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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14년 돈모아 집사려는데 그 집은 또 두배 올라 저만치..

사회 일반

    [시선] 14년 돈모아 집사려는데 그 집은 또 두배 올라 저만치..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6월 19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강유정 (강남대 교수), 최민석 (소설가)

     


    ◇ 정관용> 매주 금요일 날카롭고 예리한 시선으로 다양한 사회, 문화 현상들을 짚어보는 강유정, 최민석의 <시선> 시간입니다.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 소설가 최민석 작가, 어서 오십시오.

    ◆ 강유정> 안녕하세요, 강유정입니다.

    ◆ 최민석> 안녕하세요, 최민석입니다.

    ◇ 정관용> 이거 물어봐도 되나요?

    ◆ 강유정> 묻지 마세요.

    ◇ 정관용> 묻지 말라고요?

    ◆ 최민석> 물으실 수는 있죠. 저희가 묵비권을 행사해도 된다면.

    ◇ 정관용> 지금 청취자들은 무슨 얘기지 하실 거예요. 오늘 우리가 이야기 나눠볼 주제가 집. 한국인에게 집이란. 부동산이란 무엇인가 이 주제거든요. 그래서 제가 두 분한테 물어보려고 했던 건 집 있으시냐, 없으시냐 그런 건데. 안 물어볼게요. 왜 이렇게 집은 계속 뛰어요?

    ◆ 강유정> 그게 좀 간혹 주식이나 이런 것들도 보면 숫자로 보일 때 있잖아요. 저희가 말 그대로 펜을 하나 산다거나 라면을 살 때 거래하는 돈의 가치가 아니라, 아 저건 숫자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천정부지로 솟는 집값이라는 게 실감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 집이란 문제 정말 오래된 문제인데 저는 이제 한국 문학을 읽다 보면 박완서 작가 [나목] 있잖아요. 읽다 보면 제가 그 소설을 읽다가 현저동이라는 곳을 다시 지도를 펼쳐서 살펴봤어요.

    ◇ 정관용> 서대문구 현저동.

    ◆ 강유정> 맞습니다. 그런데 그 동네만 하더라도 성 밖이라서 그러니까 이북에서 내려오신 분들 혹은 피난민들이 막 달동네로 살았던 곳이고 그래서 역에서 어머니가 집까지 일꾼을 사서 짐을 나르는데 일꾼이 막 퉤퉤 거립니다. 도대체 이놈의 달동네까지 짐꾼을 시키다니 이거 돈을 줘도 안 가겠다라고 툴툴 거리는데.

    ◇ 정관용> 서울역에서 현저동?

    ◆ 강유정> 맞습니다. 사실 굉장히 가까운 거리이기도 한데 산을 올라가야 하니까 박완서 작가가 성 안에 사는 친구들을 굉장히 부러워하는 얘기들이 나오는데 그때도 역시나 집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구나. 그때는 또 성 밖에 살던 박완선 작가가 성 안에 살던 사람들을 부러워했나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정관용> 어쨌든 피부에 와 닿는 금액 단위가 아니라 그냥 숫자에 불과한 것처럼 보인다. 도저히 손으로 못 잡는 거다. 강유정 교수는 지금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네요.

    ◆ 강유정> 맞습니다.

    ◆ 최민석> 저는 오늘 이제 주제가 부동산이라서 과연 어떻게 하면 이제 보통의 사람이 집을 장만할 수 있는가 계산을 좀 해 봤는데 역시 이따가 기회가 되면 얘기하겠지만.

    ◇ 정관용> 지금 얘기해 보세요.

    ◆ 최민석> 그래요? 지금 제가 사는 집을 기준으로.

    ◇ 정관용> 어디 사세요?

    ◆ 최민석> 저는 합정동에 살고 있는데 길을 하나만 건너면 망원동이거든요. 그래서 망원동에 작은 아파트 20평대 초반을 산다고 가정했을 경우에 대출을 40% 전부 다 받는다고 치면 현금이 4억 2000 정도 필요하더라고요. 그런데 만약에 현금을 4억 2000을 모으려면 그러니까 연봉이 6000이라고 가정을 했을 경우에 이렇게 저렇게 다른 데 육아비로 쓰고 하면 3000을 1년에 모은다 치면.

