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정은정 작가, 이라영 작가
◇ 김종대> 빈약해진 우리들의 관계를 업시켜보는 시간입니다. 모든 것에 대한 관계 맺기의 달인 이라영 작가님 어서 오세요.
◆ 이라영> 안녕하세요.
◇ 김종대> 그리고 도시와 농촌의 관계를 업시키는 꿈꾸는 도농관계의 달인 농촌사회학 연구자 정은정 작가님도 어서 오세요.
◆ 정은정> 안녕하세요.
◇ 김종대> 2021년이 UN이 정한 국제과일과 채소의 해라고 합니다. 듣기만 해도 상큼하고 건강해지는 기분이네요. 그런데 과일과 채소의 해라고 UN이 왜 정했다고 보십니까?
◆ 정은정> 그러니까 UN에서 좀 2004년은 쌀의 해였어요. 되게 중요한 식량을 이제 관련해서 많이 알려야 된다 이런 목표가 있는 거죠. 그래서 2021년 같은 경우는 과일과 채소의 해인데 어떻게 보면 안 먹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데 그렇지는 않죠.
채소와 과일도 우리 어떤 식량에 굉장히 중요해서 식량안보의 차원 그리고 시민들의 영양, 건강을 증진하는 데 굉장히 중요하다고 그래서 집중적으로 관련해서 세미나도 하고 홍보도 하고 알리는데 일단은 가장 큰 목표는 채소와 과일에 대한 접근권 문제거든요.
◇ 김종대> 접근권의 문제.
◆ 정은정> 그러니까 저소득층들 그리고 아무래도 돈이 부족하면 접근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 문제를 좀 국제적으로 공론화시켜야 된다는 의도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접근권의 문제와. 역시 전 세계의 기아와 질병에 시달리는 최저극빈층. 기아 인구가 1억 3000만 명이라고도 하네요. 이런 상황과 관계가 있다고 보시는 거죠?
◆ 정은정> UN 세계식량프로그램이라고 해서 FAO 안에 국제식량프로그램 기구가 있거든요. 1961년에 기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해서 만들어진 국제기구인데 작년에 노벨상을 받았어요. 이 기구 자체가.
◇ 김종대>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 정은정> 그 이유는 당연히 이 기아의 문제에 어떤 공동 대응에 대해서 꾸준히 얘기를 했고 이번에는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문제가 생긴 거죠. 왜냐하면 현금이 없으면 식량을 사먹기가 힘든데 아무래도 지금 일자리도 사라지고 그리고 국제 어떤 교역량의 문제도 있고 이렇다 보니까 이 문제를 계속 끊임없이 이야기를 해서 인권과 평화에 기여했다고 해서 노벨상까지 수상했습니다, 작년에.
◇ 김종대> 전염병 시대에는 무슨 국경없는의사회나 이런 단체가 탈 법도 한데 그게 아니고 노벨평화상을 식량기구가 수상을 했다 매우 특이해 보이는데 이 이야기는 앞으로 식량난의 위기가 닥친다고도 보는 UN의 사고가 반영된 거 아닐까요?
◆ 정은정> 끊임없이 지금 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가 막 신자유주의의 첨병이다 하는 세계은행이라든가 이런 WTO라든가 계속 작년부터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그러니까 국경을 닫아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현금이 많은 나라는 코로나19 같은 상황이 벌어져도 큰 문제가 안 나는데 아프리카라든가 그리고 중동이라든가 이런 가난하고 아주 식량 접근이 떨어진 데는 이런 문제가 발생을 하면 바로 기아선상에 놓이거든요.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서 공동으로 계속 인지를 해야 한다라고 지금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습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 정은정> 저도 내고 있습니다.
◇ 김종대> 네. 여부가 있습니까? 당연히 저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이라영 작가님 이 말씀 들으시면서 드는 생각은요?
