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건물에 에어컨 실외기가 가득 설치돼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올해 '에어컨 시장 전망'은 밝지 않았다. 때아닌 '코로나19' 사태로 일단 소비가 얼어붙었고, 에어컨이 지난 3년동안 해마다 250만대씩 판매가 돼 '성장 한계'를 얘기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실제로 올 1월부터 5월까지 에어컨 판매량은 내수시장이 얼어붙은 탓에 최근 몇년 실적과 비교해 저조했다. 또한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도의 실적에 반비례하는 '격년 주기설'을 내놓는 사람도 있었다. 다시 말해, 에어컨이 1회성 소모재가 아닌만큼 작년에 많이 팔렸으면 올해는 좀 주춤한 판매량을 기록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6월 들어 반전이 벌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가전사들의 올 6월 에어컨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4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여름 역대 최고의 무더위가 예고된 가운데, '에어컨 특수'를 이끌 변수들이 속속 생겨났기 때문이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먼저, 폭염이다. 기상청은 올해 6월~8월 기온은 평년(23.6도)보다 0.5~1.5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해(24.1도)보다 0.5~1도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상청은 폭염(최고기온 33도 이상)이 발생하는 날도 지난해(13.3일)보다 2배 정도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후를 예측하고 있는 APEC기후센터(APEC Climate Center)가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동아시아 전역이 평년보다 더울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에어컨 수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에어컨 판매'에 있어선 오히려 호재로 작용될 공산도 커졌다. 주춤하나 싶었던 코로나19가 최근 지역 사회로의 재확산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방콕(집에만 있음)생활'이 늘어나는 것도 에어컨 판매의 변수가 되고 있다.
학생들이 8월중 짧은 방학에 이어 9월까지도 '온라인 수업'을 들어야 돼 8,9월에도 에어컨 구매량이 쉽게 꺾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가전사들의 '에어컨 판촉'이 7월에 몰려있는 것도 소비자들의 에어컨 구매 시점의 마지노선을 7말~8초로 보고 있기 때문인데, 코로나19 여파로 뜻밖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정부의 '으뜸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환급 사업'도 효자 역할을 할 태세다. 가전사들은 올해 에어컨 신제품을 대부분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으로 갖춰놓았다. '으뜸효율 환급사업'을 겨냥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여름철 전기료 폭탄'을 걱정할 수 밖에 없는데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을 살 경우 구매비용의 10%(30만원 한도)까지 돌려받을 수 있어서 '1석 2조'가 되는 셈이다.
무더위 앞두고 에어컨 판촉 행사 돌입.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가전사들의 '7월 에어컨 판촉'도 뜨겁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부터 열흘간 '무풍에어컨 여름 특별 행사'를 진행하는데, 무풍에어컨 갤러리∙클래식 제품 중 행사 대상 모델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최대 70만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다 으뜸효율 가전제품일 경우 추가 환급까지 가능해 최대 100만원 상당의 혜택을 받게 된다.
LG전자의 경우, 'LG 휘센 20주년 브랜드 감사 행사'를 통해 2020년형 신제품 구매시, 최대 50만원 상당의 캐시백 제공한다. 으뜸효율 환급 에어컨을 살 경우에는 최대75만원 혜택(환급금 30만원 + 캐시백 45만원)이 주어진다.
위니아에이드도 오는 16일까지 위니아 전문점(위니아딤채 스테이)에서 '에어컨 대전'을 열고 에어컨 구매 고객에게 최대 15만원의 제휴카드 7% 청구할인 행사와 무이자 할부(최대 36개월), 위니아 포인트 추가 적립(최대 20만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같은 사정을 고려해, 업계는 올해 에어컨 판매가 평년보다 다소 늦은 6월부터 탄력을 받았지만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의 25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6월부터 에어컨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주야 교대 근무 등 에어컨 생산라인을 완전가동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