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9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6년 말 불거진 국정농단 사건으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대법원이 14일 최종 선고를 내린다. 검찰의 재상고가 기각돼 형이 확정되면 박 전 대통령은 특별사면 대상이 될 수 있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이날 오전 11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 선고를 진행한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10월 이후로는 재판 대응을 전혀 하고 있지 않아 검찰만 파기환송심 결과에 대해 재상고한 상황이다.
이미 201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한 차례 사실관계와 법리검토를 마친 사안인 만큼 이날 상고기각 판단으로 박 전 대통령의 형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당시 전원합의체는 뇌물 혐의 사실관계는 대부분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공직선거법상 '뇌물 분리선고' 원칙에 따라 대통령 재임 중 발생한 뇌물 범죄에 대해서는 형량을 별도로 선고해야 한다며 2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국정원 특활비 사건의 경우 2심에서는 국고손실 혐의 규모가 27억원이라고 봤지만 대법원에서 34억5000만원 상당이라고 상향하면서 형량과 추징액이 모두 늘었다. 당초 무죄 판단이 나왔던 특활비 2억원 '뇌물수수'도 대법원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유죄로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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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분리선고와 국고손실 액수 상향에 따라 박 전 대통령 형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당초 유죄로 인정됐던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관련 강요죄 혐의와 관련해 전원합의체가 엄격한 해석기준을 제시하면서, 해당 혐의 대부분이 무죄로 바뀌어 파기환송심에서 형량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7월 파기환송심은 박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에 대해 징역 15년과 벌금 180억원, 국고손실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추징금 35억원도 부과했다. 앞서 2심에서 총 징역 30년이 선고됐던 것과 비교하면 형기가 10년이나 줄어든 것이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징역 2년 확정 판결을 받은 만큼, 이날 형이 확정되면 총 형기는 22년이 된다.
2016년 10월 일명 '비선실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태블릿PC가 공개되며 본격적으로 불거진 국정농단 사건이 약 4년 3개월 만에 마무리되는 셈이다. 국정농단 사건의 공범인 최씨에 대해서는 지난해 6월 재상고심에서 징역 18년에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3676만원이 확정됐다.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가 끝나면 국정농단 관련 사건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만 남는다. 이 부회장에 대해서도 오는 18일 파기환송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은 이날 형이 확정되면 특별사면 요건을 갖추게 되는 만큼 이미 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사면 논의가 다시 본격화할 수 있다. 다만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의 주요 혐의인 뇌물죄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5대 사면배제 대상(뇌물·알선수재·수뢰·배임·횡령)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