    ◇ 정관용> 그것도 힘들죠.

    ◆ 최민석> 그렇죠. 그것도 힘들죠. 그런데 4억 2000을 모으려면 14년이 걸려요. 그런데 14년이 걸려서 4억 2000을 모으면 그 사이에 자녀들이 커버리거나 자녀들이 크면 이제 좀 더 넓은 평수가 필요하거나.

    ◇ 정관용> 그보다 전에 14년 걸려서 4억 2000 모아놓았잖아요.

    ◆ 최민석> 가격이 또 뛰죠.

    ◇ 정관용> 그 아파트값이 벌써 한 2배 될 수도.

    ◆ 최민석> 그러니까요. 이게 평생 시지프스의 형벌처럼 시지프스가 이제 바위를 밑에서부터 언덕 위에까지 올리면 다시 굴러 떨어지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평범한 시민에게는 시지프스의 형벌처럼 끝나지 않는 희망고문인데 그래서 과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당연히 주택시장에서 매매거래는 왕성하게, 이 표현은 좀 그렇지만 계속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러면 현실적으로 만약에 얼마를 모아서 사야 되냐 생각해 보니까 만약에 1년에 6000만 원씩 모으면 7년을 모으면 4억 2000이 되잖아요. 그러면 1년에 내가 6000만 원을 모으려면 내가 1년에 얼마를 벌어야.

    ◇ 정관용> 1억쯤 벌어야죠.

    ◆ 최민석> 그렇죠. 그래서 제가 우리나라 근로자 중에 연봉 1억 이상의 사람들의 비율을 찾아보니까 2018년 자료인데.

    ◇ 정관용> 공부 많이 하셨네.

    ◆ 최민석> 금방 찾을 수 있어요. 3.2% 사람이에요.

    ◇ 정관용> 맞아요.

    ◆ 최민석> 그러니까 결국은.

    ◇ 정관용> 소설가는 꿈도 못 꾸죠?

    ◆ 최민석> 쉽지가 않죠.

    ◆ 강유정> 소설가 중에 차곡차곡 모아서 집 사는 분들 꽤 많습니다. 대신에 서울에 지금 말씀하신 합정동은 아니죠. 그런데 얘기하다가 제가 원고를 받고 가장 처음 느낀 게 우리는 집이라는 제목으로 얘기를 하고 있는데 대부분 아파트만 얘기해요. 그러니까 여기서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집값도 엄밀히 말하면 아파트값이거든요. 그런데 과거를 돌이켜보면 집이 아파트였던 게 생각보다 아주 오래된 일은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제가 최초의 아파트 찾아보니까 1930년대 일제시대 때 지어진 가운데가 이렇게 뻥 뚫려져 있는 회현에 있었던 아파트더라고요. 그래서 그 아파트 이름 자체도 일본어라 제가 기억을 못 하는데 미쿠니아파트라고 1930년에 지어졌는데 우리한테 알려져 있는 건 와우아파트도 있고, 무너진. 그리고 나서 1970년대부터 소위 말하는 강남에 반포아파트도 생겨지게 됐는데. 제가 어렸을 때 제 일화를 하나 얘기드리면 아버지가 갑자기 은마아파트라는 데로 이사를 가자고 했어요. 저희 집이 면목동이었는데 어머니가 땅을 안 밟고 살 수 없다면서.

    ◇ 정관용> 반대하셨어요?

    ◆ 강유정> 굉장히 극구 며칠 금식 투쟁을 하시면서 이사 갈 수 없다.

    ◇ 정관용> 그래서 결국 안 갔어요?

    ◆ 강유정> 안 갔죠. 그래서 지금도.

    ◇ 정관용> 어머니 때문에 갑부되실 기회를 놓쳤구나. (웃음)

    ◆ 강유정> 대치동을 지날 때마다 어머니가 그때는 아파트 가면 죽는 줄 알았다라고 얘기를 하셔요. 그런데 이게 뭐냐 하면 생각보다 아파트가 곧 집이라는 이 등치 개념이라는 게 일반화된 게 아주 오래되지 않은 한 세대 전만 하더라도 집은 마당 있는 집이었다라는 거죠.

