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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용 비말 마스크 풀렸다는데…왜 구하기 힘들까

사회 일반

    여름용 비말 마스크 풀렸다는데…왜 구하기 힘들까

    편의점 입고량 하루 2~3세트…구매수 제한도 없어 '싹쓸이' 사례도
    영세 업체 "원∙부자재 보건용 마스크와 달라…생산 체계 바꿀 여건 안 돼"
    보건용 마스크에 비해 낮은 마진…'500원 짜리' 시장에 뛰어들 동력 없어

    비말 차단 마스크의 편의점 판매가 시작된 1일 서울 중구 세븐일레븐 소공점에 비말 차단 마스크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오늘 2장 입고됐어요. 매대에 올려놓자마자 바로 팔렸죠."

    이달부터 편의점에서도 여름철 쓰기 좋은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또 다시 '마스크 줄서기' 현상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에 판매되는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증 받은 비말 차단용 마스크다. 1세트 5개입으로 판매되며 장당 가격은 600원이다. 비말 차단 마스크는 숨 쉬기 편하고 침방울 차단 효과도 있어 무더위를 앞두고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편의점 입고량 하루 2~3세트…구매 수량 제한도 없어 '싹쓸이' 사례도

    비말 차단용 마스크 편의점 판매 첫날인 1일. CBS노컷뉴스는 서울 시내 편의점을 10군데 이상 찾았지만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1세트도 구할 수 없었다. 물량이 달려 입고조차 안 된 곳이 많아서다.

    서울시 마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업주 A(38)씨는 "오늘 하루에만 '비말 차단용 마스크 없냐'고 묻는 손님이 수십명은 됐다"며 "첫날부터도 이런데 날씨가 더워지면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찾는 손님이 더 많아지지 않겠나. 입고량을 충분히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시민들이 비말(침방울) 차단용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날 오전 미리 배부한 번호표를 소지한 고객에게 장당 500원짜리 마스크를 1인당 1상자(20장)씩 판매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입고는 됐지만 판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된 사례도 있었다. 물량이 너무 적을 뿐 아니라 구매 수량 제한도 없어 한 사람이 '싹쓸이'해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양천구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B(23)씨는 "오늘 2세트 입고됐다. 매대에 올려놓자마자 바로 나갔다. 모레쯤 입고된다고 하는데 그때도 2~3세트 들어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온라인처럼 물건을 내놓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구매 수량 제한도 없어서 당분간은 빈손으로 돌아가는 손님들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도 상황은 마찬가지. 마스크 생산업체 웰킵스는 매일 오전 9시마다 자사 온라인 쇼핑몰에 20만~40만장을 공급하고 있지만 개시한 지 5분도 채 안 돼 물량이 소진된다. 해당 상품 후기에는 "3주 이상 실패를 거듭하다 드디어 구매에 성공했다", "장바구니에 (상품이) 담긴 걸 보고 눈을 의심했다"며 구매 성공을 자축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그만큼 마스크 구입이 어렵다는 의미다.

    ◇영세 업체 "원∙부자재 보건용 마스크와 달라…생산 체계 바꿀 여건 안 돼"

    비말 차단용 마스크 품귀현상이 지속되자 공급량을 늘려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웰킵스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웰킵스는 하루에 온∙오프라인 합쳐서 90만장을 공급하고 있다"면서도 "웰킵스처럼 대량 생산이 가능한 업체가 있는 반면 당장 비말 차단용 마스크 양산 체제로 돌리기 힘든 업체들도 많다. 이 때문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으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식약처가 공개한 보건용마스크∙수술용마스크∙비말 차단용 마스크 허가현황에 따르면 308개 업체가 1951개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공급하는 건 66개 업체∙127개 제품에 불과하다.

    (사진=연합뉴스)

     

    한 영세 마스크 생산업체 관계자는 "원∙부자재 등이 보건용 마스크와는 다르다. 비말 차단용 마스크를 위한 원∙부자재를 즉각 투입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또 여름철이 지나면 수요가 줄어들 텐데 '반짝 장사'를 위해 비말 차단용 마스크 양산 체제로 돌리기엔 부담이 크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보건용 마스크에 비해 낮은 마진…'500원 짜리' 시장에 뛰어들 동력 없어

    낮게 책정된 판매가도 업체들이 비말 차단용 마스크 생산에 뛰어들지 않는 이유로 손꼽힌다. 보건용 마스크에 비해 마진이 적게 남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 대란 때보단 낮은 가격이겠지만 여전히 좋은 조건으로 보건용 마스크를 거래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돼있다"며 "마진을 더 남길 수 있는 루트가 있는데 굳이 '500원 짜리' 시장에 뛰어들려고 하겠나. 영세할수록 (비말 차단용 마스크 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서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어떤 방식으로 비말 차단용 마스크 공급에 개입할지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식약처 김상봉 바이오생약국장은 "보건용 마스크 만큼의 정부 개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비말 차단용 마스크는 보건용 마스크의 보완재이지 대체재는 아니다. 다만 시민들의 불편이 줄어들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제도 설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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