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수중 수색 모습.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해경이 제주 앞바다에서 전복‧침몰한 32명민호의 선미(배 뒷부분)를 인양하기로 했다. 사고 당시 선미 쪽 선실에 선원 5명이 갇혀 있던 것으로 추정돼 인양 작업에 관심이 쏠린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4일 오전 제주항 서방파제 인근 해상에 예인선(62t)과 바지선(100t)을 투입한다. 크레인이 탑재된 바지선은 30~40t을 끌어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예인선과 바지선이 투입되는 '제주항 서방파제 인근 해상'은 전복 사고 직후인 지난달 30일 새벽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에 32명민호가 뒤집힌 채로 표류하다 방파제에 부딪혀 침몰한 곳이다.
해경은 제주항 서방파제 끝단에서 남서쪽으로 약 700m 떨어진 수중에 선미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침몰 직전까지 선미 쪽 선실 안에서 선원 5명의 생존 신호가 확인된 바 있다.
지난달 30일 새벽 32명민호가 침몰한 이후 선미만 발견된 상태다. 선수(배 앞부분)와 조타실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수습한 시신 2구는 사고 당시 조타실에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선미 쪽 선실 안에 있던 선원 5명(한국인 2명‧인도네시아인 3명)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해경 관계자는 "어제 침몰한 선미 주변으로 정밀 수중 수색을 벌였는데,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배도 완파돼 뼈대만 남아 있는 상태다. 선미 쪽 선실이 남아있을지 미지수"라고 밝혔다.
이어 "배 파손이 심한 상태여도 선미에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선미를 끌어올린 뒤 보다 정밀하게 살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경은 4일 오전 기상 상황과 선미 상태를 살핀 뒤 선미를 인양할 계획이다.
전복된 32명민호.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7시 44분쯤 제주항 북서쪽 2.6㎞ 해상에서 한림선적 외끌이저인망 어선 32명민호(39t)가 전복됐다. 서귀포시 성산항에서 출항한 지 3시간여 만이다
어선에는 선장 김모(55)씨 등 한국인 선원 4명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3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당시 선원 5명은 선미 쪽 선실에 있었고, 2명은 조타실에 있었다.
지난달 31일 제주항 3부두 터미널게이트 앞 해상에서 한국인 선원 김모(73)씨의 시신이 발견된 데 이어 3일 제주항 서방파제 인근 해저에서 선장 김씨의 시신이 수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