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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대중문화 소비는 달랐다"…'1일 1범·이날치' 열풍

포항

    "청년들의 대중문화 소비는 달랐다"…'1일 1범·이날치' 열풍

    <청년들의 최신정보수다:청/정/수>
    '신나는 춤과 리듬'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 국내외 큰 인기
    대중문화 단순소비 아닌 재생산, 재창조하면서 새롭게 즐겨

    ■ 방송 : 포항CBS <김유정의 톡톡동해안=""> FM 91.5 (17:05~17:30)
    ■ 일시 : 2020. 11. 6.(금) 17:05~
    ■ 진행 : 김유정 아나운서
    ■ 제작 : 김선영 PD
    ■ 대담 : 한동대학교 언론학회 '언로너스' 강한들 학생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오늘 그 두 번째 시간인데요. 한동대학교 언로너스 ‘강한들’ 학생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강한들> 네, 안녕하세요. 강한들입니다.

    ◇ 김유정> 오늘은 최근 화제가 된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에 대해 준비했다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먼저 잠깐 들어보고 시작하죠.
    음악이 정말 신납니다. 직접 영상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춤도 재밌고요.


    (사진=한국관광공사 유튜브 캡처)

     

    ◆ 강한들> 네, 그렇습니다. 방금 들으신 노래는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인데요. 오늘은 ‘1일 1깡’에 이어, ‘1일 1범’ 열풍을 일으킨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아나운서님은 혹시 ‘1일 1깡’, 혹은 ‘1일 1범’이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 김유정> 네, 있죠.

    ◆ 강한들> 네, 1일 1깡은 ‘가수 비의 노래인 <깡>의 뮤직비디오를 하루에 한 번씩 보거나, 춤을 따라 춘다.’라는 의미의 신조어입니다. 다들 눈치 채셨겠지만, 1일 1범은 이와 같은 1일 1깡에서 유래한 말인데요. ‘하루에 한번은 꼭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를 보고 듣는다.’는 뜻입니다.

    ◇ 김유정> 그러니까,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 이 곡이 한국관광공사의 홍보영상에 쓰인 거네요.

    ◆ 강한들> 네, 그렇습니다. 1일 1범 열풍을 이끈 이날치 밴드의 <범 내려온다="">는 2020년 한국관광공사에서 기획한 홍보영상 서울편에 등장하는데요. 서울, 전주, 부산편이 동시에 공개되었고, 모두 인기를 끌었지만, 그 중 서울편의 <범 내려온다="">가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1일 1범 열풍을 불러온 것입니다.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본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의 중독성을 자랑하는 이 홍보영상은 무려 2억 7천 만회를 웃도는 유튜브 영상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유튜브에 올린 홍보영상 시리즈물이 ‘Feel the Rhythm of Korea(한국의 리듬을 느끼세요)’가 히트를 치면서 이날치 밴드도 큰 인기를 누리게 된 것이죠.

    ◇ 김유정> 홍보영상을 보신 분들도 많겠지만, 아직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소개를 잠깐 해주세요.

    ◆ 강한들> 네, 형형색색의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표정은 상반되게 무표정한 표정으로, 도시의 관광 명소에서 춤을 추는 이 영상은 보는 사람의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아무런 설명도 대사도 없이 신명나는 리듬에 맞춰 춤판을 벌이는 이 영상은 광고이지만 전혀 광고로 느껴지지 않고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관광 명소와 ‘K 흥’을 잘 보여줍니다. 실제로 영상에 대한 댓글을 보면 외국인 네티즌들의 반응이 뜨겁습니다. ‘한국에 꼭 한번 방문하고 싶다’부터 ‘정말 창의적이야’, ‘놀라워’ 등 영상과 한국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는데요. 이 댓글을 본다면 여러분도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에 절로 자부심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한 이 영상은 ‘해외 잠재 관광객’을 대상으로 제작되고, 배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네티즌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 영상은 한국관광공사가 기획했고, ‘이날치 밴드’와 ‘엠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협업해 제작되었습니다.