◆ 이라영> 채소, 과일 일단 제가 무척 좋아하는, 좋아하는 식재료인데요. 저는 장을 보면서 저도 늘 로컬푸드 마켓에 가서 장을 보죠. 그런데 항상 그럴 때마다 어떤 모순된 감정이 좀 제 안에 만나게 되는데 무슨 얘기냐면 우리가 로컬푸드 마켓에 가면 생산자 이름과 얼굴이 다 있죠. 그런데 생산자 그러니까 농장주들은 대부분 한국인이에요. 그런데 우리가 코로나 때문에 작년 한 해 동안 우리가 알게 된 사실 있잖아요. 모두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된 사실.
바로 국경을 닫았을 때 지금 작가님 말씀하신 것처럼 국경을 닫았을 때 이주노동자들이 들어오지 못하고 그랬을 때 우리가 직접적으로 마주한 현실이 뭐냐 하면 상추 딸 이주노동자가 없고 딸기 따고 사과 따고 우리는 그냥 청양고추라고 부르지만 사실 청양고추도 이주노동자들의 손길이 다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로컬푸드다, 유기농이다라고 굉장히 신선하고 좋고 몸에 좋고 영양가 있고 이런 과일과 채소들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정작 그 밑에는 저렴한 로컬푸드지만 사실은 저렴한 글로벌 노동자가 개입이 된.
◇ 김종대> 로컬이 아니네요. 생산지는 로컬이지만 유통과정은 아주 글로벌합니다.
◆ 이라영> 그래서 그런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함께 생각하지 않으면 바로 최근에 있었던 그 비닐하우스에서 사망한 캄보디아 여성 노동자 있었잖아요.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시장에서 시민들이 과일을 구매하고 있다. 역대 최장 장마와 폭염으로 채소·과일값이 평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한형 기자
◆ 정은정> 속헹 씨.
◆ 이라영> 속헹 씨 그분도 있었던 비닐하우스가 바로 채소농장이에요.
◇ 김종대> 그렇군요.
◆ 이라영> 그러니까 우리의 밥상이 지금 누구의 노동으로 이루어지는지 함께 생각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 김종대> 정 작가님, 과수농가 또 채소농가 작년에 비가 많이 와서 농사는 잘 안 됐다고 이야기는 듣고 있는데 어려움이 어떤 부분일까요?
◆ 정은정> 이게 꼭 과수뿐만 아니라 지금 쌀도 굉장히 뭐랄까요. 수확량이 줄어들었고요. 워낙 햇빛을 많이 못 본 거죠. 그런데 과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후변화라는 게 뭐냐 하면 변화도 아니고 재앙이라고도까지 농촌에서는 표현을 하는데 점점점 이제 사과의 주산지가 강원도로 옮겨지거든요. 그러니까 북상이 계속 북상을 하는 거죠.
그래서 열대과일이 되게 낯선 구아바라든가 이런 것들이 제주도가 아니라 내륙에서 재배가 되기 시작을 하는데 문제는 뭐냐 하면 기존에 이런 사과나 배나 귤이나 이런 익숙했던 농민들이 빨리빨리 새로운 작물에 적응하는 것도 되게 어려운 문제고요. 그래서 과일 문제 같은 경우는 되게 단순하지는 않아요. 우리가 같으면 과일 안 먹어도 되지라고 하는데 과일이 주는 그게 있잖아요. 상큼하고 말랑말랑하고 사각사각하고 굉장히 감각을 깨워주는 음식이기도 하고.
문제는 뭐냐하면 돈이 없으면 선택을 안 하는 가급적이면 쌀하고 김치가 급하잖아요. 그래서 저소득층 같은 경우는 국내산 신선과일에 대한 접근권이 되게 떨어지는데 그래도 그나마 학교에서 급식에서 아이들에게 꼭 한 번씩 과일이나 채소를 먹여왔거든요. 그런데 지금 급식이 멈췄고 또 내년 상반기에도 전망이 좋지는 않아서 특히 저소득층 어린이들의 과일과 채소접근권 이거는 좀 권리로서 접근을 할 필요가 분명히 있습니다.
◇ 김종대> 지금 말씀을 듣다 보니까 쌀 같은 주식이나 부식에 비해서 과일과 채소는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 정은정> 많이 납니다.
