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정의용 신임 외교부장관 후보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윤창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정의용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신임 외교부장관에 내정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외교라인 전열을 재정비,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활력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는 당내 대표적 '친문(親文)'(친문재인)으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과 권칠승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임기 말 친위체제를 구축하면서 레임덕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美바이든 정부 출범 맞춰 외교수장 교체…靑안보실장 출신 베테랑 정의용 발탁
정의용 신임 외교부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외교부, 문체부와 중기부 등 3개 부처에 대한 장관 인사를 이같이 단행했다고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우선, 정의용 신임 외교부장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으로 3년간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위한 남북대화와 북미협상을 조율해왔다. 한반도 비핵화 주요 정책은 물론이고 한미 동맹 사안에 대해서도 이해도가 높다.
청와대에서 3년간 외교안보정책을 이끌었던 만큼 문 대통령의 신뢰도 두텁다. 안보실장을 그만 둔 뒤에도 대통령의 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임명돼 조언을 해왔다. 나이는 1946년생으로 국무위원 중 고령에 속한다.
정 수석은 외교부장관 인사에 대해 "외교 전문성 및 식견, 정책에 대한 이해와 통찰을 바탕으로,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맞아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일본·러시아·EU 등 주요국과의 관계도 원만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한반도평화 프로세스와 신남방·신북방정책도 확고히 정착·발전시키는 등 우리의 외교 지평과 위상을 한 단계 올려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원년 멤버였던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시기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교체됐다.
◇핵심 친문 국회의원들 장관으로 잇따라 발탁…레임덕 차단?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윤창원 기자/연합뉴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민주당 황희 의원(서울 양천구갑),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권칠승 의원(경기 화성병)을 각각 내정했다.
당내 대표적인 원조 친문으로 통하는 인사들로 전해철 행안부장관까지 포함 이른바 친문 내각이 구성되는 모습이다.
황 의원은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내고, 지난 2017년 대선 때 문재인 캠프 총무본부 부본부장을 맡으며 '원조 친문' 중 한 사람으로 통한다.
권 의원은 중앙당 당직자 출신으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문 대통령 밑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다. 이후 문 대통령의 국회의원 당시 정무특보도 지냈다.
문재인 정부 말 충성심이 높은 인사들을 전진 배치해 내각을 다잡고, 레임덕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번 인사로 장관 중 여당 의원은 18개 부처 중 6명이 됐다.
정 수석은 황 후보자에 대해 "뛰어난 정책기획력과 이해관계 소통역량을 발휘해 왔다는 평가"라며 "기획력과 업무추진력, 의정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문화예술·체육·관광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스포츠 인권 보호 및 체육계 혁신, 대국민 소통 강화 등 당면 핵심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 후보자에 대해선 "중소기업 관련 주요 정책과 현안에 대한 이해가 깊고, 중소·벤처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 등에 기여해 왔다는 평가"라며 "정부, 지방의회, 국회 등에서 쌓아온 식견과 정무적 역량 및 업무 추진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로 경영위기에 처한 중소기업 등을 속도감 있게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김성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