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세계기아지수' 보고서. (사진=연합뉴스)
전세계에서 기후변화와 분쟁 등으로 6억9천만명이 만성 기아에 시달리고 있으며 1억3천5백만명이 심각한 식량 불안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인구가 77억명 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10명 중 1명꼴로 만성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아일랜드의 국제인도주의단체 컨선월드와이드는 12일(현지시간) 독일의 세계기아원조와 함께 이같은 내용의 '2020년 세계기아지수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 등 조사대상 132개 국가 가운데 차드와 동티모르 등 31개 국가의 기아 수준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기아 상태에 따라 '극히 위험', '위험', '심각', '보통', '낮음'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기아상태가 가장 심각한 국가는 분쟁과 잦은 가뭄을 겪고 있는 차드이고 만성적인 식량불안을 겪고 있는 동티모르와 마다가스카르 등도 기아지수 상 '위험'으로 분류됐다.
식량불안을 겪고 있는 나라들.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아이티와 모잠비크,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레소토, 아프가니스탄, 나이지리아 등이 그 뒤를 이어 기아가 심각한 톱10 국가에 들었다.
순위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분쟁이나 정치불안 등의 이유로 데이터 수집이 어려운 국가 중 남수단과 부룬디, 소말리아, 시리아 등 8개국은 '잠정 위험' 국가로 지부티와 기니, 기니비사우, 라오스 등 9개국은 '잠정 심각' 국가로 분류됐다.
북한은 세계에서 12번째로 기아 위험이 높은 국가이자 '심각' 단계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에서는 동티모르와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세 번째이다.
북한은 특히 영양결핍 인구비율이 47.6%로 전 세계에서 아이티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미닉 맥솔리 컨설월드와이드 최고 경영자는 "이번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영향을 반영하기 전 데이터를 기초로 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올해 기아 상황은 더 심각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또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이외에도 사막 메뚜기의 비정상적인 발생이 올해 동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의 식량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보고서 특별에세이 작업에 참여한 영국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왕립국제문제연구소)는 '굶주림 제로'(Zero Hunger) 이행을 위해서는 보건과 지속가능한 식량 시스템을 연결한 통합적 접근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