    ◆ 최민석> 그게 사실 거의 불가능한 거죠. 우리처럼 국토가 좁은 나라에서 사실 지방분권화가 완벽히 이루어졌다고 해도 지방의 경제 활성화 그다음 지방에서 누릴 문화적 토양이 충분히 갖춰져야 골고루 살 수 있는데 결국은 서울에서 1000만 밑으로 떨어졌다고 해도 결국 5분의 1이 서울에서 사는 거고 그러면 땅은 좁고.

    ◇ 정관용> 수도권, 수도권.

    ◆ 최민석> 그렇죠.

    ◇ 정관용> 다 합하면 절반이 살잖아요, 2500만이.

    ◆ 최민석> 그러니까 땅은 좁고 사람이 많으면 위로 더 올라가거나 밑으로 더 내려갈 수밖에 없는 건데 위로 더 올라가니까 아파트밖에 현실적인 답이 없는 건데. 다른 얘기인데 제가 여기 들어오기 전에 자료를 좀 보려고 검색을 해 보니까 말씀하신 아파트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그 아파트가. 40년 동안 쌀값은 3배 올랐는데 그 아파트가 84배 올랐다.

    ◇ 정관용> 은마아파트.

    ◆ 강유정> 상징적인 존재가 되어 버렸죠.

    잠실 아파트 (사진=자료사진/박종민기자)

     


    ◇ 정관용> 지금도 우리가 집, 부동산 얘기하면서 돈 얘기와 함께 다 하고 있는데 결국 우리 국민 속에, 머릿속의 집이란 부동산이란 내가 사는 곳 또 이용하는 곳이 아니라 재산가치, 재산증식의 수단 이렇게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다 들어 있는 것 아닌가요? 어쩌면 재산증식의 수단이라는 게 더 강한 것 아닌가요?

    ◆ 강유정> 그러니까 집을 사려고 애를 쓰는 이유는 현실적으로 전세로 살 경우에는 전세금을 빠듯하게 모아서 시작했을 때 전세금은 계속 오른다. 그래서 또 다음에 빚을 내든 아니면 무리해서건 이사를 가야 하는데 그럼 집값 역시도 따라잡을 수 없이 높아지다 보니까 사람들이 느끼는 박탈감이 너무 크다라는 거죠. 그래서 결국은 이래서 방금, 최민석 작가님이 말씀하신 것에 저는 거의 답이 있는 것 같아요. 일을 해서 모아서 돈보다 집을 하나 장만했을 때 벌어주는 돈이 훨씬 크기 때문에 이건 전혀.

    ◇ 정관용> 기를 쓰고 사려고 하는 거고.

    ◆ 강유정> 사람들의 욕심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인 거죠. 그러니까 왜 사람들이 욕심을 내느냐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하고 그리고 요즘에 워낙에 노동 유연화가 더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니까 더 매달리는 것 같아요. 옛날처럼 한 직장으로 평생 정년퇴직까지 하는 것도 조금 달라지고 있게 됐고 또 어떤 기업 입장에서는 유연화라고 하지만 고용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안한 상황인데 결국 집 하나를 일하는 동안 마련하지 못한다면 노후 문제라든가 또 인생이 길어진 것도 문제인 것 같아요. 대개 100세 인생이라고들 하는데 그래서 그런 여러 불안정성과 겹쳐서 사람들이 더 집에 대한 열망과 욕망이 모여들지 않나 싶습니다.

    ◆ 최민석> 저는 집에 관련된 이 한국인의 심리 중에 가장 큰 키워드 중의 하나가 불안감이라고 생각을 해요.

    ◇ 정관용> 내가 안 사면 금방 뛸 거고.

    ◆ 최민석> 그렇죠. 그것도 그렇고.

    ◇ 정관용> 살 곳이 없고.

    ◆ 최민석> 부동산 계약이 세입자에게 굉장히 불리하게 되어 있거든요.

    ◇ 정관용> 맞아요, 공공임대 같은 게 너무 적으니까.

