출됐다고 밝혔다. 그들 중에는 심각한 동상에 걸린 이도 있었다.
당국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 버스가 가진 의미를 안다"면서도 "그러나 이 버스는 위험을 초래하고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해 대가를 치르게 하는 버려지고 망가진 자동차일 뿐이며,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목숨이 희생됐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1940년대 만들어진 이 버스는 1961년에 버려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야생을 탐험하는 이들의 긴급 피난처로 사용돼왔다.
당국은 숲 밖으로 빼 온 이 버스를 어디로 옮겨놓았는지 공개하지 않았으며, 향후 어떻게 처리할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