    ◇ 김유정> 이 영상에 등장하는 이날치 밴드에 대한 관심도 뜨거운데요. 이 밴드가 국악을 기반으로 하는 밴드죠?

    ◆ 강한들> 네 그렇습니다. 이날치 밴드는 지난해인 2019년 결성된 그룹입니다. 판소리를 대중음악으로 재해석하는 이른바 ‘얼터너티브 팝’ 밴드를 표방한다는 이날치 밴드는 네 명의 보컬과 두 명의 베이스, 그리고 드럼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특별히 ‘장영규’, ‘정중엽’이 두 명의 베이스가 이날치 밴드 결성을 주도했다고 합니다. ‘장영규’는 영화 <부산행>과 <곡성> 등의 음향 감독을 맡았었고요. ‘정중엽’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전 멤버죠. 여기에 소리꾼인 권송희와 신유진, 안이호, 이나래가 보컬로 참여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이날치라는 팀명이 참 독특하죠? 이날치라는 팀명은 조선 후기 활동한 판소리 명창, ‘이경숙’의 예명인 ‘이날치’에서 따왔는데요. 당시 판소리 명창, 이경숙은 날치처럼 날쌔게 줄을 잘 탄다고 해서 이날치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이날치 밴드는 비트를 정하고 노래를 얹어가면서 곡을 만든다고 하는데요. 또한 기존의 판소리는 조금 느린 느낌이었다면 이날치 밴드의 새로운 판소리는 기존 판소리보다 두 배 이상의 빠른 리듬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이날치 밴드가 한 프로그램에 출현해서 밴드를 결성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 밝힌 적이 있는데요. 그들이 말하기를, 판소리를 전 세계에 알린다거나 하는 거창한 목표를 갖고 밴드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가, ‘클럽에서 판소리로 떼창을 한번 해보자!’는 의도로 이날치 밴드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판소리가 우리의 전통 민요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가요처럼 편하게 들려지기를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는 듯 싶습니다. 지난 7월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이 이날치 밴드가 세계적인 관심을 갖게 되는데 결정적으로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온스테이지 유튜브 캡처)

     

    ◇ 김유정> 이날치 밴드도 특이하고, 그들의 음악과 춤이 들어간 관광공사의 홍보영상도 여러모로 재밌는데요. 어떤 점들이 인기요인이 됐다고 볼 수 있을까요?

    ◆ 강한들> 이 광고 영상의 매력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중독성 있는 리듬’, ‘흥겨우면서도 절도 있는 춤’, ‘구수하면서도 빠른 박자의 판소리’가 그것입니다. 이 세 가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이 말 그대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국악과 팝을 접목시킨 ‘이날치 밴드’의 이색적이고 중독성 있는 노래와 그에 못지않게 독특하고 신명나는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춤이 합쳐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B급 감성의 광고가 탄생한 것이죠. 또한 영상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우리나라의 명소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형형색색의 힙한 패션을 보는 재미도 솔솔 합니다. 특별히 서울 홍보영상인 <범 내려온다="">를 보고, 유튜브 댓글창에는 “한 번만 보려고 했는데 벌써 범 수십 마리가 내려왔다.”는 등의 재치 있는 반응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김유정>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는 곡이 원래 있던 판소리 대목이라고요?

    ◆ 강한들> 이게 내용을 알고 들으면 더 재미있는데요. ‘범 내려온다’는 판소리 수궁가에서 나오는 노래 가운데 하나입니다. 토끼를 찾으러 절벽을 오르다가 온 힘을 다 쓰고만 별주부가 마침내 절벽에 올라 저 멀리 토끼를 발견하고는 자라가 “토선생!”하고 부른다는 게 그만 힘이 빠져 “호선생!”하고 발음이 새어버린 것인데요. 마침 그때 호랑이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몸에 좋다는 자라로 만든 용봉탕을 먹고 싶은 마음에 신이 나 한달음에 산을 내려온다는 내용입니다.

