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엠넷(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 시리즈 투표수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프로듀서(PD)들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순위조작 범행으로 피해를 본 연습생 12명의 실명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18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안준영 프로듀서(PD)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약 3700만원을 김용범 총괄 프로듀서(CP)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1심과 동일한 형량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이미 최종 선발할 멤버를 정해놓은 상태였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문자투표를 실시함으로 시청자들을 속였다"며 "범행으로 인해 방송 프로그램의 공정성이 훼손됐으며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습생들과 시청자들을 속이고 농락하는 결과가 야기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부 연습생들은 방송에 출연하여 인지도를 높이거나 정식으로 데뷔해 가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부당하게 박탈당했다"고도 덧붙였다.
'프로듀스 X 101' 안준영 PD(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재판부는 이와 함께 투표수 조작으로 피해를 본 연습생들의 실명도 공개했다. 재판부는 시즌 1은 김수현·서혜린, 시즌 2는 성현우·강동호, 시즌 3는 이가은·한초원 마지막으로 시즌 4는 앙자르디 디모데·김국헌·이진우·구정모·이진혁·금동현 등이 피해 연습생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안 PD 등이 기소된 후 공개재판에서 피해 연습생들의 실명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건 프로그램의 방송사인 CJ ENM 대표도 지난해 11월 시청자와 팬들에게 공개사과하며 순위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연습생에게 책임지고 구제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며 "재판부가 고민한 결과 이 사건의 경우 순위조작으로 탈락한 피해 연습생이 누구인지 밝혀져야 배상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순위조작으로 이익을 본 연습생들은 공개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에 의해 조작된 순위를 해당 연습생들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를 빌미로 연예기획사에 예속되는 상황이 발생해 피해자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