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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조와 세정 등 국가핵심기술을 몰래 빼돌려 중국 반도체 경쟁사에 넘긴 국내 장비업체가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2부(조상원 부장검사)는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영업비밀누설 등) 혐의로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 무진전자 임원과 법인 등 17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무진전자 연구소장 임모(51)씨와 영업그룹장 박모(47)씨 등 2명은 2018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SK하이닉스의 HKMG 반도체 제조 기술과 세정 레시피 등 국가핵심첨단기술을 중국 반도체 경쟁업체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HKMG는 전도율이 높은 신소재를 사용해 D램 반도체의 성능을 향상시킨 최신 반도체 제조 공정 기술이다. 반도체 세정 레시피는 세정 공정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의 각종 수치로, SK하이닉스가 자체 공정을 거쳐 보유하게 된 주요 정보다.
무진전자의 공정그룹장 윤모(53)씨와 공장장 김모(45)씨, 협력업체 대표 김모(41)씨는 2017년 3월부터 삼성전자와 세메스의 전직 직원에게서 얻은 초임계 세정장비 도면 등 첨단기술을 중국 수출용 반도체 장비를 개발하는데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초임계 세정장비는 액체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반도체 세정용 화학물질을 건조하는 최첨단 기술로, 세메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세메스는 삼성전자의 자회사다.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12명은 유출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한형 기자
검찰은 국가정보원 산하 산업기밀보호센터로부터 "국내 반도체 핵심 기술이 중국 업체에 유출된 정황이 있다"는 정보를 제공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어 지난해 7월부터 2차례에 걸쳐 무진전자를 압수수색한 뒤 관련자들을 잇따라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중국 경쟁업체에 유출된 HKMG 기술과 반도체 세정 레시피 등은 D램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 기술"이라며 "이번 수사로 핵심 기술의 추가 유출을 막고, 유출된 기술을 사용해 제조한 장비의 중국 수출도 사전에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기술 유출 사건 등 전문 분야의 수사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반도체 제조업 등 우리나라 기간 산업의 핵심 기술을 국외로 유출하는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