◇ 김종대> 이런 말씀이신데 어느 정도입니까?
◆ 정은정> 2017년 통계기는 한데요. 그러면 한 달에 500만 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층 같은 경우에는 한 달에 5만 원, 6만 원 정도를 과일 소비로 그러니까 채소 빼고.
◇ 김종대> 5만 원.
◆ 정은정> 200만 원에서 왔다 갔다 하는 차상위 계층부터 해서 한 2만 원에서 2만 5000원 내외거든요.
◇ 김종대> 거의 절반.
◆ 정은정> 2배. 그런데 그건 통계상인 거고 실제로 보게 되면 아예 그냥 과일이나 이런 것들 사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어요. 그래서 먹거리 정책 같은 경우에는 저는 잘 먹는 사람들은 너무 잘 먹기 때문에.
◆ 이라영> 맞아요.
◆ 정은정> 훨씬 더 시선이 내리려와야 되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 그래서 과일 도시락 사업이라고 그래서 시범사업이 있었어요. 너무 좋겠죠. 학교에 가면 과일을 줘요, 도시락 형태로. 그런데 이것마저도 사업이 지금 정지가 된거죠. 학교를 많이 못 오니까.
그런데 반면에 또 제주도는 지금 귤값이 폭락을 해서 급식도 안 하고 또 이렇게 소비가 부진하다 보니 그러니까 일자리가 없고 월급이 없고 소비가 부진하면 과일 소비가 훅 떨어지거든요. 그래서 농민들은 또 열심히 농사 지어놨는데 팔리지를 않아서 이렇게 서로 고생들을 하는 거죠.
◇ 김종대> 그런데 말입니다. 농사를 지을 때 벼 같은 주식에 비해서 과일, 채소의 수익률이 더 좋은가요?
◆ 정은정> 그럼요, 그리고 UN에서 올해 과일과 채소의 해를 정한 이유는 뭐냐 하면 과일과 채소는 소농들의 중요한 소득작물이기 때문입니다.
◇ 김종대> 소농들의.
이라영 작가(왼쪽)와 정은정 작가. (사진=김종대의 뉴스업 팀)
◆ 정은정> 그래서 여전히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고요. 주로 농촌에서 보면 과수하고 축산이 그래도 현금으로 환원되는 되게 중요한 소득작물이거든요. 그래서 거기에 매달리는 사람들의 생계 문제 먹는 사람은 또 건강의 문제. 아주 종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어서 제가 오늘 주제로 갖고 왔습니다.
◇ 김종대> 말씀 듣다 보니까 엄청 중요한 문제인데 우리가 주로 식량 문제하면 과일 문제다, 채소 문제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요. 전부 쌀, 밀 이런 얘기만 해요.
◆ 정은정> 그래서 식량이 좀 광범위하게 해석이 될 필요가 있죠. 그리고 저소득층의 문제는 단백질 부족, 즉 고기가 부족하다는 겁니다. 지난번에 한번 말씀드렸다시피. 그래서 특히 먹거리정책은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향해 가야죠.
◇ 김종대> 코로나 때문에 더 그런 경향이 심해질 텐데 사실은 전염병이 오기 전에도 저소득층의 구주택가의 경로당 가면 쌀 좀 달라는 사정 하더라고요. 그리고 반찬은 김치 하나. 이런 경로당들이 꽤 많다는 걸 보고 저는 깜짝 놀랐는데 그런 데는 채소, 과일은 꿈도 못 꾸겠네.
◆ 정은정> 그렇죠. 채소 같은 경우는 김치나 우리나라 같은 경우 채소 섭취율이 중국 다음으로 되게 높은 나라예요.
◇ 김종대> 우리나라가 높아요,
◆ 정은정> 과일 섭취도 선진국 수준은 되는데 문제는 뭐냐 하면 아까도 말씀드렸던 저소득층들. 거기에 접근권의 문제인 거죠.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기는 문제도 있어요. 중년 여성들의 어떤 당뇨라든가 비만이라든가 이게 과일의 과잉섭취가 좀 문제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 김종대> 그렇습니까?
