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거제시청 제공)
침체된 조선업이 활기를 되찾을 때까지 실직 없이 일자리를 유지하는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지자체가 직접 나서 기업의 고용 문제를 해결한 전국 첫 사례다.
1일 경남 거제시 등에 따르면, 일감이 없어 정리해고를 추진했던 조선소 협력회사는 지난 4월부터 노동자의 명예퇴직 단행을 통보했다.
계속된 경기 불황과 코로나19에 따른 물량 감소로 추가적인 인력 조정 없이는 폐업이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시는 지난 10월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하청 노동자들과의 1차 면담을 시작으로 6차례 협의를 거쳐 적극적인 중재를 진행한 끝에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 합의가 성사됐다.
특히, 지난달 27일 정리해고 철회를 걸고 농성을 벌이던 노동자들이 시의 중재로 투쟁을 마무리한 것도 이 모델 시행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시는 지난달 초 877억 원을 투입하는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을 발표했다.
지역특화형 직업 훈련과 고용유지 지원금 제도, 일, 이렇게 세 가지를 융합 시켜 고용 유지의 기본 틀을 잡고 다양한 지원책을 펴는 고용 위기 대응 모델이다.
수주 회복기에 대비하고 물량이 현실화할 때까지 숙련 인력의 이탈을 최소화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조선 협력사를 대상으로 4개 분야 9개 사업을 시행 중이다.
협력사 노동자들은 지역특화형 직업훈련과 고용유지 지원금 제도를 적용받아 고용을 유지한다.
(사진=거제시청 제공)
변광용 시장은 "원청과 협력사를 수시로 접촉하며 절박함과 진정성으로 임했다"며 "이번 타결은 상생을 위한 양보와 타협,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의 작은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을 통해 협력사 노동자들의 고용을 안정화하는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거제 조선업은 2015년 이후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까지 더해 국제 해상 물동량 감소와 유가 급락으로 결국 조선 수주량 급감과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졌다.
지난 5월 카타르와의 100척 규모 LNG 운반선 슬롯계약 체결 등 반가운 대규모 수주 소식이 들렸지만, 수주 물량이 현실화하는 시기는 2022년 이후다.
때문에 협력사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 이탈이 발생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내년까지 가장 힘든 보릿고개로 보고 있다.
이에 시는 조선업 회복기까지 숙련 인력의 고용을 유지하는 모델을 만들어 현재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