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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격리동 청소 투입된 재소자, 결국 코로나 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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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진자 격리동 청소 투입된 재소자, 결국 코로나 확진

    '가석방 인센티브' 준다는 말에 자원했는데…
    "직원 대신 방호복 입고 하루 12시간씩 청소"
    음성 판정 받은 후 남부교 이감…다음날 확진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가석방된 수형자들이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이한형 기자

     

    서울동부구치소 내 코로나19 확진자 격리동 청소에 투입된 재소자가 음성 판정을 받고 다른 교도소로 이감됐지만, 결국 재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청소도우미로 자원한 수용자에게 가석방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고 밝힌 구치소 측 대응이 결과적으로 재소자 감염 위험을 높인 셈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격리동 청소 동원된 재소자, 음성 받고 옮겨졌지만 확진

    1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말쯤부터 동부구치소 내 확진자 격리동인 9층 사소(사동 청소부)로 일한 재소자 A씨는 최근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동부구치소 안에서 진행한 코로나19 검사에서는 계속 음성 판정을 받았고, 지난 4일 서울남부교도소로 이감됐다. 하지만 이감 직후 진행한 검사에서 확진 결과를 받아 현재 독방에서 격리된 채 치료를 받고 있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 동부구치소에서 남부교도소로 옮겨진 음성 재소자는 모두 109명이다. 이중 재검사에서 양성으로 결과가 바뀐 사례는 3명으로 확인됐다.

    ◇재소자 측 "가석방 5% 가점 준대서 자원했는데 확진되니 외면"

    문제는 동부구치소가 감염 위험이 높은 격리동 청소를 '가석방 인센티브'를 빌미로 재소자에게 맡겼고, 자원한 재소자가 이 일을 한 뒤 양성 판정을 받게 돼 애초 꿈꿨던 가석방마저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현재 A씨의 감염경로에 대한 역학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그렇기에 그가 격리동 청소 중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100% 확신할 수는 없다.

    다만 그럴 위험성은 분명 존재한다. A씨는 동부구치소에서 수차례 진행한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게다가 확진자 격리동 사소를 한 며칠 동안 독방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교도소로 이감된 이후에는 줄곧 격리됐다.

    A씨의 가까운 지인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석방 심사에서 5% 가점을 준다는 말에 재소자 6명이 자원했고, 그 중 실제로 5명이 사소로 일을 했다고 한다"라며 "직원들 대신 방호복을 입고 하루 12시간씩 격리동 청소를 했는데 이제 코로나에 걸리니 제대로 치료도 안 해준다. 정말 인권이라는 단어를 꺼낼 수 없는 곳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관해 동부구치소 관계자는 "남부교도소로 이감한 재소자들의 행정정보가 모두 옮겨진 상태다. (A씨의) 코로나 확진과 격리동 사소 동원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확진자 급증으로 인력이 부족해 일부 재소자를 사소로 투입하며 가석방 가점 안내를 한 것은 맞다. 법무부 발표처럼 심사 과정에서 여러 항목 중 하나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교정당국 관계자는 "동부구치소에서 음성을 받고 타 시설로 옮겨진 뒤 양성이 나온 사례자는 전국적으로 많다"라며 "그 사람들이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는 현재 알 수 없다. 단, 코로나 잠복기에 진행한 검사에서는 계속 음성이 나왔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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