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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가해 기업 소속 직원들이 참사 이후 온라인 등에서 피해자를 사칭, 피해자들의 동향을 사찰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회(사참위)는 13일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소속 직원들이 가습기살균제피해자 온라인 모임에서 피해자를 사칭하고 피해자 및 피해자단체 동향을 파악해 온 행위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수사요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수사요청 대상자들은 이들 기업에서 '가습기살균제참사 이슈 대응 및 피해자 소통' 업무를 담당해 온 직원들이다. 이들은 피해자가 아님에도 피해자라고 속여 '가습기살균제 항의행동 밴드' 등 온라인 모임에 가입한 후 지속적으로 게시글을 열람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제3자 명의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들은 본인들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이라고 주장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참위 조사 결과 해당 직원과 그 가족 구성원들이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를 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취합한 정보가 상부에 보고되는 등 기업 차원에서 관여한 정황도 드러났다. 사참위는 이에 대한 수사도 필요하다고 수사요청서에 함께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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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참위에 따르면 애경산업 소속 직원은 지난해 초쯤 피해자 온라인 모임에 가입한 후 피해자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해 애경산업 임직원들이 속해 있는 SNS 단체방에 보고했다.
또 SK케미칼의 경우 올해 1월쯤 담당 직원이 사참위로부터 출석요구를 통보받자 해당 직원의 업무용 PC를 교체하기도 했다. 이 직원은 사참위 조사과정에서 온라인 모임 접속에 사용한 휴대전화가 아닌 다른 휴대전화를 제출하기도 했다.
최예용 가습기살균제참사진상규명소위원장은 "가해 기업들이 참사에 대한 책임은 회피한 채 피해자를 사칭하고 사찰한 행위는 또 다른 형태의 2차, 3차 가해"라며 "피해자들에 대한 가해기업들의 생각이 어떠한지 그 단면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기업은 피해자 사찰이 아니라 피해자들과의 진정한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은 참사 발생 이후 사내에 '가습기살균제 TF'를 꾸려 국회 국정조사와 검찰 수사, 피해자 및 언론 등에 대응해 왔다. 이 과정에서 증거인멸·증거은닉 등이 이뤄져 애경산업의 경우 대표와 관계자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SK케미칼 관계자들은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