    ◆ 최민석> 예컨대 벨기에나 독일 같은 경우에는 집값이 그러니까 내가 내는 임대료가 많이 오르지 않고 그리고 독일 같은 경우는 마음만 먹으면 내가 세입자로서도 한 집에서 평생 살 수가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이제 계약이 보통 전월세가 2년 단위로 갱신이 되는 거고 집은 안 그렇다고 쳐도 주변에 있는 영세 상인들이 건물주의 요구에 의해서 갑자기 쫓겨나는 경우를 보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이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신 이런 게 확산되면서 일단은 내 집이 없으면 내가 불안하다, 이게 첫 번째이고.

    ◇ 정관용> 살 곳이 없으니까.

    ◆ 최민석> 인간이 당연히 잘 데가 필요한데. 그 불안감이 크고 두 번째는 그러면 결국은 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집을 장만을 해야 되는데 장만을 해야 될 적기가 언제인지 모르겠다는 거죠. 왜냐하면 계속 집값은 그러니까 끊임없이 상승을 해 왔기 때문에 항상 지금이 마지막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 이중불안이 결국은 한국에서의 주택시장.

    ◇ 정관용> 집에 대한 집착. 그러니까 모든 국민이 또 집에 대한 집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건드리기만 하면 또 폭발적으로 뛰는 거예요.

    ◆ 최민석> 풍선효과가 나는.

    ◆ 강유정> 영화 기생충이 사실은 그래서 아카데미까지 받은 게 아닙니까? 결국 집의 문제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여러 계층적, 계급적 다양성을 보여줬다라는 건데 반지하방이라는 걸 설명하기가 굉장히 힘들었다고 하지만 우리한테는 사실 반지하방이 현실이기도 하고 또 주거환경 내지는 복지를 생각해 보자만 고시원 같은 곳에서 사람이 살 만한 환경인가, 생태학적으로 따져보면 정말 좀 사람이 살기에는 너무 좁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창 있는 방이면 조금 더 나은 환경으로 얘기가 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1970년 영화 [겨울여자]를 보면 되게 흥미로운 게 2층 집에 굉장히 살던 부유한 여대생 이화가 굉장히 세련된 연애를 하는 의미로 대학 강사인 남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로 가게 되거든요. 이제 그런 부분에서도 보면 언제나 좀 우리 문화 안에서는 집이 그 사람의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를 라이프스타일을 상당히 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많이 쓰여왔었던 거죠. 그래서 최인호 작가 타인의 방을 보더라도 여기서 방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아파트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원래 원초적 의식 구조 속에 한국인에게는 아파트는 방과 다를 바가 없는 겁니다. 왜냐하면 문을 열자마자 신발 벗고 들어가는 구조이니까 여기는 방이었는데 어떤 의미에서 연세 드신 분들은 좀 집을 정리하고 이제 전원주택으로 나가려고 하는 이런 경향들도 많이 생기는 게 저는 고시원은 좁아서 문제지만 아파트는 그럼 사람이 살기에 정말 친환경적인가. 정말 사람의 생태에 맞는가라고 생각하면.

    ◇ 정관용> 공기흐름 같은 게 안 좋죠.

     


    ◆ 강유정> 결코 그것 역시도 사람의 생태에 좋지 않은 한국의 대개 기형적 주거 형태는 맞는 듯합니다.

    ◇ 정관용> 결국은 우리 젊은 세대들은 부동산에 대한 인식이 좀 바뀌나 하는 생각이 있었던 때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 또 안 그런 것 같더라고요.

    ◆ 최민석> 그게 이제 뭔가 대안이 있으면 생각이 바꿀 수 있는데 젊은층에서는 현실에 압도되는 거죠. 그러니까 결국은 이게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와 연결되는데 자본주의 병패가 누적된 사회에서는 계급이 상속됩니다. 그러니까 계급이 상속되다 보면 젊은층들이 뭔가 입신양명해서 자기의 의식주 중에 의와 식은 별 문제 없이 해결할 수 있어도 주의 문제에 부딪히면 그 주의 문제를 입신양명한 자신의 어떤 그 자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큰 벽에 부딪히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결국은 자기 출생 성분에 대한 문제로 가는 건데. 이건 엄청난 좌절감이라고 해요. 자신의 노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근본적인 철학적 문제이기 때문에 이게 또 한국인의 스트레스로 굉장히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이제 한때는 젊은층들이 집은 그냥 이용하는 곳이다. 굳이 안 사도 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못 사니까. 그런데 요즘은 또 그렇지도 않다는 거예요.

