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관련 없음(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최근 생존 수영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충북 청주지역에도 어린이 수영장이 우후죽순 늘고 있지만 정작 수영장 내 안전관리에는 구멍이 생겼다.
부실한 매뉴얼과 강사들의 안일한 대처가 겹쳐 어린이가 물에 빠져 목숨을 잃을 뻔한 사고를 불렀다.
지난 15일 오후 5시 40분쯤 청주지역 한 어린이 수영장에서 A(4)양이 물에 빠졌다.
사건의 발단은 A양이 보호 장구를 벗고 화장실을 다녀오면서부터다.
당시 담임 강사는 A양의 보호 장구를 벗겨준 뒤 화장실을 혼자 들여보냈다. 그러고는 다른 아이들 쪽으로 자리를 떴다.
이후 A양은 화장실에서 나온 뒤 강사를 찾아 두리번거리다 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물속으로 들어갔다.
처음 물에 들어간 곳의 수심은 107cm 키의 A양 가슴(80cm 정도)까지였지만, 담임 강사가 있던 곳은 어른이 겨우 설 수 있을 정도로 깊었다. 강사는 당시 이곳에서 잠수 수업을 하고 있었다.
바닥이 계단식인 터라 A양은 수영장 중앙에 다다르자 이내 허우적거리기 시작했다.
힘이 빠진 A양은 그대로 물속으로 들어갔고, 정신을 잃은 채 무려 1분 넘게 잠겨있었다.
A양이 한동안 허우적거리는 동안 주변에 다른 강사 3~4명도 있었지만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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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강사는 A양이 돌아오지 않자 뒤늦게 화장실을 둘러봤고, 물속에 있던 A양을 발견해 급히 응급처치를 실시했다.
A양은 심폐소생술을 통해 피를 토한 뒤 가까스로 호흡이 되돌아왔으나 이미 폐에는 물이 가득 차버린 상태였다.
A양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현재까지도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다행히 빠르게 안정을 찾으며 회복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스스로 호흡이 버거운 상황이다.
A양의 부모는 CCTV를 통해 당시 사고 상황을 목격한 뒤 부실하고 안일한 대처가 부른 '예견된 사고'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영장 측이 별도의 안전 요원이나 감독관을 배치하지 않고 강사들에게만 교육과 안전을 모두 맡겨 왔다는 게 부모의 주장이다.
또 통상 안전을 위해 사다리를 이용해 물 밖으로 나온 뒤 이동해야 하지만, 강사들마저 물속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등 기본 수칙을 어기는 모습을 보였다.
부모는 A양이 평소 강사들의 이런 모습을 보고 무심결에 따라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양의 부모는 "수영장에 있는 안전 매뉴얼이라고는 사고 발생 시 응급처치 요령이 전부였다"며 "안전 관리에 대한 최소한의 업무 분장도 없다는 것을 수영장 측이 모두 인정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영장 측은 A양이 물에 빠진 시간이 애초 55초라고 밝혔지만, 부모가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1분 34초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영장 측은 안전시설이나 관리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수영장 관계자는 "안전 요원이 별도로 배치돼 있다"며 "시설 내 안전 관리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관할 구청은 지난 8월 해당 시설에 대한 안전 점검을 벌였지만, 이마저 구두 확인에 그쳤다.
구청 관계자는 "점검 당시 시설 관계자로부터 수영장 내 감시탑과 수상 안전 요원이 배치돼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다만 실제 강습 동안 안전 요원이 활동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영장 측 강사들을 상대로 과실 여부를 조사한 뒤 입건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