    ◇ 김유정> 이 이날치라는 밴드의 재밌는 음악과 춤으로 한국의 명소를 홍보해야겠다는 기획 자체가 정말 신선했던 것 같은데, 더구나 이런 기획이 민간이 아닌 공공기관에서 만든 거라 조금 더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 강한들>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이 이슈가 되면서, ‘대체 이 광고를 기획한 사람이 누구냐’하면서 광고 기획자에 대해서도 많이들 궁금해 했는데요. 화제의 이 영상을 기획한 한국관광공사의 ‘오충섭’ 브랜드 마케팅팀장의 한 인터뷰에 의하면, 먼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했고, 이를 위해 한류스타 위주였던 기존 홍보영상에서 탈피해 특이한 영상을 제작하고자 했다고 합니다. 비빔밥, 김치, 강남스타일은 이전의 한국 홍보영상에서 빠지지 않는 삼대장이 었는데요. 한국을 대표한다고는 하지만, 조금은 시대적으로 거리감이 느껴지는 요소라고도 느껴지는 이 삼대장을 과감히 빼고, 한국을 홍보하는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하였다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원래는 3월 달만 해도 시리즈의 제목이 ‘Come dance with Korea’(한국에 와서 즐겨라)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7월 달에 영상을 배포하려고 보니 코로나가 심해지고, 글로벌 이동이 제한되면서, 그러면 일단은 한국의 흥을 느껴라,‘Feel the rhythm of Korea’로 시리즈 제목을 바꿔서 배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인터뷰에서 오충섭 팀장은 “아무도 하지 않는, 아무도 즐기지 않는 전통은 박물관에만 있는 것이지, 이제는 전통을 현대화시켜서, 끌어서 재해석하고 즐겨야 한다”는 띵언, 명언이라고 하죠. 띵언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 김유정> 이 <범 내려온다=""> 라는 국악과 비의 깡 같은 곡이 다시 화제가 되는 것만 봐도 요즘 젊은이들은 문화를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재창조 재생산하면서 즐기는 것 같아요.

    ◆ 강한들>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면서 국내와 국외, 즉 전 세계적인 열풍을 끌 수 있었는데요. 이제는 콘텐츠만 좋다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유행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1일 1깡’이라는 신조어, 그리고 그것을 응용하여 또 만들어낸 ‘1일 1범’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금의 청년들은 대중문화에 있어 수용자보다는 적극적인 생산자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적극적인 생산자로서의 청년들의 모습은 댓글문화와 밈 현상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2017년에 발표되어 당시에 히트하지 못하고 묻혔던 비의 <깡>이라는 노래가 소위 역주행을 하며 유행이 된 데에도 청년들의 재조명이 있었는데요. 재미있는 사실은 이 노래가 인기를 끄는 이유가 이 노래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여서 화제였다는 것입니다. 비의 <깡>이라는 노래와 안무를 보면 뭔가 시대에 뒤떨어져 보이고, 유치해 보이기도 합니다. 이에, <깡>은 대중으로부터 조롱을 당했는데요.
    한때는 최초로 월드스타라는 호칭을 얻었던 비가 <깡>에서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곡과 가사, 안무로 대중으로부터 조롱을 당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 조롱은 비난이라기보다는 유쾌하다는 데에 방점이 있는데요. 조롱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스타를 모욕한다는 느낌은 전혀 없는 청년들의 재치 있는 댓글이 그 자체로 하나의 문화와 유행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의 <깡>은 노래보다 댓글 보려고 온다.”라는 말도 나왔는데요.
    ‘1일 1깡’의 사례를 보면, 청년들을 사이에 조명되어 재생산되는 대중문화가 선풍적인 유행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 이상 대중스타가 대중문화를 선도한다거나, 중심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수 있는데요.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여 기존의 것을 재생산하고, 재치와 재미를 더해 그들의 문화를 선도하거나 유행을 이끌어내는 것을 대중문화에 있어 청년들의 트렌드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 김유정> 청년들의 최신정보수다, 청정수. 오늘은 이날의 밴드의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한동대학교 강한들 학생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강한들>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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