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A씨(왼쪽)가 소백산 골자기에서 내려오는 계곡 물이 얼어 주민들과 합심하여 삽을 들고 얼음을 깨고 있는 모습. 단양군 홈페이지 캡처
"이런 공무원이 있어서 힘이 난다, 민원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분, 주민들이 감사패라도 만들어 전해드리고 싶다…"
혹독한 추위 속에서 삽을 들고 얼음을 깬 공무원을 소개한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단양군 홈페이지에는 가곡면사무소 산업개발팀 주무관 A씨를 칭찬하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산골 마을인 가곡면 어의곡2리 새밭마을 주민이 작성한 내용이다.
당시 약 80여 명이 모여 사는 새밭마을 주민들은 영하 20도 안팎의 추위에 계곡 취수장이 얼어붙어 식수난을 겪고 있었던 와중에 직접 삽을 들고 얼음을 깬 A씨의 모습이 포착됐다.
A씨는 21일 CBS노컷뉴스 전화통화에 "계곡 위쪽 맑은 물들을 모아 수질 검사를 해서 식수로 먹는 마을이 아직 존재한다. 계곡수를 100%로 사용하는 새밭마을이 그렇다. 이번 겨울 한파가 지속되다 보니 물이 얼어붙으면서 주민들의 식수난 피해가 막심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주민들은 지난 10일부터 사흘간 물이 고인 계곡을 찾아다니며 얼음을 깨고 호스를 연결해 양수기로 물탱크까지 끌어올렸다고 한다. 하지만, 밤새 호스가 얼어 단수가 되면서 다음날 다시 호스를 연결해야 하는 고된 작업을 반복하고 있었다.
이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 없었던 A씨는 마을 어르신들과 삽을 들고 얼음을 깨며 추운 계곡에서 사투를 벌였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당연한 걸 여성이 하면 뉴스", "남성 공무원이 하면 당연한 거고 여성 공무원이 하면 대단한거냐"라는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지난해 7월 산이 무너지면서 간이수도 취수장이 매몰돼 A씨가 살수차를 부른 모습. 단양군 홈페이지 캡처
사실 A씨의 미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7월 계속되는 장맛비로 이 지역 산이 무너지면서 간이수도 취수장까지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마을 수도가 단수돼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자 A씨가 두 팔을 걷어 붙이며 나섰다.
그는 "재난 지역 선포가 될 만큼 지역에 수해 피해가 컸다. 당시 금요일 저녁이었는데 주말 동안 마을 분들이 물 공급을 못받는다고 생각하니 한 걸음에 뛰쳐나갈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감동한 주민들은 "마을에 펜션 손님 약 100여 명이 숙박을 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면서 "수도사업소 직원들이 모두 퇴근해 난감했지만, A씨가 현장으로 찾아와 발 벗고 도왔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직접 물탱크까지 보내 상태를 점검하고 다음날까지도 살수차를 보내주는 모습에 "평생 이렇게 민생을 챙겨주는 공무원은 처음 본다. 주민들끼리 감사패라도 만들어 전해드리고 싶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에 A씨는 "마을 어르신들이 식수를 해결하지 못해 얼음을 깨고 계신데 누구라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남성과 여성을 떠나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도와드리는 것은 공무원이라면 마땅히 해야만 하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저뿐만 아니라 상수도사업소에서도 8개 읍·면을 방문하면서 모두 다 밤늦게까지 고생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주민분들이 편하게 물을 마실 수 있는 날이 오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마지막까지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