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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합병 최종 결정을 연기한 데 대해 "제주항공 경영진이 사실상 구조조정을 지휘하며 이스타항공의 직원 1천명을 거리로 내몬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다른 길을 찾아 나서기로 결정할 때 그간의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17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제주항공 경영진의 딜클로징 결정 연기는 비양심과 무책임의 극치이고 자본의 냉혹성과 악랄함을 보여줄 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제주항공경영진은 파산의 위협을 강조할수록 체불임금 등 미지급금을 더 많이 후려칠 수 있고 1천600명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고용을 빌미로 경영권을 독점하는 방식으로 더 많은 정부지원금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설령 이 계획대로 되지 않아도 이스타항공을 파산시켜 저비용항공시장에 독점적 지위를 강화할 수 있기에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 죽건 말건 시간을 끌며 버티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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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그럼에도 이스타항공노동자들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고통분담을 자청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또다시 최종결정 연기"라며 "결국 제주항공경영진이 1천600명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인질삼아 마른 수건 쥐어짜듯 잇속을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정부 여당에도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노조는 "제주항공 경영진이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짓밟으며 사태를 파국으로 내몰 때까지 방치한 문재인 정부와 여당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임금체불에도 고용노동청은 아무런 대책 없이 매각협상만 바라보고, 국토교통부도 3개월째 책임 더넘긱기 공방을 계속하며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했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제이상직의원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노동자들을 농락하며 짓밟고, 정부와 여당마저 우리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할 지라도 우리는 끝까지 투쟁해 소박하고 정당한 일터를 지킬 것"이라며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조종사노조는 다음 주부터 서울 마포구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와 집회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