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렬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진짜 검찰개혁은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신임 부장검사들에게 강연했다. 같은 날 추 장관이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를 지적한 이후 나온 발언으로, 추-윤 갈등이 또 커지는 모양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진행된 신임 부장검사 30명 대상 리더십 교육에서 "검찰개혁의 비전과 목표는 형사법 집행 과정에서의 공정과 평등을 보장하고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해 국민의 검찰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윤 총장은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공정한 수사"를 직접 언급하며 검찰개혁의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추 장관이 최근 검찰 내부의 반발 기류와 관련해 이날 오후 3시쯤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한 지 약 한 시간 이후 나온 것이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의 강한 입장표명에 이어 지난주 대전고검·지검 격려방문과 이날 강연까지 윤 총장의 행보가 연일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추 장관이 다시 한 번 견제 발언을 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대검찰청은 격려방문과 강연 모두 기존에 예정된 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최근 검찰 내부에서 추 장관에 대한 반발 기류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윤 총장이 본격적으로 내부 결속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추 장관은 검찰 내부망에서 자신을 비판한 검사를 사실상 저격하는 SNS글을 올리며 검사들의 반발을 샀다. 평검사의 의견에 대해 장관의 '찍기'가 지나쳤다는 데 여론이 모이면서 추 장관을 비판하는 글과 댓글이 빗발친 것이다.
반면 국민청원에는 이처럼 비판인식을 드러낸 검사들의 사표를 받으라는 글이 올라오며 동의자가 4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추 장관은 이날 "검사들의 다양한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며 "검사들과 소통하며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윤 총장에 대해서는 "총장이 검찰의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다"며 싸움의 상대를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윤 총장이 방문한 진천 법무연수원에는 윤 총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한동훈 검사장이 근무하고 있지만, 강연이나 이후 만찬 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