◆ 정은정> 그래서 적절한 소비가. 왜냐하면 당덩어리잖아요. 그래서 적절한 소비가 더 중요합니다.
◇ 김종대> 그럼 과일보다 채소 쪽이 조금 더 건강에 가까운 거예요?
◆ 정은정> 그렇기도 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 과일은 사람한테 행복을 주잖아요. 저는 행복 같은 경우에도 되게 중요한 영양소라고 생각하거든요.
◇ 김종대> 정서적인 효과가 있군요.
◆ 이라영> 알록달록하고.
◆ 정은정> 향기도 있고.
◇ 김종대> 알록달록. 갑자기 스튜디오에 뭔가 앞으로 과일 하나 갖다놓고 방송을 하면 어떨까 생각이 드는데 우리 정 작가님 이런 말씀대로 이라영 작가님도 집에서 이렇게 식단을 짜실 때 좀 과일, 채소 신경 많이 쓰시나요?
◆ 이라영> 일단 식단을 짜지 않고요.
◇ 김종대> 안 짜요?
◆ 이라영> 식단을 짜지 않고 그때그때 알아서 먹는 편인데 과일을 정말 잘 챙겨 먹는 편이긴 해요.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과일을 잘 챙겨 먹을 수 있는 것도 이게 굉장히 좀 계층의 문제이기는 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어떤 음식을 먹을 때 신선도가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과일이잖아요.
과일은 요리하기보다 과일 그 자체를 우리가 먹다 보니까 신선한 과일을 먹는 사람 아니면 그냥 주스를 마시는 사람. 아니면 정말 과일 못 먹고 정크푸드만 마시는 사람 정말 다양하죠. 그래서 과일을 하루에 두세 종류씩 꼭 챙겨 먹는데 몇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거는 이게 사실 개인의 취향의 문제로 바라볼 건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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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대> 그런데 말이죠. 이렇게 마트에 가도 채소, 과일 많은데 제가 언제 이렇게 지역의 슈퍼마켓 같은 데, 작은 마트 돌아다니다 보니까 깜짝 놀란 게 유통기한 지난 채소를 뒤에 쓰레기통, 음식물 쓰레기통 있는 데서 엄청 많이 버리고 계시더라고요. 자주 이럽니까 그러니까 매일 그런데요.
◆ 정은정> 과일 같은 경우는 50%가 폐기율이거든요.
◇ 김종대> 50%요?
◆ 정은정> 유통과정에서 버리게 되는 거 그리고 상품성이 없는 건 다 걸러내기도 하고 그래서 어려워요. 그러니까 저소득 국가에서는 과일을 열심히 길러도 유통할 수 있는 자본이 없기 때문에 그런 문제들이 여기 이렇게 부족 현상에 또 같이 작동하는 거죠.
◇ 김종대> 절반은 버린다는 그 말씀이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유통 구조. 뭔가 좀 대책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바꿔야 될까요?
◆ 정은정> 저도 과일은 어떤 공공적인 접근이 되게 많이 필요하죠. 특히 그 얘기를 많이 하시거든요. 사과 그러니까 배 같은 경우에는 깎아먹어야 되는데 과일을 깎아먹는 문화가 되게 없는 거예요.
그래서 학교에서도 주로 귤이나 딸기나 방울토마토처럼 금방 손으로 집어먹을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준비하기 때문에 공공의 영역, 그러니까 노인과 어린이, 청소년들한테 제공되면 좋기 때문에 이 부분들에 대해서는 정말 좀 같이 고민을 해야 되거든요. 부모한테 맡겨놓을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 김종대> 지금 댓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베***님. 미국 할렘가 아이들도 채소를 제대로 본 게 햄버거 안의 토마토라고 합니다.
◆ 이라영> 맞아요.
◆ 정은정> 토마토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채소 1위입니다.
◇ 김종대> 권** 님, 지구가 살려면 인구가 조금 줄어야 됩니다.
◆ 정은정>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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