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조치가 일부 완화되면서 카페에서도 식당과 같이 오후 9시까지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해진 18일 오전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에서 시민들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황진환 기자
정부가 일부 집합금지 조치를 완화하면서 카페 매장내 영업이 가능해졌지만, 정작 현장에선 혼선을 빚고 있다. 2인 이상 1시간 이용제한 방침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방역지침을 완화해 2인 이상의 이용자가 카페 매장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을 1시간 이내로 제한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그러나 이는 권고일 뿐 과태료 등의 강제력은 없다. 특히 1인이 방문했을 때는 권고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매장내 이용 시간 제한과 관련해 '전국카페사장연합회' 커뮤니티에는 "손님이 장난삼아 '나갔다가 다시 QR 찍으면 안되나요?'라고 물어 그렇게 하라고 했다", "어제 손님이 '나갔다가 다시 주문하면 안되나'는 이야기를 했다. 속으로 똑똑하신 분들이 많구나 생각했다", "개인적인 욕심으로 1시간 이용 후 다시 들어오셔서 재차 주문해주시면 환영합니다" 등의 경험담이 줄지어 올라왔다.
이 때문에 현장에선 2인 이상 1시간 이용제한 권고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다. 실제 이용자들 사이에선 제한시간이 되면 바로 옆 카페로 이동하는 '카페 노마드족'도 심심찮게 보인다. 국내 카페 밀집도가 높은 만큼 바로 옆 카페로 자리를 옮기면 그만인 것이다.
문정법조단지 근처 대단지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대학원생은 "회사가 많아서인지 법조단지엔 카페들이 밀집돼 있다"며 "카페를 이틀째 가고 있는데 혼자라 그런지 자리를 비워달라는 요청이 딱 한 번밖에 없다. (그러면) 나와서 바로 옆 카페를 간다"고 말했다.
'전국카페사장연합회' 커뮤니티 캡처
1시간 제한에 손님들과 마찰을 겪는 카페 업주들의 글도 심심찮게 보인다. 한 카페 업주는 "역시나 넓은 매장을 우리 '카공족(카페에서 오랜시간 공부를 하는 사람들)'들이 채운다"며 "1인 카공족 오셔서 이용시간 제한 정부지침에 대해 안내하니 '2인 이상 아닌가'라고 되묻는다. 일일이 설명하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상황에 카페 업주들 사이에서도 이용제한시간에 강제력을 두는 것에 일부 동의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한 업주는 이런 상황에 "솔직히 강력권고가 아니라 강제력 있는 1시간이 낫다고 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다른 업주들도 "동의한다. 솔직히 손님 입장에서 시간제한 듣는 것 자체가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방역수칙이라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 같다", "강제력 있는 2시간에 동의한다. 1시간은 음료 주문하고 받고 테이블 찾아가고 시간 금방간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용자들도 카페 1시간 이용 권고에 대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최근 집앞 카페를 방문한 이용자는 "시간에 상관없이 같은 공간에 있으면 감염위험이 있는 것인데 1시간 권고는 뭔가"라며 "예전처럼 아예 제한을 하든 강제력을 주는 게 낫다. 방문자수에 따라 차등을 두는 권고사항 때문에 혼란만 빚어진다"고 지적했다.
최근 쇼핑복합시설에 방문한 한 누리꾼은 "여러 가게가 함께 사용하는 푸드코트홀에 디저트 종류만 다른 카페 두 곳이 함께 입점해 있다. 커피만 시켜도 되니 사실상 카페 두 곳이 같은 공간을 이용하는 것인데 이런 경우엔 2시간 제한인가"라는 의문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