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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브이]기계가 인간을 ‘학살’한다? 미래전쟁 게임체인저 ‘드론’

국제일반

    [노컷브이]기계가 인간을 ‘학살’한다? 미래전쟁 게임체인저 ‘드론’

    • 2021-01-26 16:38
    인간이 만든 기계나 인공지능이 인간을 공격하고 죽인다? SF소설과 영화에서나 볼 법한 클리셰인데요. 이러한 일들이 무인기 ‘드론’으로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최초의 무인기는 어디서 개발됐을까요? 1849년 오스트리아에서 베니스를 공격할 때 ‘열기구’에 폭탄을 달아서 공격했다는데, 이 사례가 무인기의 기원으로 간주되고 있습니다.

    상업적 무인기로는 1906년 미국 사진가 조지 로렌스가 활용한 ‘연’이 최초 사례로 전해집니다. 연에 카메라를 달아 하늘에 띄운 뒤, 원하는 위치에 도착하면 줄을 당겨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현대적 개념의 무인기, ‘드론’의 형태는 제 1차 세계대전 중 미국에서 첫 등장했습니다. 1918년 초 공개된 ‘케터링 버그(Kettering Bug)’ 인데요. 니콜라 테슬라가 개발한 무선 조종기술을 이용해 120km정도를 날아가 자폭하는 소형 복엽기였습니다.

    17년 뒤에는 영국 해군이 또 혁신을 이뤄냅니다. 1935년 영국 해군은 요즘의 무인기들과 가장 비슷한 ‘DH82B 퀸비(Queen Bee)’를 개발하는데요. ‘최초의 성공적 무인기’라는 평을 받으며 470대나 생산됩니다. ‘여왕벌’이라는 우아한 별명과는 달리 퀸비는 사격훈련 표적기로 사용됐는데, 최초로 재사용이 가능한 무인기였습니다.

    이를 지켜본 당시 미국 해군제독 윌리엄 해리슨 스탠들리는 본국에 무인기 개발을 지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만들어진 보고서에 ‘드론’이라는 명칭이 최초로 사용됩니다. 영국 해군 여왕벌에 대응하는 라이벌이라 수벌, 즉 드론이었을까요? 아무튼 이때부터 ‘무인기=드론’의 시대가 열립니다.

    이렇게 탄생한 ‘드론’은 공중전뿐 아니라 현대전 전반에 걸쳐 전쟁의 양상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드론은 기존의 유인항공기가 가진 한계를 모조리 극복했는데요.

    현재 미국은 고고도 무인정찰기로 유명한 ‘글로벌호크’, 김정일이 무서워한 무인 공격기 ‘프레데터’와 이란 군부실세 ‘솔레이마니’를 암살해 유명해진 ‘MQ-9 리퍼’ 등을 앞세워 무인기 최강국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단독의 제한적 정찰·폭격 임무만 맡는 게 아니라, 유인기와의 합동으로 공중전까지 치를 수 있는 무인기 시스템을 추진 중입니다. 무인기 ‘XQ-58A 발키리’가 이 신개념 전투를 맡을 전망입니다.

    미국 뒤를 잇는 것은 중국입니다. 중국은 ‘날씨변조용 무인기’까지 개발할 정도로 무인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지난 11일에는 자체 개발한 고고도 공격 및 정찰 무인기 WJ-700의 시험비행까지 마쳤습니다.

    이처럼 미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무인기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첫째, 사람이 직접 나서지 않으니 공격자가 다칠 일이 없다. 둘째, 15,000m 이상의 높은 고도에서 오랫동안 머무르며 은밀하게 공격이 가능하다. 셋째, 가격이 기존 항공기보다 저렴하다. 넷째, 작고 가벼워 레이더나 육안으로 식별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저지당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가장 중요한 다섯째는 유인 항공기보다 ‘기술 발전’이 훨씬 빠르고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입니다. 북한같은 나라도 개발하고 운용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입증되는 드론의 장점입니다.

    실제로 2014년 경기도 파주, 백령도, 강원도 삼척 등지에서 잇따라 추락한 북한 드론이 발견되기도 했었습니다. 추락한 드론에서는 청와대, 성주 사드기지, 강원도 군부대의 사진이 담긴 저장장치가 발견됐습니다. 조악한 기술로 만든 드론이었지만, 우리 영공을 무방비로 누비고 다녔습니다.

    최근 사례를 보자면, 지난해 9월말 발발해 6주 넘게 이어진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전쟁에서도 드론의 활약이 있었습니다. 두 나라 모두 비교적 군사력이 약한 나라로 꼽히는데, 이 전쟁의 판도를 바꾼 게 드론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아제르바이잔은 개전 초기부터 터키제와 이스라엘제 드론을 아르메니아군 공격에 적극 활용했습니다. 터키제 ‘TB2 바이락타르’는 아르메니아의 탱크와 보병 전투차량, 이스라엘제 자폭드론인 ‘하롭’은 아르메니아의 방공포대를 각각 폭격해 무력화시켰습니다.

    미국만 가능할 줄 알았던 드론 활용 공습작전이 아제르바이잔 같은 ‘군사적 약소국’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전세계에 보여준 것입니다.

    이번 전쟁이 시사하는 바는 생각보다 큰 것 같습니다. 아제르바이잔의 ‘드론 폭격’에 아르메니아의 민간인들까지 희생된 것입니다. 전문가들과 인권 단체들은 “수천km 밖에서 원격 조종사들이 죄책감이나 망설임 없이 컴퓨터 게임하듯 인명을 살상한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되고 나면 윤리적 비난은 누구에게 돌아가야 할까요. ‘드론용 A.I’가 완성돼 원격 조종사 없이 드론이 독자적으로 인명을 살상하는 경우에 말이죠.

    지금까지 우리는 드론의 군사적, 경제적 가치에만 주목해왔습니다. 드론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는데, 부작용을 막을 국제적 합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드론이 가져다줄 불행’도 대비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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