    ◆ 강유정> 그러니까 우리 세대가 그 세대였는데요. 그러니까 막 결혼을 하기 시작하던 70년대생이 30대가 시작될 때 많은 분들이 이런 얘기도 했어요. 버블 꺼질 거다 그러니까 집 사지 말자, 차라리 노후 연금을 제대로 들어두는 게 낫지 해서 그런 게 조금 유행처럼 퍼져서 다들 다른 재테크 수단을 원했던 게 좀 저의 세대가 한참 막 결혼을 시작할 때쯤이었는데 그게 보기 좋게 배신을 당한 거죠.

    ◇ 정관용> 낭패죠, 낭패.

    ◆ 강유정> 오히려 그때 위험을 무릅쓰고 집을 샀던 친구들을 좀 미련하다고 봤었는데 되레 오히려 집값이 올랐고 여전히. 이제 하우스 푸어라는 말이 그때 생겼어요. 집을 사면 뭐하니 하우스 푸어인데 그 말들에 대해서 배신감을 느끼다 보니까 지금 저는 또 연예인들이라든가 사회적인 어떤 리더분들이 건물을 사서 어떻게 했다, 이런 기사들이 많아지는 것도 굉장히 박탈감을 주는 듯해요.

    ◇ 정관용> 그렇죠. 장래 미래 희망 건물주가 제일 1등이라고 하는.

    ◆ 강유정> 초등학생이 요새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 최민석> 건물주라니.

    ◆ 강유정> 초등학생들이 그래서 우리 아버지가 그러면 좋겠다.

    ◇ 정관용> 지금 이 상황에서는 당분간은 이런 집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은 변하지 않겠죠?

    ◆ 강유정> 변하기 힘들 듯합니다.

    ◆ 최민석> 저도 당분간 지속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저는 한 20~30년 동안 정부가 꾸준히 공공주택 확보와 보급에 노력해서 우리나라 전체 부동산 주택의 한 30%, 40%를 공공이 차지하는 상황으로 만들지 않는 한 인식은 안 변할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참 어려울 것 같아요.

    ◆ 강유정> 그렇죠. 또 개인의 욕망과 또 부딪히는 일이기도 하고 어려운 문제입니다.

    ◇ 정관용> 마지막으로 한국인에게 집이란? 강유정 교수.

    ◆ 강유정> 저는 '네가 사는' 그 집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 정관용> 무슨 뜻이에요?

    ◆ 강유정>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또 건물주 얘기를 한다든가, 없는 사람은 또 있는 사람들을. 언제나 한국인의 욕망이 뭉쳐져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최민석 작가, 집이란?

    ◆ 최민석> 저는 편하게 쉬려고 앉았는데 알고 보니 가시방석. 집이 있어도 결국 은행 것이니까.

    ◇ 정관용> 최민석 작가가 오늘 마지막 시간이라고요?

    ◆ 최민석> 그렇습니다.

    ◇ 정관용> 얼마 안 했는데 왜 금방 또 이렇게.

    ◆ 최민석> 오늘 10번째인데 제가 개인적으로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는데 제 얘기 잘 들어주신 청취자 여러분들께 감사하고요. 두 분과 제작진 여러분들에게도 고맙습니다.

    ◇ 정관용> 갑자기 바쁜 일이 생겼어요? 왜?

    ◆ 최민석> 저는 이제 이 시간에 파티를 좀 하려고요. 농담이고요.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접기로 했습니다.

    ◇ 정관용> 조금 이따가 또 다시 오세요.

    ◆ 최민석> 감사합니다.

    ◇ 정관용> 잘 가라고 인사 안 하세요?

    ◆ 강유정> 저희는 따로 또 한번 진하게 또 잘 가라고 인사를 할 계획이라서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강유정, 최민석의 <시선>은 이제 일단 오늘 막을 내리고요.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 그리고 소설가 최민석 작가. 특히 최민석 작가님 수고 많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민석> 고맙습니다.

    ◆ 강유정>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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