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루다' 개발한 스타트업 스캐터랩. 연합뉴스
개인정보 유출 의혹으로 정부 조사를 받고 있는는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 개발사 스캐터랩이 게시판을 폐쇄한 가운데, 일부 서비스는 할인까지 시작해 뭇매를 맞고 있다.
스캐터랩은 이용자들로부터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 잇따라 게시판에 올라오자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개발사 측이 고객과 더이상 소통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9일 IT업계에 따르면, 스캐터랩은 전날 연애 분석 앱 '연애의 과학'의 앱 내 커뮤니티를 잠정 폐쇄했다.
스캐터랩은 공지에서 "연애의 과학 커뮤니티는 연애 관련 고민을 나누는 건강한 커뮤니티를 지향하는데, 최근 '이루다' 이슈와 관련해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을 담은 도배성 글이 올라오고 있다"고 폐쇄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 측은 "허위 사실 및 도배 글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커뮤니티 운영을 일시 중단한다"며 "의도적으로 게시글 작성·삭제를 반복하며 관리자를 사칭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애의과학 홈페이지 캡처
연애의 과학을 이용했다가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봤다며 집단소송 절차를 시작한 이용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이용자는 "업무나 학업 때문에 이루다 관련 뉴스를 못 봤다가 뒤늦게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인지한 사람들도 있다"며 "이런 분들이 앱 내 커뮤니티라도 봐야 하는데 소통 창구를 막아버리니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른 이용자는 "집단소송 참여자들이 커뮤니티에서 참여를 독려하니까 막아버린 것 같다"며 "'2차 피해' 운운하는데 대체 어떤 2차 피해를 가리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이용자들은 스캐터랩이 연애의 과학 앱을 정상 운영하는 것이 또 다른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낳을 처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스캐터랩은 연애의 과학 이용자들의 카카오톡 대화를 수집해 이루다 개발에 쓰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을 어겼다는 의혹이 있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조사를 받는 중이다.
현재 연애의 과학 앱은 정상 운영 중이다. 카톡 대화를 수집했다가 위법 논란의 핵심이 된 '카톡으로 보는 속마음' 서비스도 기존처럼 운영되고 있다.
'결혼 전 체크리스트', '내 눈은 얼마나 높을까?' 심리 테스트 등 일부 서비스는 할인도 시작했다.
연애의 과학 이용자들은 스캐터랩이 부당하게 수집한 카톡 대화를 전량 파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스캐터랩은 연애의 과학으로 카톡 대화 약 100억건을 수집했으며, 이중 1억건을 추려 이루다 개발에 썼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측은 지난 15일 이루다의 딥러닝 모델과 1억건 데이터베이스를 파기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00억건의 원본 데이터베이스는 파기하지 않겠다며 고수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