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빙(流氷)이 많이 녹아서 잠수를 다시 하려고 합니다."
경기도 고양시 행주나루터 부근에서 실종된 장준호(21)씨의 수색을 맡고 있는 경기 고양경찰서 관계자는 28일 "추위보다 바람이 불어 더욱 걱정이지만, 오후 1시부터 수중 수색 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2월 28일 장씨가 실종된 지 이날로 한 달째다. 유일한 단서는 지난 11일 최초 실종지점에서 파주 방향으로 약 100m가량 떨어진 강가에서 발견된 겉옷뿐이다. 실종 당시 장씨가 입고 있던 겉옷에는 어머니 A씨가 써놓은 이름도 적혀있었다. 어머니는 아들의 옷에 항상 이름을 써놓았다고 했다.
장준호씨 겉옷이 실종 14일만인 1월 11일 발견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제공
경찰 등 관계 당국은 장씨가 실종된 직후 여러 가능성을 놓고 수색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다 장씨의 겉옷을 발견하면서 한강 주변과 물속을 집중해 수색하기로 했다. 물에 휩쓸린 장씨의 몸에서 옷이 벗겨져 강가로 떠밀려 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감식 결과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
경찰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 지방경찰청에서 지원한 수중 수색 요원 총 18명을 투입해 1차 수중 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연이은 강추위에 한강이 얼어붙고, 또 상류에서 떠내려온 얼음덩이들이 일대를 뒤덮으면서 수색 작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취재진이 실종 현장을 다시 찾은 며칠 전만 해도 강에는 얼음덩이가 가득해 수중 수색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1월 20일 장준호씨가 실종된 김포대교 부근 한강 일대가 얼음덩어리로 뒤덮여 있다. 김승모 기자
이후 경찰은 강변 수색과 드론을 이용한 인근지역 수색으로 대체하다 최근 날씨가 풀리고 얼었던 한강물이 녹으면서 2차 수중 수색을 재개하기로 한 것이다.
아들의 행방을 애타게 찾는 어머니는 수색 작업 발목을 잡는 매서운 추운 날씨가 야속한 심정이다.
A씨는 CBS 심층취재팀과의 통화에서 "얼음이 다 녹으면 마지막이라도 한 번 더 대대적으로 수색을 해달라고 부탁을 드렸는데 (경찰이) 해주기로 해 감사하다"면서 "날씨가 도와줘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추위 말고도 김포대교에서 파주 방향으로 500~600m가량 떨어진 '신곡수중보'도 수색 작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장준호씨 겉옷이 발견된 지점에서 1월 20일 바라본 김포대교(좌)와 신곡수중보(우) 모습. 김승모 기자
한 소방 관계자는 "예전에 수중보 인근에서 구조 보트가 전복돼 소방관 2명이 순직하는 사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 관계자가 언급한 사고는 2018년 8월 '민간보트가 수중보에 걸려 있다'는 신고를 받고 구조활동에 나선 소방관 2명이 수중보 물살에 구조 보트와 함께 휩쓸리면서 숨진 사건을 말한다.
수색 중인 또 다른 경찰 관계자도 "수중보 인근 물살이 세서 일반 어선도 접근하기를 꺼린다"며 "한강 중심을 수중 수색하기 위해서는 물 위에 배를 띄우고 잠수 요원이 들어가야 하는데 배로 접근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경찰은 수색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양경찰서 관계자는 "내일(29일)도 6명의 잠수 요원이 수색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날씨가 다시 추워진다고 하는데 추워도 여건이 가능하면 수색 작업을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발달장애가 있는 장씨는 지난해 말 어머니와 함께 행주대교를 지나 김포대교 방향으로 한강변을 따라 산책에 나섰다가 실종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