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 박종민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일 검찰 간부 인사와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적어도 두 번은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취재진과 만나 "(윤 총장의) 의견을 듣는 것을 형식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는 검찰청법에 따라 윤 총장의 인사 관련 의견을 듣고, 이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추 전 장관 때에는 사문화(死文化) 됐다는 평가가 나왔던 인사 절차를 강조한 셈이다.
박 장관은 "검찰청법의 입법 취지와 운영의 관행을 다 포함해서 보면 (의견을 듣는다는 건) 협의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라면서도 "그러나 분명히 의견을 듣는다고 돼 있으니 법대로 충실히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형식적 의견 청취라는 평가가 나오지 않도록 윤 총장의 의견을 검토하겠지만, 그 의견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윤석열 검찰총장. 박종민 기자
박 장관이 총장과의 인사 관련 소통을 전보다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각에선 '추미애 라인'이나 '친(親) 정부 인사'라고 표현돼왔던 법무·검찰 고위 인사들의 교체 가능성, 또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돼 사실상 좌천됐던 인사들의 복귀 가능성 등이 다양하게 거론된다. 전자의 경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후자는 한동훈 검사장이 대표적이다.
다만 박 장관이 현 정부 개혁 강경파와 윤 총장 가운데 어느 쪽과도 등을 돌리지 않는 신중한 방안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인사 폭을 최소화하는 사실상의 현상 유지를 통해 파열음을 줄이는 데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박 장관과 윤 총장의 의견 교환을 위한 첫 만남은 이번 주 내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취임 인사차 김명수 대법원장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선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관련 얘기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방명록엔 "좋은 재판을 위한 사법부의 노력, 응원합니다"라고 적었다.